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창/- 천로역정

천로역정 2부 21 - John Bunyan

에반젤(복음) 2021. 6. 12. 14:32

천로역정 2부 21 - John Bunyan 통역관은 다음으로 한 마리의 암탉과 병아리들이 있는 방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서 잠시 살펴보게 했다. 그런데 병아리 한 마리가 방 모퉁이로 가서 물을 마시는데 마실 때마다 번번이 고개를 쳐들고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때 통역관이 말했다. "이 작은 병아리가 어떻게 하고 있나 잘 살펴보시오. 그리고 은혜 받음을 감사하는 걸 배우시오. 자, 좀 더 살펴보시오.' 그리하여 그들은 암탉이 하는 일을 유심히 살펴보고는 결국 암탉이 병아리들을 네 가지 방법으로 다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첫째, 보통 부르는 소리가 있는데 하루 종일 그 소리를 낸다. 둘째, 특별히 부르는 소리가 있는데 가끔 그 소리를 낸다. 셋째, 자애로운 음조로 소리를 낸다. 넷째, 큰 소리로 울부짖는다. 통역관이 말했다. "자! 이 암탉을 당신들의 임금님으로, 그리고 병아리들을 그 임금의 충성스런 백성으로 비교해 보시오. 이 암탉이 하듯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들에게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하신답니다. 하루 종일 부르는 보통 소리로는 아무 것도 주시지 않고, 이따금 특별히 부르는 소리를 낼 땐 반드시 무엇인가 주시고, 백성들을 자기 날개 아래로 품으실 때는 자애로운 소리를 내며, 그리고 원수가 가까이 올 때는 크게 소리쳐 경고를 내리시지요. 내가 특별히 두 분을 이 방으로 모셔온 것은 두 분께서는 여성이므로 더욱 쉽게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티아나가 말했다. "선생님, 다른 것들도 더 보여주세요." 그래서 통역관은 그들을 도살장으로 안내했는데, 마침 한 도살자가 양을 잡고 있었다. 그런데 양은 조금도 버둥거리지 않고 묵묵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통역관이 말했다. "어떤 부당한 박해라도 원망이나 불평 없이 참고 받는 것을 이 양으로부터 배우시오. 얼마나 조용히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나, 또한 귀 뒤에서부터 가죽이 벗겨져나가는 고통을 아무 저항 없이 어떻게 견디고 있나를 잘 보십시오. 당신들의 왕께선 당신들을 자기의 양이라고 부르고 계십니다." 그 다음 그는 그들을 정원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정원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있었다. 그가 말했다. "이 꽃들이 보이지요?" 크리스티아나가 대답했다. "예." 그러자 다시 그가 말했다. "잘 보시오. 꽃들은 그 형태, 품질, 색깔, 향기, 가치가 모두 다 다릅니다. 그리고 훌륭한 꽃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꽃도 있습니다. 그러나 꽃들은 정원사가 심어놓은 바로 그 자리에 서 있으며 서로 다투지 않습니다." 그는 다시 그들을 밀과 옥수수가 심어져 있는 밭으로 데리고 갔다. 그러나 가까이 가서 보니 이삭은 모두 잘려나가고 밀짚만 남아 있었다. 그가 다시 말했다. "이 밭에는 거름을 주고 땅을 갈아 씨를 뿌렸지요. 그러나 이렇게 밀짚만 남아 있으니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크리스티아나가 대답했다. "일부는 태워버리고 나머지는 퇴비나 만들어야죠." 그러자 통역관이 다시 말했다. "보시다시피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이삭인데 그것이 없으니 불에 태우거나 사람의 발에 밟혀 썩게 하는 수밖에 없지요. 당신들도 저주받지 않게 조심하시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들은 귀여운 울새 한 마리가 입에 커다란 거미를 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통역관이 말했다. "여기를 보시오." 그 모습을 보면서 자비심은 어리둥절해 있는데 크리스티아나가 입을 열었다. "저렇게 아름다운 새가, 다른 어떤 새보다도 인간과 친밀하게 지내는 저 새가 저런 끔찍한 벌레를 잡아먹고 있다니 참 어울리지 않는군요. 저런 새들은 빵부스러기를 먹거나 아니면 다른 해롭지 않은 것을 먹으리라 생각했는데요. 저런 모습을 보니 정이 뚝 떨어집니다." 그러자 통역관이 대답했다. "이 귀여운 울새는 어떤 신앙고백자들의 본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겉으로 볼 때 그들은 이 울새처럼 목소리도 예쁘고 그 색깔이나 몸짓도 곱지요. 그들은 또한 다른 진실한 신앙고백자들을 매우 사랑하고 나아가 그들과 친밀하게 사귀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요. 마치 착한 사람이 먹는 빵부스러기를 먹고 사는 척하지요. 그들은 또한 믿음이 깊은 사람이나 주로부터 임명받은 사람들의 집을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홀로 있을 때는 울새가 거미를 잡아먹듯이 식성을 바꾸어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집어삼키며 부정한 짓을 쉽게 저지르고 물을 마시듯 쉽게 죄악을 저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