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주의는 철저하게 성경에 근거하여 교회의 신앙, 신조를 정의하고 교육해왔다. 성경이 가는 곳까지 가고 성경이 멈추는 곳에서 멈춘다. 이것이 개혁신학의 원리이다. 오늘날 교회는 여러 가지 분쟁 속에 놓여 있다. 지금 현재에도 끊이지 않고 여기저기서 다양한 내용으로 분쟁을 겪고 있다. 분쟁의 근본 원인은 바로 하나님의 교회에 대한 정의부터 오해한 까닭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말하는 교회를 바르게 인식하고 이해한다면 교회 안에서 자기중심적 논쟁, 권력 중심적 논쟁은 사라질 것이다. 사랑과 양보, 헌신이 바탕이 되는 교회라면 분쟁은 훨씬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개혁주의 조직신학자인 서철원 박사의 교회론을 살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서철원 박사는 그의 저서 「교의신학 VI권 교회론」에서 교회가 무엇인가를 정의하고 있다.
1. 교회론이란
서철원 박사는 교회론은 “하나님이 창조경륜을 이루시기 위해 반역한 백성들 가운데서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한 백성을 그리스도에게 연합시켜 교회로 삼으시고 그 백성 가운데 거주하심을 다루는 신학”이라고 정의한다(서철원, 「교회론」, 16).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대로 지으신 아담이 범죄함으로 인해 인류에게 죄가 들어오게 된다. 그래서 인류는 출생부터 원죄 하에서 죄인으로 출생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 5:12).
그래서 타락한 인류가 구원받는 길은 세상에 없다. 오직 하나님께 달려 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방법이 바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 주시고 그리스도께서 죄인들을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는 것이다. 이것이 대속이다. 이 대속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구원을 완성하신 것이다. 하나님은 죄인들을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하시고, 그리스도와 연합시켜 교회로 삼으셨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와 하나 된 몸이다.
이렇게 하나님은 교회를 이루시는 과정에서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죄인들을 부르신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피로 다 씻어 그리스도에게 연합시켜 교회로 세우신다. 그리고 그 백성 중에 거하시게 된 것이다(서철원, 「교회론」, 16).
2. 창조경륜의 성취
서철원 박사는 “창조주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가지시사 그들 가운데 거하시며 찬양과 경배를 받으시기를 기뻐하셨다. 이 목적으로 하나님은 사람을 그의 형상대로 곧 인격체로 지으시고 남자와 여자로 지으셨다. 그 후 선악과 계명으로 첫 인류와 언약을 맺어 백성을 삼으셨다”고 했다(서철원, 「교회론」, 16).
하나님의 창조경륜은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목적이다. 특히 하나님은 온 세상을 창조하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그 인간은 하나님의 창조물을 다스리는 대리 왕이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인간을 대리 왕으로 삼아주시고 그와 언약을 맺고 백성으로 삼아 주셨다.
그러나 첫 인간 아담이 뱀의 유혹을 받아 하나님 섬김을 버리고 자주자가 되기로 결정하고 반역을 행하였다(서철원, 「교회론」, 16). 이제 인간은 하나님의 저주의 대상이 되고 번역자가 되었다. 하나님의 철저한 진노와 형벌을 받아도 당연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반역자들을 벌하시고 멸하시기를 기뻐하지 않으시고 자기 백성으로 돌이켜 창조경륜을 성취하기로 결정하셨다(서철원, 「교회론」, 17).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헤세드), 사랑이다.
3. 속죄제사
서철원 박사는 “하나님은 범죄한 인류를 돌이켜 다시 자기의 백성으로 삼으시기로 하셨다. 하나님이 친히 인류의 죗값을 갚으시므로 반역죄를 무효화하여 백성을 회복하기로 하셨다”고 했다(서철원, 「교회론」, 17). 하나님은 타락한 인류, 반역한 인류를 사랑하시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시므로 다시 자기 백성으로 삼으시기로 작정하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친히 인류를 위해 죄의 값을 대신 갚아주시기로 하셨다. 그렇게 해야만 반역죄를 무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회복이 길이 바로 대속이다.
하나님께서 사람이 되어서 십자가에 달려 피 흘리시므로 죄의 값을 갚아 백성을 회복하는 길이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 달려 우리를 대신하여 죽으시는 것이다. 그 대속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부르시고 그분을 믿게 하시므로 그의 피로 죄를 다 씻어 주셨다. 그리고 그들을 그리스와 연합시켜 교회로 세우신 것이다(서철원, 「교회론」, 17).
4. 회복된 백성
교회는 회복된 백성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서철원 박사는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피로 죄인들을 자기의 백성을 돌이키셨다. 하나님은 그의 피로 죄를 용서받은 사람들을 교회로 세우시고 교회 안에 거주하신다”고 했다(서철원, 「교회론」, 17).
하나님께서는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시고 죄인을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피를 흘려주시므로 죄인들을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다. 하나님은 그들을 교회로 세우실 뿐만 아니라 친히 교회 안에 거주하신다. 즉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회복된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된 것이다. 그리스도의 피를 제거하고 나면 교회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전적으로 의지해야 한다.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 그리스도 없는 교회는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이 작업을 계획하시고, 그 계획을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신다. 구약과 신약을 읽어보면 참으로 오랜 시간을 거쳐서 이루신 것을 볼 수 있다.
5. 교회의 본분
서철원 박사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세워졌으므로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의 선포로 자라나고 유지된다”고 했다(서철원, 「교회론」, 18).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로 세워진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를 거부하면 더 이상 교회가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의 공로를 선포하고 전해야 한다.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구속사역을 선포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의 철저한 본분이고 사명이다. 그런데 이를 등한히 하고 다른 것을 전하고 다른 것에 전념한다면 그것은 교회의 본분, 사명을 망각한 것이다.
죄인들이 그리스도의 보혈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교회가 되었다. 그래서 교회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섬기는 것이 당연하다. 이것이 교회의 본분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해야 한다. 또 하나님의 창조경륜이 완전하게 성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서철원, 「교회론」, 18).
6. 교회의 본질
교회는 친목회가 아니다. 동아리 모임이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로 죄를 용서받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에게 연합되므로 세워진 것이다. 따라서 교회의 본질은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다(서철원, 「교회론」, 18).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설교와 성례는 모두 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화하도록 진행되어야만 한다. 설교와 성례에서 그리스도가 빠지면 그것은 올바른 설교와 성례가 아니다. 설교와 성례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일이고,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죄를 벗어 버리고 거룩한 백성으로 하나님의 충만한 임재를 모셔야만 하는 것이다(서철원, 「교회론」, 18).
7. 교회의 직임
서철원 박사는 “교회는 창조경륜에 따라 회복된 백성이므로 하나님을 늘 찬양하고 경배해야 한다. 이 목적으로 교회가 구원되었다. 하나님을 올바르게 섬기면 사람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다”라고 했다(서철원, 「교회론」, 18). 교회의 설립 목적은 바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는데 있다. 따라서 교회는 이 직임을 성실하게 감당해야 한다.
교회는 계속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해서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께 돌아와 구원받도록 해야 한다. 구원의 초청을 위해 교회는 노력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통해서 복음을 선포하여 많은 사람들이 구원에 이르도록 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와 성도의 교제를 깊게 하여 믿음을 굳게 세워야 한다(서철원, 「교회론」, 19). 따라서 교회에서 행해지는 설교와 성례는 모두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됨을 강화해서 거룩으로 변화되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회는 믿음 안에서 가난한 자들, 더 나아가 교회 밖에 있는 어려운 이들도 도와주어서 그들도 인간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은 단지 사회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맛보도록 하는 목적을 위한 것이다. 즉 이웃을 구제하고 섬기는 것은 복음 전도를 위한 방편인 것이다.
병든 자, 가난한 자, 오랜 낙심 가운데 있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을 나타내 보여 줌으로 그들을 그리스도에게 인도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복음의 정신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고, 회복된 교회는 언제나 복음의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참 교회의 모습이다.
김순정 목사(말씀사역원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