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나의 목자[시 23장]
[내용개요]
본시는 아름다운 서정시로서 여호와를 목자로, 인간을 양으로, 그리고 인생을 푸른 초원으로 비유하여 하나님의 보호와 사랑을 노래했다. 음침한 골짜기와 원수라는 시적 소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전반부의 전원적 이미지를 더욱 강렬하게 부각시킨 후에 최종적으로 여호와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찬양함으로써 끝맺는다(1-6절).
[강 해]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널리 애송되는 시편을 꼽으라면 시23편을 빼 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과 성도들을 목자와 양이라는 관계로 묘사하는 아름다운 이 시는,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의 축복에 대해 깊은 확신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목동의 경험을 가진 다윗의 생생한 시적 표현은 우리 성도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심어 주고 있습니다.
1 . 성도들을 인도하고 보호하시는 하나님
1) 목자이신 하나님
다윗은 하나님을 목자로 묘사하고 있는데 목자였던 다윗 왕에게 있어 이러한 은유는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당시 고대 근동 국가들의 왕들은 자신을 목자로 비유하며 목자적이 지도력을 가진다고 주장하기도 하였지만 다윗은 자신이 아닌 하나님을 목자로 비유하면서 하나님이 자신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양이란 동물은 매우 약하기에 충실한 목자가 늘 따르면서 맹수들의 위협을 제거하고 풀밭이나 물가로 인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처럼 양에게는 목자가 절대적인 존재요, 생명 그 자체임을 잘 알고 있는 다윗이기에 하나님을 목자로 비유하면서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목자로 모신 성도들은 비록 양과 같이 무력하더라도 부족한 것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온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요, 성도들을 늘 지켜 보호하시는 분이기에 하나님만 의지하면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 물질적인 풍요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족함이 없는 것에 대해서 다윗은 두 가지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a. 목자이신 하나님(시78:52-53)
b. 그리스도가 목자로 묘사됨(히13:20)
c. 헌신적인 목자(요10:11)
d. 부활하신 목자(히13:20)
2) 성도들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다윗이 하나님을 목자로 여기면서 얻은 가장 큰 축복은, 영적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목자가 양들을 먹이기 위해 푸른 초장으로 인도하듯이 하나님께서는 그의 자녀들을 인도하시며 영혼의 양식을 먹여 주십니다. 이 인도하심의 은혜야말로 우리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영혼의 양식이란 하나님의 말씀인 것입니다(참조, 벧전2:2). 또한 성도들을 영적 충만함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은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신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의로운 말씀의 길로 성도들을 인도하시며 그 인도하심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 줍니다. 하나님의 이름, 즉 그분의 하나님 되심 그 자체를 위해 우리 성도들을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만을 높이는 인생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a. 인도하심의 주체이신 하나님(출13:21)
b. 그리스도께서 양들을 인도하심(요10:3)
c. 성령이 인도하심(눅4:1)
3) 성도들을 보호하시는 하나님
다윗이 묘사하는 하나님은 보호의 하나님이셨습니다. 양들이 음침한 골짜기를 다니며 죽음의 위기에 처할지라도 목자가 그 양을 찾아 나서 구해 내며 평소에도 양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지팡이로 방향을 제시하고 양들을 덮치는 맹수들을 후려치기 위한 막대기를 가지고 있듯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보호하시는 분이라고 묘사합니다. 이런 목자의 기구들이나 목자의 희생적인 태도는 하나님의 보호를 상징하기에 매우 적절합니다. 다윗은 그의 생애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차례 넘기면서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다윗의 삶에서 역사하시며 그를 보호하셨듯이 우리 성도들의 극한 상황에서도 지키며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당하는 위기와 절망의 때에 어떤 다른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기대 하는 믿음의 태도를 가져야 할 것입니다.
a. 하나님은 보호자이심(시18:2)
b. 보호자이신 그리스도(딤후1:12)
c. 하나님은 눈동자같이 지키심(신32:10)
2. 축복의 하나님과 성도의 결심
1) 성도들을 축복하시는 하나님
다윗은 자신의 삶이나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목자로서 인도하시며 보호하셨던 하나님께서 자신을 얼마나 큰 축복으로 채워 주셨던가를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가 원수들의 위협을 받을 때에 하나님께서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큰 식탁을 베푸시고 자신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시며 연회를 베풀어 주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은 후하게 손님을 환대하는 너그럽고 친절한 주인으로 묘사됩니다. 다급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에게 필요한 상을 차려 주셨으며 환대하면서 맞아 주셨습니다. 다윗은 늘 위협과 곤란 속에 살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몫인 '내 잔'이 주께서 베풀어주신 풍성하고 너그러운 축복임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성도들의 환경이 어렵고 곤란하더라도 그들을 향한 축복을 풍성히 베풀어주시는 분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탕자의 비유에서 재산을 탕진하고 돌아온 둘째 아들을 보자마자 급히 뛰어나가 맞이한 아버지의 모습에서도, 이렇게 우리들을 향해 큰 축복의 상을 베풀어주고 계신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축복의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우리의 삶 속에서 그분만을 높이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a. 창조 후 하나님이 인간에게 복 주심(창1:22)
b. 홍수 후에도 하나님이 인간을 축복하심(창9:1-2)
c. 레위 지파를 통해 축복하게 하심(신10:8)
d. 그리스도가 아브라함의 씨로 오심이 축복임(행3:25-26)
2) 성도의 결심
자신의 삶 속에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을 충분히 경험한 다윗은 새로운 결심으로 이 시를 끝맺고 있습니다. 이 결심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자신을 보호하실 분이 바로 하나님이심을 확신하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을 지금까지 지키시며 인도하신 분으로서 앞으로도 늘 그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다윗이 묘사하는 하나님의 '인자하심'이란 왕이신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향해 베푸시는 언약적인 사랑과 축복을 말합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깨닫는 다윗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이것은 그가 변함없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입니다. 또한 남은 생애 동안 하나님과의 교제를 최상의 교제로 여기며 하나님께 예배하겠다는 결심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인도와 보호와 축복을 경험한 성도들은 항상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을 최상의 삶으로 여기게 마련입니다.
a. 하나님의 율법을 지키기로 결심하는 다니엘(단1:8)
b. 하나님을 섬기기로 결단함(수24:15-16)
결론
본시에서 다윗이 하나님께서 자신을 인도하시고 보호하신다고 고백하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육체적인 만족은 전혀 없이 영적 만족만을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에 자족하는 것이며, 하나님과의 교제들 통한 영혼의 평화와 기쁨에 대한 감사의 고백인 것입니다. 오늘날 급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다윗의 이 아름다운 시는 큰 힘과 평화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시를 읽으면서 우리를 인도하시며 보호하시고 축복하시는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믿음의 눈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단어해설]
1절. 목자. 하나님을 비유한 말. 고대 팔레스타인은 목축업을 주로 하였으므로 이 비유는 널리 사용되었음.
2절. 초장. 원어 <t/an]:네오트>는 '거처, 안식처'를 뜻. 될 만한. 원어 <t/jnUm]:메누호트>는 '잔잔한, 조용한'을 의미.
3절. 소생시키고. 원어 <bWv:슈브>는 '돌아오다, 회복하다, 회개하다'를 뜻.
4절. 지팡이와 막대기. 목자들이 가지고 다니던 무기로 양들을 인도하고 맹수의 공격을 막을 때 사용.
[신학주제]
목자이신 하나님. 구약에서는 대개 하나님을 왕이나 심판자로 묘사하거나 반석과 방패 등의 비인격적 물체로 묘사한다. 그러나 시78:52나 겔34:22 등에서 목자이신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자는 양 떼를 인도하고 보호한다. 예수께서도 자신을 가리켜 선한 목자라 하셨다(참조, 요10:14). 시21편에 나타나는 용사이신 하나님이 우리에게 강력한 구원을 주시는 분이라면, 본시에 나타나는 목자이신 하나님은 평화롭고 풍성한 구원을 주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목자로서 우리의 인생 길을 인도하시어 푸른 초장과 쉴 만한 물가에서 살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는 분이다.
[영적교훈]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평화로운 삶을 보장해 주신다. 하나님의 품안은 언제나 푸른 초장이요, 쉴 만한 물가이다. 제멋대로 딴 길로 간 양들을 부르사 그 영혼을 소생시키신다. 이 모든 일들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다. 혹시 인생 길에 사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보호해 주신다. 단순히 보호해 주시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상을 베풀어 음식을 먹게 하시고 잔이 넘치도록 은혜를 쏟아 부어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