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출 일삼는 고교생 아들 적절한 지도방법 없는지
Q: 인문계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둔 주부입니다.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그런 대로 부모의 말을 잘 따르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부터는 대화를 하려고 하면 짜증을 내거나 무조건 싫다고 하면서 반항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귀가시간이 점점 늦어지더니 급기야 몇 차례 가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버릇없고 반항적인 태도는 주변사람들 보기에도 민망합니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요?
A: 우선 어머님께서 자녀의 급작스런 변화로 인해 당혹스럽고 불안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자녀의 반항적인 태도에 대한 당혹스러움은 의뢰해오신 어머니뿐 아니라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대부분의 부모들이 느끼는 공통된 감정입니다.
자녀가 반항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청소년기에 접어 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인생에 있어 청소년기는 신체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이루어지는 시기입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는 자녀들은 자신의 변화를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불안해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경이롭고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자녀들은 사춘기 과정을 겪으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 위해 나름대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사춘기 시절 겪는 변화는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정상적으로 일어나는 성숙의 과정이지요. 여기서 문제는 청소년 자신들의 고민을 누군가와 툭 털어놓고 얘기하기보다는 혼자서 끙끙 앓는다는 것입니다. 아동기 때는 성가실 정도로 부모를 귀찮게 찾던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게 되면서부터는 집에서도 혼자만 지내려 하고 가족들과의 대화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지게 됩니다. 청소년 자신은 뭔가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자녀의 변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동기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녀를 어린애 취급을 한다거나 어떤 사안을 처리하는데 있어 자녀들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거리를 두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변화를 수용하고 인정하지 않는 부모들의 일관된 태도에 불만을 느낀 청소년들은 부모와의 단절을 경험하게 됩니다. 때문에 부모에게 불만을 표출하게 되고 집밖으로 눈을 돌리고 자신을 알아주는 친구들을 찾아 나서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재 자녀가 표출하는 반항과 불만스러운 태도만을 우려하기보다는 부모가 먼저 마음을 여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청소년 시기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한편 자녀가 안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에 귀를 기울이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질 때 자녀와의 단절감이 사라지고 가정으로부터 멀어진 자녀의 마음을 돌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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