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갈구하는 욥의 탄식[욥 17장] [내용개요] 본장에는 엘리바스에 대한 욥의 두번째 답변이 계속되고 있다. 본장은 욥16장 후반부의 호소적 분위기와는 달리, 욥이 다시 고뇌스런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욥의 고뇌에 산 격한 감정들은 현재 자신이 처한 상태를 한탄함은 물론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악용한 친구들을 비난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본장의 전반부는 욥이 처한 상태가 묘사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친구들에 대한 책망이 나타나 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욥의 생각(1-2절)에 이어 하나님의 중보에 대한 욥의 호소(3-5절)가 기록되어 있고, 욥의 처지와 의인들의 형편(6-9절)을 비교하고 있다. 끝으로 소망 없는 삶에 대한 욥의 탄식(10-16절)이 기록되어 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인격을 바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겪을 수 있는 고난 또한 욥의 경우처럼 '하나님 바로 앎'의 신앙으로 볼 수 있 다면 욥과 같은 은혜 속에 거할 수 있을 것이다. [강 해] 본장은 전장에서 시작된 욥의 두번째 변론이 계속 이어져 기록되고 있습니다. 자신을 죽음으로 달려가는 절망적 존재로 간주한 욥은 하늘의 증인을 말하면서 하나님께서 보증물을 주시어 친히 자신의 보주가 되어 달라고 간구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참한 상황을 본 의인이 낙담치 말고 점차 힘을 더하여 선행에 힘쓸 것을 소원하였습니다. 끝으로 욥은 자기에게 소망이 없음을 탄식하며 무덤을 갈망합니다. 1. 비통한 가운데 기도함 1) 비통해 하는 욥 욥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나의 기운이 쇠하였으며 나의 날이 다하였고 무덤이 나를 위하여 예비되었다고 하였습니다. 현실에서의 참담한 심정을 절망적으로 표현한 욥의 독백을 보면 인생을 저주하는 불신앙적 태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하나님 앞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 하나님으로부터 동정을 받고자 한 역설적인 표현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a. 살 소망까지 끊어짐(고후1:8) b. 복을 볼 수 없음(욥9:25) 2) 나를 조롱하는 자들 자신에게 닥친 고통의 처절함을 무덤에 비유함으로써 하나님의 구원을 간절히 사모했던 욥은, 계속되는 사람들의 조롱이 매우 힘든 또 하나의 고통이 되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욥은 친구들의 조롱으로 비롯된 마음의 동요를, 내 눈이 그들의 격동함을 항상 본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격동이란 빈정거림, 적의, 괴로움을 의미하는 바 친구들 모두가 자신을 죄인으로 취급하는 것으로 자신에게는 친구들이 큰 고통거리가 됨을 말한 것입니다. a. 박장하며 비소하고(애2:15) b. 머리를 흔들며 모욕함(마27:39) 3) 기도하는 욥 자기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욥은 아무것도 바랄 수 없는 친구들에게 서 눈을 돌려 하나님께 기도를 합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변호자가 되어 주실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욥은 문제 해결의 원천적인 동인은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욥은 친구들의 그릇된 충고도 하나님의 섭리에 의해 출발한 것으로 보고, 지금까지 자신을 정죄하고 비방하는 친구들을 향하여 잠언적인 문구를 가지고 독설을 퍼붓습니다. 친구들을 저주한 욥의 심정은 그가 당한 고통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a. 대언자가 있음(요일2:1) b. 대적할 수 없음(롬8:3) 2. 의인은 승리할 것임 1) 조롱을 받음 욥은 하나님이 자기로 백성의 이야깃거리가 되게 하셨기 때문에 백성들이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다고 하였습니다. 욥의 이 말은 하나님께서 자기를 저주와 증오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의미입니다. 욥은 주위 사람들마저 자신을 정죄하며 비난하자 극심한 고통과 슬픔으로 인해 눈앞이 캄캄해지며 지체를 지정할 수 없을 만큼 힘이 없어져 버렸다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욥의 기도가 하나님께 대한 탄원으로 일관되는데, 그 기도의 내용에서 우리는 하나님 주권 사상을 읽을 수 있습니다. a. 혼미한 심령을 주심(롬11:8) b. 파하기로 작정하심(삼하17:14) 2) 정직자와 무죄자 욥은 정직한 자가 욥 자신이 당한 고난을 보고 놀랄 것이며, 무죄자는 사곡한 자를 인하여 화를 낼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정직한 자가 놀란다는 말은 욥의 고난이 사람들의 조롱처럼 당연한 일이 아니고 의외적인 사실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표현을 의미합니다. 이 말 속에서 우리는 욥이 자신의 결백을 확신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습니다. 즉 의인들이 놀랄 만큼 자신이 흠 없이 세상을 살았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정직자가 놀라는 것에 대조되어 무죄자는 사곡한 자를 인하여 화를 낸다는 말속에서도 욥은 자신의 의인됨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a.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질시함(시73:3) b.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였음(잠16:4) 3) 승리하는 의인 욥은 공평하지 못한 세태 속에서도 의인은 그 길을 독실히 행하고 손이 깨끗한 자는 점점 힘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욥이 자기에게 닥친 상황이 너무나도 큰 좌절과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이제 하나님의 변호만 있다면 그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표현한 것입니다. 따라서 성도는 현재의 고난 속에서 의인의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자들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를 믿기 때문입니다. a. 주의 진리에 행함(시86:11) b. 선한 일을 도모함(롬12:17) 3. 소망이 없음을 탄식하는 욥 1) 지혜자를 찾을 수가 없음 욥은 자기 친구들에게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와서 자신의 난제를 다시 시험할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욥이 그의 친구들을 논쟁의 장소에 과감히 초청할 수 있는 것은 그들 중 아무에게도 지혜를 소유한 바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욥의 친구들이 아무리 많은 논쟁 거리를 제기하고 철학적 논리들을 전개할지라도 그것은 자신들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그들은 욥이 당하고 있는 환난에 관한 어떠한 설명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a. 평생이 일식간에 다함(시90:9) b. 광명의 길을 알지 못함(욥24:13) 2) 소망이 끊어짐 욥은 자신의 처지가 소망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절망 그 자체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한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소망을 잃어버린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욥에게 찾아온 친구들은 이제라도 욥이 회개하면 그에게 밝은 전망이 오리라고 하였습니다. 즉 밤이 대낮이 될 것이며 어두움이 있음은 밝음이 가까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친구들의 위로가 욥에게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하였습니다. 욥은 밤에도 고통을 당하며 깨어 있어야 했고 마음에 있는 어두움 때문에 암담함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a. 뼈들이 말랐고 소망이 없어졌음(겔37:11) b.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님(롬8:24) 3) 위로를 상실한 욥 아침의 기쁨과 저녁의 위로를 상실한 욥에게 이제 남아 있는 것은 음부로 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말 속에서 욥에게 다가왔던 고통의 무게가 얼마나 그를 절박하게 짓누르고 있었는가를 충분히 깨달을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 욥과 같은 아픔들이 왔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소망을 둘 것이며, 둘 만한 곳이 있는 것을 찾아낼 수 있을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아무런 소망이 없다고 탄식했던 욥을 하나님께서는 잃어버렸던 모든 소망을 다 회복할 수 있도록 그의 삶을 인도하셨습니다(참조, 욥42:10-17). 그러므로 우리는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감사하는 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a. 사망의 장자가 그 지체를 먹음(욥18:13) b. 무서움의 왕에게로 잡혀 감(욥18:14) 결론 위대한 신앙인으로 일컬어지는 의인 욥이라고 하더라도 처참한 고난 앞에 무릎을 꿇는 것을 보게 될 때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연약하며 한계를 지니고 있는가를 깨닫게 됩니다. 우리는 인간의 존재를 바로 알게 될수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게 됩니다. 하나님을 철저하게 신뢰하는 성도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기운. 원어 <j'Wr:아흐>는 '호흡, 생명, 숨'을 뜻하며 '숨쉬다' 라는 동사에서 유래. 다르게는 사람이 살면서 얻게 되는 모든 소유를 가리킴. 2절. 격동함. 원어 <hr:m;:마라>는 '쓰디씀, 괴로움'을 뜻. 본문에서는 욥의 괴롭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나타냄. 3절. 보주. '무역의 담보가 되다'를 뜻. 즉 거래를 할 때 담보가 되는 확실한 물건처럼 삶에서 담보가 될 수 있는 의지가 되는 사람. 4절. 높이지 아니하시리이다. 하나님께 무죄한 자를 책망하는 자들에 대한 패배를 간구하는 기도. 이 기도는 시편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음. 5절. 지적하여 해를 받게 한 자. '그들의 재산을 나누기 위하여 그의 친구들을 고발하는 자'를 뜻. 6절. 백성. 본문에서는 욥의 질병과 처지를 비웃거나 멸시하는 주위 사람들을 가리킴. 7절. 지체. 원어 <rxuy::야추르>는 '구조물, 사지, 뼈대'를 뜻. 그림자. 성경에서는 인생의 허무함, 연약함, 슬픔 등을 나타낼 때 종종 사용됨. 8절. 무죄자. 죄를 짓지 않은 순결한 사람. 사곡한 자. 원어 <#nEj;:하네프>는 '위선자, 망령된 자'를 의미, 이 자는 하나님을 멸시하고 자신을 하나님보다도 높은 자리에 올려놓는 교만을 행함. 9절. 독실히. 자신의 신념을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확고히 지키는 것. 손이 깨끗한 자. 하나님을 경배하고 선을 행하는 의로운 자. 14절. 무덤. 시체를 묻는 장소를 말함. 왕족이나 귀족들은 동굴에, 평민들은 땅 속에 시체를 매장하였음. 15절. 소망. 소망에 해당하는 원어 <hw:q]Ti:티크아>는 문자적으로 '끈, 기대, 소망'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묶다'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기서의 소망은 재난과 고통에서 놓임을 받고 그의 결백함을 보여 주는 것을 뜻한다. [신학주제] 욥과 친구들의 절망적 상황에 대한 이해의 차이, 친구들은 욥을 향해 만일 욥이 자신의 극악한 죄를 회개한다면 하나님께서 그를 다시 번성케 하시리라고 위로했었다. 그러나 욥은 친구들의 이런 결론이 어리석은 자의 소치라고 단정짓는다. 이것은 절망적 상황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달랐기 때문이다. 친구들은 욥이 직면한 절망의 상황을 반드시 벗어나야만 하는 것으로 보았다. 왜냐하면 절망과 고난의 상황은 필연적으로 죄와 직결된다는 신앙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욥의 경우는 달랐다. 욥은 친구들이 제기한, 고난은 곧 죄라는 단순한 논리를 거부하였다. 그것은 욥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 신뢰 때문이었다. 즉 욥은 고난을 허락하시는 배후에는 하나님의 인격적인 결단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욥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 친구들을 지혜 없는 자라고 단정 지었던 것이다. 결국 욥은 절망 속에 빠져 있는 자신을 다루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인식했기에 인간에게 가장 극단적인 상황인 죽음까지도 신앙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욥이 소망의 기대와 절망의 고통감을 주기적으로 긋는 사실을, 변덕스런 인간의 죄성으로 볼 것이 아니라 고난을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이해하려는 위대한 신앙의 고민으로 이해해야 한다. [영적교훈] 본장에서 욥은 먼저 자신이 처한 비참한 상태를 구체적으로 열거하여 결코 자신의 호소가 그릇되지 않음을 밝히고 있다. 욥의 표현에 의하면 그는 죽어가는 자요, 조롱받는 자였다. 심지어 욥은 백성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욥을 친구들이 악용하여 모욕과 저주를 일삼았기에, 그는 현재 더 큰 고난 속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욥도 처음에는 그러한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 친구들의 비난에 맞서 자신을 변호하려 했다. 그러나 욥은 친구들에게 주목했던 자신의 눈을 돌려 하나님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변호자가 되어 주실 것을 호소했다. 이것이 우리 성도들이 가져야 할 자세이다. 세상을 향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에 우리 자신을 맡겨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