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하는 욥[욥 16장] [내용개요] 본장은 엘리바스에 대한 욥의 두번째 변론을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욥은 엘리바스가 위로했던 말들이 욥 자신이 처한 삶의 정황을 전혀 이해하지 않은 데서 나온 것이라고 단정지으며, 엘리바스의 논지였던 고난과 죄의 상관 관계를 비판하고 있다. 엘리바스의 위로는 자신의 의로움만 강조하고, 욥 자신을 근심 속에 빠뜨리는 것이었기에, 욥은 변론의 보이지 않는 청중이신 하나님께 직접적인 개입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본장은 엘리바스에 대한 욥의 질책(1-5절), 고난에 대한 욥의 고백(6-16절), 무죄를 위한 욥의 변증(17-22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본장에 나타난 욥의 모습은 다음의 두 가지 내용과 같이 상반된 모습이다. 첫째, 욥은 자신의 인간적인 연약함을 드러내고 있는 반면, 두번째로 진리에 대한 소망을 여전히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욥은 비록 자신의 무죄가 밝혀지지 않고 죽게 될지라도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정당함을 변호해 줄 것이라는 강력한 소망을 본문에서 표현하고 있다. [강 해] 엘리바스의 변론에 대한 욥의 두번째 응답이 본장에 전개됩니다. 친구들의 충고에 조금도 위로를 받을 수 없었던 욥은 자신의 고통의 원인을 다시 한번 밝힌 후에 자신의 중보자인 하나님께 자기에게 닥친 고통을 제거해 달라고 호소합니다. 욥은 고난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1. 엘리바스를 책망하는 욥 1) 번뇌케 하는 안위자 욥은 자기 친구들을 가리켜 말하기를, 번뇌케 하는 안위자라고 하였습니다. 악한 사람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다는 지금까지의 엘리바스의 논지에 대하여, 욥은 그와 같은 말은 과거부터 알고 있던 것이라고 일축하였던 것입니다. 욥에게 찾아온 친구들은 그에게 고통의 문제를 해결해 줄 방법은 마련하여 주지 않고 일상적인 진리만 마구 늘어놓아 욥을 괴롭혔습니다. 그리하여 욥은 친구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마음을 번뇌케 하는 안위자라고 한 것입니다. a. 남의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의 말은 별식과 같음(잠18:8) b. 근심하며 번민함(단7:15) 2) 허망한 말은 끝이 없음 욥은 지금까지 친구들이 자기에게 던진 말에 대해 허망한 말이었다고 일축하고, 그것이 끝이 없다고 비판하였습니다. 허망하다는 표현은 성경에 자주 나타나는데 이는 바람을 뜻합니다(참조, 왕하17:15;롬1:21). 악인은 쓸데없는 말을 자꾸 되풀이합니다. 욥의 친구들이 아무리 열심히 바른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 말은 계속된 반복을 통해 이룬 욥에게는 허공을 치는 공허한 말로 들린 것입니다.그러므로 진정한 위로자의 말은 분명하고(참조, 고전14:9), 바르게(참조, 딤전6:5) 상대방에게 전달되어져야 합니다. a. 증험도 없고 성취함도 없음(신18:22) b. 유익이 하나도 없음(딤후2:14) 3) 친구들을 공박하는 욥 욥은 친구들의 말이 자기에게는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강력히 항변하면서 그들과 입장을 바꾼다면 자기가 더 효과적으로 위로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현재 고난당하는 욥 자신에게 그의 친구들이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성도들은 다른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할 때에는 그 사람의 정확한 사정과 정황을 이해하고 말뿐이 아닌 진심 어린 우애의 감정으로 대해야 합니다. 사랑이 담긴 말 한마디는 죽어가는 자를 소생시킬 수도 있습니다. a. 거짓의 입술을 가진 자임(잠10:18) b. 쓸데없는 의원임(욥13:4) 2. 환란에 대한 욥의 태도 1) 알 수 없는 고난 의인 욥은 '내가 말하여도 내 근심이 풀리지 아니하나니 잠잠한들 어찌 평안하랴'라는 말로 표현하였습니다. 욥이 이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것은 고난 자체에 있다기보다는 고난의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성도들이 당하고 있는 고난 가운데 가장 견디기가 힘든 것은 그 고난의 배후에 섭리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할 때일 것입니다. 욥은 주께서 나를 곤고케 하셨으며 시들게 하셨다고 하였습니다. a. 여호와는 마음을 연단하심(잠17:3) b. 사단에게 붙이심(욥1:12) 2) 악인의 손에 던지심 욥은 자기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적 관계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말하기를 하나님께서 진노하사 나를 찢고 군박하시며 나를 향하여 이를 갈고 대적이 되어 뾰족한 눈으로 나를 본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욥은 하나님이 마치 욥을 원수로 삼으신 것같이 육신적 고통을 주셨으며, 자신을 둘러싼 모든 무리로부터 버림을 받게 하시며, 악인의 손에 자신을 던졌다고 말하였습니다. a. 조롱거리가 됨(욥30:9-10) b. 악인으로 제어하게 하심(시109:6) 3) 고통의 정도 하나님께서 주신 고통의 처절함이 마치 원수에게 하시는 것과 같다고 말한 욥은 이제 구체적인 고통을 말합니다. 마비 원수가 공격하여 온몸을 부숴뜨리는 듯한 고통을 당한다고 욥은 표현합니다. 자신의 고통당함이 원수가 대적자를 과녁으로 삼고 인정 없이 활을 당겨 허리가 뚫어지고 몸 속의 내장이 흘러나옴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날랜 용사가 대적자의 성벽을 부수는 것처럼 자신에게 달려들어 징계의 칼을 휘두르시니 욥 자신은 굵은베를 입고 애도할 뿐이라고 합니다. a. 살을 날려 흩으심(시18:14) b. 티끌과 재 같게 하심(욥30:19) 3. 하늘에 있는 증인 1) 기도하는 욥 욥은 자신의 행위와 기도에 대해서 내 손에는 포학이 없고 나의 기도는 정결하다고 하였습니다. 욥 자신은 지금 고난받는 이유가 친구들의 비난처럼 자신의 포학 때문이 아니라 잘 알 수 없는 하나님의 징계 의지로 말미암은 것일 뿐이라고 합니다. 욥은 만약 자신의 손에 포학이 있었다면 그것이 숨겨지지 않기를 원하였습니다. 극심한 고통 가운데 처해 있는 자신의 무고한 피가 아벨의 피처럼 하나님께 상달되어 무죄성이 증명될 수 있게 하도록 해 달라고 욥은 호소합니다. a. 고역으로 인하여(출2:23) b. 심히 두려워하여(출14:10) 2) 나의 증인과 보인 욥은 자기의 기도에 응답하실 분에 대하여 나의 증인이 하늘에 계시고 나의 보인이 높은 데 계신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인이 되실 뿐만 아니라 보인이 되심을 욥은 고백하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욥은 자신이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공정하심을 믿고 신뢰하였음을 보여 줍니다. 형제들로부터 아무런 까닭 없이 책망받는 성도들에게 있어서 자신의 결백함을 아시는 하나님이 하늘에 계시어서 불원간에 모든 것을 밝혀 주신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크나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a. 대언자가 있음(요일2:1) b. 시험받는 자들을 도우심(히2:18) 3) 하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림 욥은 하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린다고 하였습니다. 오직 성도는 하나님께 향하여 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비록 가족, 친지, 동료들이라 할지라도 성도의 마음을 헤아려 주지는 못할 것입니다. 성도는 이미 세상을 떠나 하나님의 양자가 된 자녀이기 때문입니다. 욥은 자신이 하나님께만 무죄를 위한 변증을 한다면 우선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가 개선될 것은 물론 그 이웃과의 사이도 좋아질 수 있음을 하나님께 간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을 동안 하나님으로부터 그의 무죄성을 입증받기만을 간절히 염원했습니다. 욥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는 것보다 살아 있을 동안 하나님이 알아주기를 소원했던 것입니다. a. 가까운 친구들이 대적이 됨(욥19:19) b. 업신여기고 조롱함(욥19:18) 결론 우리는 본장을 통해 고난이 인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욥은 고난 때문에 자신의 신앙이 더욱 성숙되어 진리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만약 고난을 받을 때에는 자신의 잘못된 소행과 허물과 교만과 죄를 깨닫고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3절. 허망한. 원어 <j'Wr:루아흐>는 '바람, 숨, 생명'을 뜻. 욥이 엘리바스를 비판하며 한 말. 7절. 무리. 원어 <hd:[e:에다>는 '군중, 회중'을 뜻. 본문에서는 욥과 친한 관계에 있는 친족과 가족을 가리킴. 패괴케. 원어 <!mev;:솨멤>은 '황폐하게 하다, 파괴케 하다'를 의미. 황무지가 될 정도로 파괴시는 것을 나타냄. 본문에서는 욥의 가족들을 철저히 멸망시키는 것을 가리킴. 8절. 시들게. 원어 <fm'q;:카마트>는 '뜯다, 주름지다, 일그러지다'를 의미. 욥이 고난과 질병으로 인하여 온몸이 망가진 것을 나타냄. 파리한 모양. 먹지 못하고 병들어서 몹시 야윈 모양. 9절. 군박하시며. 박해하다, 증오하다, 싫어하다'를 뜻. 즉 어떤 사람에게 원한을 갖고서 심하게 박해하는 행위. 11절. 경건치 않은. '젖을 먹는다'를 의미. 하나님 앞에서 젖먹이 아이처럼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불경건. 12절. 꺾으시며. 원어 <rr"P;:파라르>는 '분쇄하다, 산산이 부수다'를 의미. 13절. 허리. 원어 <hy:l]Ki:킬야> '신장'을 뜻. 이것은 사람의 마음을 뜻하는 '감정'으로도 해석될 수 있음. 15절. 굵은 베. 염소나 양의 털로 만든 천. 죽은 자를 위하여 입거나 회개할 때 입었음. 16절. 죽음의 그늘. 이것을 단지 병든 환자의 눈 주위에 어린 음울한 기색을 뜻하기보다는 문자 그대로 이해하여 죽음의 전조로서 눈 주위에 어린 '어두운 그늘'로 봄이 더 낫다. [신학주제] 본문에 나타난 욥의 상반된 태도. 본문에서는 욥이 친구들과 하나님으로부터 자신이 버림받았는지도 모른다는 가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후반부에서는 완전하고 의로운 하나님이 계시다는 신앙에 입각해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욥의 적극적인 자세가 소개되어 있다. 절망의 상황 속에서도 욥은 다시 희망을 품는다. 욥이 품은 이 희망은 자신의 결백과 이 결백을 증명해 줄 수 있는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신뢰로부터 발생한 것이었다. 욥은 양심의 증거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양심을 창조한 하나님의 증거 또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분명 자신의 양심이 살아있음 을 볼 때, 이 양심의 배후에 계시는 하나님 또한 살아 계심을 확신했던 것이다. 우리는 본장에서 하나님을 향해 간구하는 욥의 태도를 통해 우리의 반구 내용이 어떠해야 하는지 도전받는다. 욥은 자신이 처한 육신적 쇠약, 재정적 어려움, 환경적 고난 속에서 그러한 고난의 상황 회복을 간구한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진실이 밝혀지도록 하나님의 개입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간구 속에는 하나님의 진리에 대한 열망이 우선권을 차지해야 할 것이다. [영적교훈] 본장에서 욥의 변론을 통해 고통의 극단적인 면이 부각되어 있다. 욥의 이러한 변론과 유사하게 다윗도 시109:24-25에서 동일한 절규를 한다. 이와 같은 욥의 고통이나 다윗의 고통을 통해 중요한 사실 한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즉 결과론적이긴 하지만 욥과 다윗이 이토록 큰 고통 중에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외면하거나 무관심하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현현이 기록되어 있는 욥42장에 하나님께서 욥과 친구들의 변론에 대해 각기 인격적인 판단을 내리시고 있는 것을 볼 때, 하나님께서 욥의 고통을 간과하지 않으셨다는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성도의 삶이 고난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성도의 환난을 결코 간과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 성도들은 욥을 통해 고통의 싹에서 복음의 수확을 거두는 기독교의 신비를 이해하고, 세상을 향해 보다 담대한 자세로 살 아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