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윤 박사/선교의 창

[스크랩] 전방개척선교를 위한 구전문화권 이해

에반젤(복음) 2021. 8. 18. 19:45

 

[세계선교단진단] 전방개척선교를 위한 구전문화권 이해

김연수 선교사(스토리텔링사역연구소(SMI)대표)

(지난호에 이어서)
3.1.2. 구전문화권의 특징
(1) 대부분의 이사소통을 구어적 전달, 즉 스토리텔링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어떤 것을 들음으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들음으로 사고를 발전시켜 나가는 사람들이다.
(2) 그들에게 중요한 역사나 정보를 이야기 형태로 기억한다.(사실상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를 이야기 형태로 기억하고 보관하는 경향이 있다.)
(3) 그들의 문화적이고 세계관적인 가치들이 이야기 형태로 보관되어 있다. 그들이 보존하여 대대로 전하는 이야기 속에는 온갖 가치와 신념과 세계관이 들어 있다.
(4) 그들에게는 문화적으로 그들에게 적절한 의사소통 형태들(이야기, 음악, 드라마, 시, 춤, 잠언 등)을 사용할 때 의사소통의 최대효과를 기대할 수있다.
(5) 구전문화권에서 가장 효과적인 의사소통 전략은 그들의 모어(mother tongue)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 세상의 언어네는 두 종류가 있다고 가정한다. 하나는 모어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언어이다. 다른 언어로 전달되는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전제를 가지는 경향이 있다.
(6) 구전문화권 사람들이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일 때 가장 심각한 문제는 혼합주의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7) 복음을 전할 때 혼합주의를 피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들이 자신들의 종교와 가치와 문화적 정체성을 배웠던 언어, 그들의 모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구전문화권 사람들은 모든 지식과 사고가 경험적이고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공동체적인 것을 중시하며 추상적인 설명보다는 구체적인 설명에 익숙하며 이야기를 통해 패키지 정보를 보관 전달하며 어떤 것을 외워서 전달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의 이러한 특성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에게 효과적인 복음 메시지 전달과 교육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3.2 구전문화권 사람들을 위한 선교
구전문화권에서 교회 개척이나 성경 번역을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사역이 더 좋고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피선교지 사람들이 더 많이 글을 배우고 더 많이 성경을 읽고 더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쉽게 간과하고 있는 것이 사역자 자신들은 그동안 대부분의 것을 읽음과 씀으로 중요한 정보나 지식을 의사소통해왔지만 자신들이 사역하고 있는 피선교지 사람들은 듣고 말함으로 의사소통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선교단체들의 그러한 전제는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e Bible Translators)의 SIL(Summer Institute of Linguistics) 정책에서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정상적인 목표는 일반적으로 문자성의 증진이 그 공동체의 하나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읽기와 쓰기 훈련이 우리들로부터 더 이상 도움 없이도 계속되는 수준에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그 구전문화권 사람들에게 마치 새로운 가치가 세워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인다. 구전문화권의 옛 가치를 문자문화권의 새로운 가치로 대치하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정도 편견에 의한 것임도 알아야 한다. 구전문화권의 가치가 수준이 낮거나 잘못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 입장에서의 의사소통과 학습의 가치 그리고 그러한 방법의 장점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구전문화권 사람들은 글을 통해서, 책을 통해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얻는 사람들이 아니고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서 들음으로 새로운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외워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만약에 문자가 없다면 글을 만들어줄 수 있고, 그들을 위한 문자가 있지만 배울 기회가 없었다면 문자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에게 먼저 필요한 것은 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전할 수 있는 구전 형태의 복음을 주는 것이다. 그들에게 복음의 돌파구가 열릴 때 성경 말씀에 대해 사모하는 마음이 일어나고 그래서 성경 말씀이 글로 주어졌을 때 읽을 수 있게 되며 그에 따라 그들의 신앙에 도움이 되는 다른 책들도 번역하여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구원의 돌파구를 여는 과정에서 그들이 문화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편하며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들이 선호하는 문화형태 의사소통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4. 전방개척선교 차원에서의 구전문화권 선교 전략
우리는 전방개척선교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때 적어도 세가지 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지역적인 면에서의 고려이다. 전방개척선교는 지역적으로 격리되어 있거나 험한 지형이 아니면 정치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지역에 대한 선교를 염두에 둔 것이다. 둘째는 종족적인 면에서의 고려이다. 어떤 종족들은 정치적 혹은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기독교 선교가 접근하기 힘든 종족들이 있는데 바로 그들이 기독교의 전방개척선교 대상일 것이다. 마지막 세대 면에서의 고려이다. 같은 시대 같은 지역이라 할지라도 세대별 차이 때문에 어느 특별한 세대가 전방개척선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전문화권 선교를 전방개척선교 차원에서 생각해 볼 때 지역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지역이 글이 없거나 글을 배울 수 없어 선교가 시급한 지역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어떤 지역에 있는 종족은 국가나 지역이 같은 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전문화권에 살고 있어 전방개척선교가 필요한 대상일 수 있다. 또한 요즘은 세대별로 구전문화권적 특징이 강한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를 구분하여 구전적 특징이 강한 세대를 전방개척선교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세가지 차원에서의 구전문화권에 대해 전방개척선교의 대상으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그러한 사람들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선교전략이 어떤 것이겠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4.1 성육신적 선교
예수님께서는 죽으시고 부활하신 다음에 승천을 앞두시고 제자들에게 세계 복음화를 당부하셨다. 그것이야말로 유언적 명령일 뿐만 아니라 모든 신자들을 향한 지상명령임을 우리는 다시 한 번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요한은 그 지상명령을 다른 복음서 기자들과는 다른 각도에서 전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 (요20:21)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여기서 “같이”라는 단어를 생각해 볼 때, 이 명령에는 다른 많은 깊은 뜻들이 있겠지만 적어도 두 가지가 중요하고 확실한 명령의 내용으로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우리의 선교 내용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전해주신 것과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로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방법대로, 그리고 이 땅에서 선교사로 사시면서 보여준 방법대로 선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말씀에는 선교의 내용과 방법이 다 들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예수님이 선교사로서 이 땅에 오시고 사시면서 보여주신 방법은 바로 “성육신적 선교”(‘육신이 되어’ 요1:14)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남은 과업에 대해서 전방개척선교를 생각하고 있다면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성육신적 선교”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에게 익숙하고 우리에게 편한 방법을 포기하고 그들에게 익숙하고 그들에게 편한 방법을 사용할 것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4.2 수용자 중심의 선교
공관복음에는 예수님의 가르침 중 35%가 비유이고 특히 누가복음의 경우에는 52%가 그러하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왜 그렇게 비유나 이야기를 많이 사용하셨는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비유로 저희가 알아들을 수 있는 대로 말씀을 가르치시되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아니하셨다”고 마가가 증언하고 있다(막4:33, 34). 그분은 이야기의 위력을 알고 계셨을 뿐만 아니라 그 당시 청중들의 대부분이 문맹인인 것을 알고 계셨다.
또한 주님께서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대로” 가르치셨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문맹 상황을 알고 계셨고,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시 말해 수용자 중심으로 그들을 가르치셨던 것이다.
미전도종족의 75%가 구전문화권이라면, 그리고 많은 일반 사람들이 구전적 의사소통과 학습을 선호한다면 우리가 미전도종족들을 위한 전방개척선교에서 어떤 방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할 것은 자명한 일이 될 것이다. 그들이 쉽고 편하게 받을 수 있는 구전적 의사소통 방법을 찾아 그것이 이야기든지, 아니면 노래든지, 아니면 드라마든지, 아니면 챈트든지, 아니면 잠언이든지, 그것을 수단으로 사용하여 복음을 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수용자 중심의 선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3 구전적 사역(성경 스토리텔링)의 유효성
복음을 효과적으고 전하고 말씀을 공부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있을 수 있다. 좋은 설교, 복음적인 성경공부나 강의 코스 등이 그러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구전문화권 사람들에게는 그러한 방법들이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다. 구전문화권 사람들은 보고 듣고 말함으로 배우고 의사소통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구전문화권에서 스토리텔링이 유일한 구전적 의사소통 방법은 아니다. 문화권에 따라 드라마나 노래나, 춤이나 챈트 같은 것도 특정한 문화권에 익숙하고 그들이 선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구전사회에서 이야기가 보편적인 의사소통 방법인 것도 사실이다. 모든 것을 들음으로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그것을 나름대로 소화하며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외워서 전하는 사람들에게는 75%가 이야기인 성경을 이야기 형태로 보급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역자는 문자/인쇄 문화권에서 태어나 자라고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피선교지 사람들이 구전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기 쉬울 수 있다. 구전문화권에 사는 피선교지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 학습 방법이 스토리텔링 방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5. 결론
우리는 전방개척선교를 생각할 때마다 큰 부담을 느끼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에게 복음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복음이 필요한 지역이나 종족이나 세대가 복음 없이 남아 있을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한 미전도종족 중에서도 여러가지 점에서 접근과 복음전파가 힘든 사람들의 대부분은 사실상 구전문화권 사람들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있는 구전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의 구전성의 정도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장 적잘한 구전적 의사소통 형태를 발견하여 그것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고 지혜로운 것이다. 그들이 선호하는 이야기, 음악, 드라마, 시, 춤, 잠언, 챈트 등의 어떠한 방법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을 통해 효과적인 복음전파의 문은 열리게 될 것이다.
또한 그러한 일을 위해서 그들의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음을 전하는 데에 장벽이 될 만한 것을 제거하고 오히려 이해의 다리를 놓기 위해서도 그들의 문화와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의사소통 방법을 사용할 것이냐와 함께 어떤 언어를 사용할 것이냐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혼합주의를 피하고 가장 확실하게 그들의 세계관의 변화에까지 미칠 수 있는 언어는 역시 그들의 모어이다. 그들이 모어로 복음을 들을 때 혼합주의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복음을 쉽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쉽게 그대로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