문학의 창/- 천로역정

천로역정 2부 22 - John Bunyan

에반젤(복음) 2021. 6. 12. 14:42

천로역정 2부 22 - John Bunyan 죄를 짓고 살면서 죽은 후의 행복을 바라는 자는 깜부기를 심고 나서 추수 때 자기 곳간을 밀이나 보리로 가득 채우리라고 생각하는 자와 마찬가지입니다. 선한 삶을 살려는 자는 자신의 최후의 날을 끌어다놓고는 항상 그와 더불어 살아야 합니다. 쑤군거리는 것과 생각을 바꾸는 것은 이 세상에 죄가 존재한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께서 가볍게 보시는 이 세상을 살 가치가 있다고들 생각한다면 하나님이 추천하시는 하늘나라는 얼마나 더 가치가 있겠습니까? 수많은 괴로움을 수반하는 이 삶을 포기하기 싫다면 천당의 생활은 어떻겠습니까? 누구나 사람의 선행을 추켜올리기 좋아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선하심을 추앙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몇이나 있습니까? 우리는 가끔 식사를 하고 음식을 남길 때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는 온 세상 사람들의 요구를 가득 채우고도 남을 풍부한 가치와 의로움이 있는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통역관은 다시 그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가서 속은 다 썩어서 텅 비었으나 잎이 무성한 나무를 보여주었다. 자비심이 물었다. "이것은 무슨 뜻이죠?" 그가 대답했다. "겉은 훌륭하지만 속이 썩은 이 나무는 하나님의 정원 안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하나님을 침이 마르도록 찬양하면서도 하나님을 위해서 행동하는 것은 하나도 없으며, 그 잎은 무성하지만 속은 하나도 쓸모가 없어 악마의 부시통에 담을 부싯깃밖에 되지 않습니다." 마침내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식탁 위에 음식을 차려놓았다. 그들은 식탁에 앉아 한 사람이 감사의 기도를 올린 후에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통역관은 자기 집에 유숙하는 사람들이 식사할 때 음악을 들려주기를 좋아했으므로 음유시인들을 불러 연주를 하게 했다. 그들 가운데에는 노래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목소리가 매우 아름다웠다. 그는 이렇게 노래했다. 주님만이 나의 부양자, 나를 먹여 살리시네. 나 이제 부족한 것 하나 없으니 무엇을 더 요구하리오. 노래와 음악이 끝나자 통역관은 어떤 동기로 해서 순례의 첫걸음을 떼어놓게 되었는가를 물었다. 크리스티아나가 대답했다. "처음에는 남편을 잃은 것이 생각나서 몹시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그런 슬픔은 자연스런 감정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에 남편이 겪었던 그 고통과 순례의 열정이 내 마음속에 떠오르면서 그에게 얼마나 냉혹하게 대했던가 하는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죄의식에 사로잡히게 됐고, 연못에 빠져 죽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남편이 아주 편안하게 잘 살고 있는 것을 꿈에서 보게 됐고, 남편이 살고 있는 나라의 왕께서 그에게 오라는 편지를 보내주셨던 것입니다. 그 꿈과 편지가 온통 제 마음을 사로잡아 이 길로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들었습니다." 통역관 : 길을 떠나기 전에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습니까? 크리스티아나 : 방해를 받았습니다. 이웃사람 가운데 겁쟁이 부인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부인은 사자가 무서우니 되돌아가자고 제 남편을 꾀던 자의 딸이었습니다. 그녀는 제가 떠나려는 여행을 바보 같은 모험일 뿐이라고 하면서 제 남편이 겪었던 온갖 시련과 고통을 말해 주면서 어떻게든 여행을 만류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방해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그러나 제 계획을 좌절시키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는 듯한 두 악한을 꿈에서 보고는 매우 두려웠습니다. 아직도 그들의 모습이 마음속에 남아 있어서 만나는 사람마다 무섭고, 그들이 혹시 나를 해치거나 엉뚱한 길로 가게 하지나 않을까 겁이 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지만 선생님께는 솔직히 말씀드려야겠습니다. 이 길로 들어서는 문에서부터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는 너무나 무서운 습격을 당해서 사람 살리라고 소리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 습격해 온 두 악한은 바로 제가 꿈속에서 본 그자들 같았습니다. 그러자 통역관이 말했다. "당신은 시작이 좋았으니 결말은 더욱더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비심에게 얼굴을 돌리며 말했다. "아가씨는 어떻게 해서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까?" 그러자 자비심은 얼굴이 붉어지며 잠시 말을 못하고 몸을 떨었다. 통역관이 다시 말했다. "두려워 마시오. 오직 믿음을 가지고 그대 마음속에 있는 것을 이야기해 보시오." 그리하여 그녀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선생님, 사실 저는 경험이 없어서 침묵을 지키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 부족이 결국 나를 망치게 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저는 동료인 크리스티아나 부인이 겪은 것과 같은 계시나 꿈도 꾸지 못했어요. 그리고 선한 친척들의 권고를 뿌리친 것에 대해 슬퍼할 만한 어떤 것도 없습니다." 통역관 : 그렇다면 아가씨, 당신은 어떤 것에 설복하여 이 순례의 길을 떠나게 된 것입니까? 자비심 : 글쎄요. 여기 계시는 이분이 마을을 떠나려고 짐을 싸고 있을 때 저는 다른 한 사람과 함께 우연히 이분의 집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우리는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서 보니 짐을 싸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분 말씀이 자기 남편한테로 오라는 초청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꿈속에서 자기 남편이 왕관을 쓴 영생자들과 함께 손에 하프를 들고 왕자의 식탁에 함께 앉아 먹고 마시며 자기를 곳으로 이끌어주신 분을 찬양하는 모습을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말들을 듣고 있는 동안 제 마음이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만약 이분 이야기가 진실이라면 나는 부모와 고향을 버리겠다. 그리고 갈 수 있다면 크리스티아나와 함께 가겠다.'라고 마음속으로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분께 더 많은 진실을 가르쳐달라고 말하면서, 나도 함께 데리고 갈 수 있느냐고 여쭤보았습니다. 우리 마을에서는 이제 더 이상 파멸의 위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길을 떠나게 되자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그것은 떠나기 싫은 길을 떠나서가 아니라 뒤에 남겨둔 많은 친척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 심정은 어떻게 해서든지 크리스티아나 아주머니와 함께 그분의 남편과 왕께서 계신 곳까지 따라가려는 마음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