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하는 지혜[잠 17장]
[내용개요]
본장은 주로 일상적인 삶 속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나타난 의인과 악인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저자는 이런 내용을 통해 지혜가 구체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되어야 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일정한 주제별로 나열된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교훈들이 열거되어 있는 본장은 내용상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재물에 대한 태도로, 눈앞의 이익을 위해 불의한 방법으로 물질을 얻는 것은 오히려 화를 자초한다고 교훈하고 있다(1,8,23절). 둘째는 공동체에서 일어나는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교훈으로, 이웃과 서로 사랑을 베풀며 위급할 때 도우고 가난한 자에게 물질을 베푸는 자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다고 교훈하고 있다(2,5,9,13,17-19절). 셋째는 올바른 판단에 관한 교훈으로, 악한 자와 선한 자를 바르게 구별하고 인정이나 뇌물로 인해 판단을 굽게 하지 말 것을 교훈하고 있다(3-4,6,10- 12,20-22절).
[강 해]
본장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매우 다양합니다. 화목, 슬기, 연단, 악인, 가난, 자식, 말, 뇌물,친구, 미련, 다툼, 마음, 말 등이 본장에 등장하는 주제들입니다. 이것들을 몇 가지의 주제로 묶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어쩌면 인생 자체가 이처럼 복잡한 것들이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얽힌 것인지도 모릅니다. 단지 하나님만이 정리하실 수 있는 문제들인 것입니다.
1. 악인
본장의 4-5,8,11,13,15,19,20,23,26절은 악인과 그의 행위에 대하여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주제가 본장의 여러 주제들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주제입니다. 악인은 악에 가장 빨리 반응합니다. 그래서 그는 궤사한 입술과 악한 혀에 귀를 잘 기울입니다. 그는 하나님께서 지으신 동료를 그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멸시하고, 다른 사람이 재앙당하는 것을 기뻐합니다. 그는 뇌물을 주고받음으로 옳지 못한 일을 행합니다. 그는 반역을 힘쓰며, 선을 악으로 갚습니다. 그는 악인을 의롭다고 하고 의인을 악하다고 할 뿐 아니라, 의인을 벌하고 귀인을 정직하다고 때리기까지 합니다. 그는 다툼을 좋아하므로 그의 혀를 패역하게 놀립니다. 그는 한마디로 악으로 똘똘 뭉쳐진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그를 벌하시는데, 그는 형벌을 면할 수 없으며, 잔인한 사자를 만나게 되고, 하나님의 미워하심을 입어 악이 그를 떠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의 의식에는 하나님이 자리할 곳이 없습니다. 그에게는 악이 가득하고 불의에 매여서 오로지 악만을 생각하고 선택하여 행동합니다.
a. 남의 재앙을 원함(잠21:10)
b. 악독이 가득함(행8:23)
2. 미련자와 지혜자
본문의 7,12,16,18,24절은 미련한 자와 지혜로운 자의 특성과 행동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악인은 적극적으로 타인의 불행을 원하고 계획합니다. 그러나 미련한 자는 그의 미련함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미련한 자는 분외의 말을 많이 하는데, 이는 그가 자신을 지혜롭게 여겨서 다른 사람을 충고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구체적인 사정도 모르는 채 다른 이의 보증을 서 주기도 합니다. 그는 지혜를 얻고자 하여 손에 값을 들고 오지만, 정작 지혜를 소유하는 일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지혜자는 지혜를 얻을 장소와 때를 잘 알지만 미련자는 그렇지 못합니다. 미련함의 폐해는 매우 커서 미련자를 만나는 것은 새끼 빼앗긴 암콤을 만나는 것보다 위험스럽다고까지 합니다.
a. 미련한 자의 잠언(잠26:7)
b. 미련한 자의 결국(잠18:7)
3. 언어 생활
본장의 1,10,14,27-28절은 언어 생활에 대하여 교훈합니다. 다툼은 그의 부요함에 심각한 손상을 줍니다. 재물이 많아도 그것을 놓고 다툰다면 전혀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총명한 자는 미련한 자가 백 대의 매를 맞으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말 한마디로 깨닫습니다. 깨달은 말 한마디의 위력은 이렇게 큽니다. 그러나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옵니다. 그러므로 다툼이 시작되기 전에 말을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때는 말을 아껴야 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 말이 덕이 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어리석은 자라도 지혜롭게 보이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덕이 되는 말(엡4:29)
4. 마음
본문의 3절과 22절은 마음에 대한 두 가지 사실에 대하여 교훈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에서 생명의 근원이 나므로 마음을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특별히 사람의 마음을 연단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이나 칭찬 등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과 생각과 동기를 정결케 하십니다. 그래서 준비된 자를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한편 생명의 근원이 되는 마음이 상하면 그의 육체가 쇠하여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의 심령 상태는 그의 육체적 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므로, 항상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감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생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 마음을 지키라(잠4:23)
b. 하나님께 마음을 드리라(잠23:26)
5. 자식
본문의 2,6,21,25절은 자식에 대한 교훈입니다. 성경에서 자식은 하나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기업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기업으로서 부모의 자랑과 기쁨이 되는 자식은 모두 사랑에 의한 징계를 받는 자들입니다. 그러나 징계를 받지 않는 미련한 자식은 부모의 마음에 근심과 고통이 될 뿐입니다. 이런 자식을 둔 부모는 낙이 없습니다. 차라리 슬기로운 종이 부끄러움을 끼치는 자식보다 나을 수 있습니다.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이요 아비는 자식의 영화이지만, 이 모든 것은 그 자녀가 지혜로운 자일 경우에 한하는 것입니다. 특히 히브리적 개념에 있어서 가문의 존속과 그것을 통한 '영생'의 개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녀를 지혜롭게 양육해야 하는 것은 참으로 중대한 일로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a. 자식과 기업(시127:3)
b. 징계와 기쁨(잠29:17)
6. 친구와 형제
본문의 9절과 17절은 친구와 형제에 대해 교훈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친구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합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친구가 형제보다 나은 경우도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형제는 또한 피를 나눈 피붙이로서 그들이 연합하여 동거하는 것의 아름다움은 시편에서까지 노래되어질 정도입니다. 진정한 친구는 허물을 덮어 주는 친구입니다. 이것은 악을 수호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을 가지고 허물을 덮어 주며, 동시에 그러한 잘못을 다시 행치 않도록 도와주는 친구야말로 참된 친구입니다. 이런 친구는 죽을 때까지도 변함없는 우정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한편 형제지간은 위급한 때에라도 서로를 사심 없이 도울 수 있는 아름다운 관계인 것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악한 형제의 무정함이 경고되어지기도 합니다.
a. 형제보다 나은 친구(잠18:24)
b. 형제의 연합과 동거(시133:1)
결론
예수께서는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들이 자신의 형제요 자매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참조, 마12:48-50)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한 형제와 자매가 되었으며, 또한 형제보다도 친밀한 친구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 악을 꾀하지 않고진실한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고 사랑할 때에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인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참조, 요13:34-35).
[단어해설]
1절. 육선. '희생 제물'을 뜻한다. 하나님께 바치기 위해 잡아 놓은 짐승의 고기는 최상품에 해당한다.
7절. 존귀한 자. 귀족을 가리킨다. 여기서는 신실한 믿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조경받는 사람을 가리킨다.
10절. 때리는. 한 차례의 치명적이지 않은 타격으로 상대를 치는 것이나 어떤 범죄에 대한 징벌로써 매질하는 것을 가리킨다.
15절. 미워하심. 원어 <hb'[e/T:토에바>는 물질적이고 감정적 의미에서의 가증스러움 뿐만 아니라 윤리적, 영적 의미에서의 가증스러움도 의미한다.
22절. 마르게. 수분의 결핍으로 곡식이나 나무가 말라 버리는 것을 말한다.
[신학주제]
지혜의 세 가지 분별력. 저자는 본장에서 지혜가 일상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강조하면서도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사건들에 대해서도 분별력 있는 지혜를 가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올바른 분별력이야 말로 악한 길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의로운 길로 행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본장에서 저자가 구체적으로 말하는 지혜의 분별력은 다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분별력이다. 즉 풀무가 금을 연단하듯이 인간의 마음을 연단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바로 깨닫는 분별력이다. 이는 삶 속에서 발생하는 고난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삶의 원동력이 쇠며 악한 세력의 궤계를 방어하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둘째는 거짓에 대한 분별력이다. 이는 상대가 하는 말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분별력으로 자신의 행위가 의도하지 않게 악한 길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하는 분별력이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순간적인 유익 때문에 거짓 말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셋째는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올바른 분별력이다. 이런 분별력은 공동체 속에서 자신이 있어야 할 바른 위치를 알게 하며 그 위치에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오해와 다툼을 방지하고 상호 신뢰와 화합을 형성하게 한다. 따라서 이런 분별력은 공동체가 조화롭게 움직이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영적교훈]
세상의 많은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많은 재산을 물려주고 세상에서 보다 나은 출세를 위해 좋은 학벌을 얻게 하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것은 모두 헛될 뿐이다. 본장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인간을 구원하는 참된 지혜는 결코 돈으로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자식을 위한다면 세상의 물질이나 지식이 아니라 인간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오늘날 성도들은 세상의 성공을 부러워하며 자식들의 신앙 교육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오히려 자식을 징계의 길로 이끄는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매일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주며 교회에서 성경을 올바로 배우도록 격려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그 자녀의 삶을 책임지시고 성공으로 인도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