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창/- 천로역정

천로역정 2부 23 - John Bunyan

에반젤(복음) 2021. 6. 12. 14:46

천로역정 2부 23 - John Bunyan 그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아직까지 저녁식사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크리스티아나는 다른 유익한 것들을 더 보여주든가, 아니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통역관에게 간청을 했다. 그래서 통역관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암퇘지는 살이 찔수록 진흙구덩이를 좋아하고 황소는 살이 찔수록 도살장에 먼저 끌려가게 되며 인간의 육체는 건강할수록 쉽게 악에 빠지는 법이오. 여자들에겐 곱게 꾸미고 단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욕망이 있는데 하나님 앞에 나갈 때도 그렇게 단장하고 나가는 것이 값진 일입니다. 하루 이틀 밤을 새우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일 년 내내 밤을 새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오.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쉽지만 그 신앙을 끝까지 지킨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선장이라면 누구든 배가 폭풍에 시달릴 때 그 배에서 가장 하찮은 물건을 먼저 바다에 던져버릴 것입니다. 그 누가 가장 값진 것을 먼저 던져버리겠습니까?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아니고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배에 구멍 하나만 나도 그 배는 가라앉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단 한 가지의 죄악만 지어도 파멸하게 될 것입니다. 친구를 잊어버리는 자는 자신의 신의를 짓밟은 데 불과하지만, 자기의 구세주를 잊어버리는 자는 자신에게 불경스런 죄를 짓는 것입니다. 통역관 : 아가씨의 출발은 잘된 것이오. 당신은 진리를 믿었으니까요. 당신은 나오미와 그녀의 하나님인 야훼를 사랑하여 부모와 고향을 등지고 낯선 곳으로 갔던 룻과 같은 여인이오. '야훼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상하기를 원한다면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께서 그 날개 아래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보상을 해주시기를 원하노라.' 그때 저녁식사가 끝나고 잠자리가 준비되었다. 여자들은 따로 떨어져 누웠고 아이들은 자기들끼리 누웠다. 그런데 자비심은 잠자리에 들었으나 너무 기뻐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목적지까지 다 가서 실패하지나 않을까 하는 의혹이 그 어느 때보다 멀리 사라졌던 것이다. 그리하여 그녀는 자리에 누운 채 자기에게 그토록 큰 은총을 베풀어주신 하나님께 찬양과 축복을 올리며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아침이 되자 자리에서 일어난 그들은 곧 떠날 채비를 차렸다. 그러자 통역관이 잠시 더 머물러 있기를 청하며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질서를 지켜야 하오."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처음에 그들에게 문을 열어준 처녀에게 말했다. "이분들을 정원의 목욕탕으로 모셔 목욕을 하게 해드려라. 여행 도중에 묻은 먼지와 때를 말끔히 씻어 깨끗하고 청결하게 하도록 말이다." 그러자 순결함이라고 불리는 그 처녀가 그들을 정원의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서는 목욕을 하라고 말했다. 집주인은 자기 집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순례의 길을 다시 떠나기 전에 꼭 몸을 깨끗이 씻게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아이들까지 데리고 들어가 몸을 닦았다. 목욕을 하고 나오자 몸이 깨끗해지고 상쾌해진 것은 물론 온몸이 활기 넘치고 원기 왕성해졌다. 목욕하기 전보다 그들의 모습은 훨씬 더 아름다웠다. 목욕을 마치고 돌아오자 통역관이 그들을 맞이하며 말했다. "달처럼 아름답구나." 그러고는 자기 집에서 목욕을 한 이들에게 찍어주게 되어 있는 도장을 가져오도록 했다. 도장을 가져오자 그들이 앞으로 어디를 가든지 증거로 삼을 수 있도록 얼굴에 도장을 찍어주었다. 그 도장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할 때 먹었던 유월절 떡의 알맹이요 모든 것으로서 두 눈 사이에 찍는 것이었다. 이 도장은 얼굴에 단 장신구 역할을 했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더 아름답게 보였다. 그것은 또한 그들의 품위까지 높여줘서 천사들처럼 보이게 해주었다. 통역관은 두 여인을 시중드는 처녀에게 다시 말했다. "제의방에 들어가서 이분들이 입을 옷을 가져오너라." 그녀는 제의방에서 흰 옷을 꺼내왔다. 그는 그들에게 그 옷을 입으라고 말했다. 그것은 희고 깨끗한 삼베로 만든 옷이었다. 옷을 다 입고 나자 두 여인은 서로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서로 자기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모습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서로 상대방이 자기보다 더 아름답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한 사람이 말했다. "매우 아름답군요."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당신이 나보다 더 아름다워요." 아이들도 자기 어머니와 자비심의 아름다운 모습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고 서 있었다. 그제야 통역관은 ‘위대한 마음’이라는 남자하인을 불러 칼과 투구와 방패로 무장하라고 지시하고는 말했다. "나의 딸들을 데리고 아름다운 집에까지 안내해 드려라. 다음에 그 집에서 투숙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무장을 하고 그들 앞에 섰다. 통역관이 말했다. "여행길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그와 함께 있던 다른 식구들도 모두 나와 온갖 축복의 말로 인사를 했다. 그들은 순례의 길을 가면서 노래를 불렀다. 이곳은 우리 여행의 두 번째 발판, 여기에서 우리는 보고 들었다네. 오랜 세월 동안 다른 사람들에게는 감춰져 왔던 훌륭한 것들을. 거름 헤치는 쇠스랑을 든 사람, 거미, 암탉 그리고 병아리들이 내게 한 가지씩 교훈을 주었으니 나 그 교훈을 따르리라. 도살자, 정원 그리고 그 들판, 울새와 그 먹이 또한 속이 썩은 나무 등이 내게 중요한 교훈을 심어주었네. 언제나 깨어 기도하게, 언제나 성실하도록 애를 쓰게, 날마다 나의 십자가를 지게 그리고 두려움으로 주님을 섬기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