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을 바라는 기도[시 123장]
[내용개요]
본시는 저자 미상으로 짧은 시이긴 하지만,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시인의 간절한 소망이 가득 담겨 있다. 시인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악인들의 멸시와 조소를 한 몸에 받으면서도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의지하고 있다. 시인은 먼저 하나님께서 자신의 힘이 되심을 신앙으로 고백하고 있으며(1-2절), 나아가 자신의 주위에 있는 악인의 멸시를 하나님의 능력으로 막아 주실 것을 호소하고 있다(3-4절).
[강 해]
하나님께 대한 시인의 소망이 애절하게 표현된 본시는 저자 미상의 짧은 시입니다. 시인은 당면한 어려움 중에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지만 낙심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바라며 주께로 나아갔습니다. 이러한 묘사에 있어서 그 도움을 바라는 주체가 처음에는 단수로 시작하여 복수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이는 자신이 당한 수난의 감정을 모두에게 이입시키기 위해서 사용한 표현 방법입니다.
1 .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1) 하늘에 계신 주께 청하는 도움
시인은 하늘에 계신 주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그가 '하늘에 계신 주'라고 명확한 칭호를 쓰고 있는 까닭은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권능에 대한 확신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이 말은 땅 위에서 아무런 소망이 없을 때에도 하나님의 권능은 영원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시켜 줍니다. 그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 성도들을 향하여 당신께 도움을 요청하라고 권능의 팔을 내밀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를 향하여 도움을 구해야 하며 우리의 전생애를 그분께 의탁해야 합니다.
·여호와께 맡기는 삶(시37:5-6)
2) 눈을 들어 향할 곳
사람에게 있어서 눈은 시각적 역할을 합니다. 고래로부터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불려진 바 눈이 향하는 곳은 마음이 향하는 곳과 동일시됩니다. 고해 같은 세상살이에서 이리저리 헤매다 보면 눈을 들어 향할 곳은 오직 주가 계신 보좌뿐임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세상에서는 정답을 찾을 수 없고 지나친 과장과 위선과 혼란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a. 몸의 등불인 눈(마6:22)
b. 주께 향하는 눈(시141:8)
3) 성도의 복된 자세
땅에서 곤고를 겪고 있는 시인은 이 땅 위에 아무도 도와줄 이가 없음을 알고 하늘로 시선을 돌립니다. 즐거울 때 주를 찬양하고 괴로울 때 간구하는 것이야말로 성도의 복된 자세입니다. 곧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라고 고백하면서 늘 하나님 앞에 건전한 신앙 인격을 연마해 가는 진취적인 신앙자들로 자라 가야 하는 것입니다.
·고난당하는 자의 기도(약5:13)
2. 긍휼히 여기시기를 기다리나이다
1)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
시인은 종의 눈이 상전의 손을 바람같이 하나님의 긍휼을 기다린다고 고백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의지하며 기다리는 시인의 모습을 눈에 선하게 느킬 수 있습니다. 당시의 종들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치욕적인 대접을 받았으며 책망을 들어도 감히 손가락질 하나 하지 못했던 미미한 존재였습니다. 종의 생명은 전적으로 그 주인의 손에 달려 있었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시인은 여기서 그의 생명과 당면한 상황을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성도들은 주의 보호하심이 없다면 세상 악에 대해 항거할 힘도 용기도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안전은 전적으로 주인 되신 하나님의 도움에 달려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주께서는 친히 우리의 보호자가 되셔서 그의 품에 우리를 안아 주십니다.
·온전한 자에게 주어지는 하늘의 보화(마19:21)
2) 긍휼히 여기시기를 기다리는 자
시인은 긍휼히 여기시기를 기다린다고 했는데 여기서 그가 환난과 곤고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믿음의 파선을 하는 자들을 더러 볼 수 있는 바 하나님 앞에 정한 마음으로 믿음을 지키는 것이 결코 수월한 일은 아닙니다. 이스라엘의 조상들이 광야에서 그 많은 이적과 은혜를 체험하면서도 배은의 행위를 연거푸 보인 것은 신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 더욱 자신이 마음을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 정한 마음으로 초지 일관할 때 생명의 근원을 알게 되는 까닭입니다. 긍휼히 여기시기를 기다리는 것은 하나님 나라를 고대하는 자들의 일관된 기도 제목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입을 때 거칠 것이 없게 되고 세상에서 가장 복된 자가 되는 것입니다.
·지켜야 할 마음(잠4:23)
3. 심령에 넘치는 조소와 멸시
1) 긍휼히 여기소서
시인은 성도들이 멸시를 당하는 것을 보고 여호와께 거듭 반복하여 '긍휼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했습니다. 이는 뜨겁고 열렬한 소망을 나타내는 표시로 자기들이 원수의 멸시를 받는 비참한 처지에 이른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아무 이유 없이 악한 세력들에게 멸시와 천대를 받을 때보다 더 처참한 것은 없습니다. 그 때문에 시인은 마치 환난이 극에 달한 것처럼 탄식했던 것입니다. 사실 인간들에게서는 거의 자비와 긍휼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들이 겉으로는 인자한 행동을 하여도 그 배후에 잔혹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을 때가 많은 까닭입니다. 이런 세상 가운데서 여호와께 긍휼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위로를 줍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확신하는 우리는 늘 그분의 긍휼히 여기심 아래 은총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을 향한 하니님의 사랑(요3:16)
2) 평안한 자의 조소
본문 4절의 평안한 자는 부자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자기들의 영광과 권세로 눈이 가려져 하나님 나라에 무관심한 자들로 영적 고난이나 하나님의 징계를 체험한 적이 없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즉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과 신앙 생활로부터 떠나 살기 때문에 육체적 향락과 암께 일시적으로 세상적인 평안함을 누리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코 진정한 평안함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참되고 영원한 평안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만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의 참 평안(요14:27)
3) 장래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세상의 고난
세상에서 높임을 받는 사람이 하나님의 백성을 멸시하여 내려다보는 것은 보통 있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조롱과 멸시에 믿음이 흔들려 약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세상에 의지하여 이 세상에서 힘있는 것처첨 보일 뿐이지만, 우리는 영원을 사모하며 하늘의 것을 바라며 살아가는 가장 복된 자입니다. 앞서간 신앙의 선진들 역시 세상에서 고난과 고통을 받았지만 그들은 이 세상에 연연하지 않고 그리스도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세상의 고난은 장래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상의 멸시가 그치지 않으나 하나님을 바라보며 이를 신앙 성장의 기회로 삼고 '긍휼히 여기소서'라고 기도하는 심령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바라보자(히12:2)
결론
성도의 전폭적인 믿음과 소망은 하나님께 기필코 열납됩니다. 시인과 같이 우리는 고난 중에서도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하늘에 계신.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권유을 표현.
2절. 종의 눈이. 주인의 은혜를 간절히 고대하고 주인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드리는 종의 태도를 의미.
3절. 심한 멸시가. 믿음을 지키려는 자들이 불신자들에게 받는 모멸과 핍박을 가리킴.
4절. 평안한 자. 스스로 교만하고 풍요하여 남을 돌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킴.
[신학주제]
하나님의 긍휼하심.
하나님의 긍휼하심은 인간의 구원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는 것이다. 긍휼은 어떤 대상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의미하는데 하나님의 긍휼은 그분의 거룩한 속성을 나타낸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없다면 결코 인간은 구원을 얻을 수가 없으며 이 땅에서의 축복도 소유할 수 없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은 원수와 대적하는 택한 백성들에게 귀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러한 하나님의 긍휼하심은 택한 백성들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 보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통해 이스라엘은 출애굽을 했고 나아가 아름다운 나라를 세울 수가 있었다. 만약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임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도 이방 나라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진노를 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스라엘 땅과 그 땅의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셔서 죄로부터 구원하시어 친히 찬양을 받으셨으며, 이것은 그분의 변하지 않는 언약을 보여 주는 통로가 된다.
[영적교훈]
본장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강력하게 보여주는 짧은 내용이지만 주는 교훈은 풍성하다. 성도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불신자들도 함께 살아간다. 하나님을 섬기려고 애쓸 때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멸시를 던지게 마련이며 이것은 이 세상의 당연한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그럴 때일수록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만이 성도를 구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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