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귀하게 된 모르드개[에 6장]
[내용개요]
본장에서 아하수에로 왕은 밤에 잠이 오지 않아서 역대 일기를 읽던 중에 모르드개가 왕의 암살 음모를 고발함으로써 왕의 생명을 구한 사실과, 왕의 생명을 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상급을 받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1-3절). 왕은 마침 궁중에 하만이 있음을 알고 불러서 왕의 기뻐하는 자에게 어떤 상을 주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하만은 왕의 기뻐하는 자란 바로 하만 자신일 것이라고 착각하여 왕복과 왕관과 왕의 말을 취하게 하여 온 백성에게 알리는 것이 좋다고 대답하였다(4-9절). 왕이 하만에게 명하여 모르드개를 존귀케 하여 온 백성들에게 널리 알리라고 했다. 하만은 왕의 명령대로 시행한 후에 모르드개를 죽이려던 자기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음을 알고 고민에 빠졌다. 하만의 아내와 친구들은 하만이 유다 족속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하였고, 이야기 도중에 왕의 내시들이 와서 하만 을 에스더 왕후의 잔치에 데리고 갔다(10-14절).
[강 해]
본장에서는 그 동안 고조되었던 긴장 상태가 극적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기적 같은 상황을 연출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왕으로 하여금 잠을 못 이루도록 하시어 마침 궁중 일기를 보도록 인도하셨습니다. 그래서 왕은 숨겨져 있던 모르드개의 공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상황은 반전되어 이제 하만이 어려움에 놓이게 되고 생명의 위협을 받던 모르드개는 존귀함을 받게 됩니다.
1. 밝혀진 모르드개의 공로
1) 궁중 일기를 보는 왕
왕비 에스더가 약속한 두번째 잔치 전날 밤에 아하수에로 왕은 이유 없이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그 동안 궁중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록한 역대 일기를 가져오게 하여 이를 읽어보았습니다. 이때 왕이 보게 된 일기 속에는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를 모르드개가 알고 고발하여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게 된 사건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a. 잠을 이루지 못하는 왕(단6:18)
b. 역대 일기(에2:23)
2) 보상도 받지 못했던 모르드개
왕은 이 사건이 벌어졌던 몇 년 전을 상기하면서 이 때 자신의 생명을 구해 준 모르드개에 대한 생각이 났습니다. 왕은 모르드개의 충성심을 생각하면서 그에게 어떠한 보상을 했는지가 궁금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일을 신하를 통해 알아보도록 시켰습니다. 그러자, 어떠한 보상도 모르드개에게 베풀지 않았음과 모르드개가 지금도 똑같이 대궐 문 앞에서 사무보는 관리로 지내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왕은 모르드개에게 너무나도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도리도 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을 되돌아보면서 그에게 반드시 큰 상을 베풀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a. 공로를 기억지 않음(전9:15)
b. 성도들에게 주어지는 보상(딤후4:8)
2. 착각에 빠진 하만
1) 왕을 만나러 온 하만
왕이 모르드개의 공로를 알게 되고 그에게 어떠한 보답도 하지 못했음을 미안하게 여길 때에 하만이 왕을 만나고자 왕궁 바깥뜰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하만은 모르드개를 나무에 달아 죽이고자 짜는 일에 대해 왕의 허락을 받고자 온 것이었습니다. 이제 모르드개라는 한 인간을 두고 상반된 견해를 가진 두 인물의 긴장 상태를 보게 됩니다. 왕은 모르드개에게 큰 상을 베풀고자 바깥에 있는 신하를 불렀습니다. 왕을 알현하기 위해 온 하만은 급히 왕의 부름을 받고 왕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a. 왕의 안뜰(에4:11)
b. 하만이 세운 나무(에5:14)
2) 왕의 질문
왕은 황급히 들어오는 하만에게 한 가지를 물었습니다. 즉 왕이 존귀케 하기를 기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여야 되겠느냐고 질문했던 것입니다. 이 질문을 받은 하만은, 왕이 모르드개를 염두에 두고 한 질문인지도 모르고 자신에게 하는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그리하여 하만은 왕이 자신에게 큰 상을 주고자 하는 줄로 굳게 믿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a. 왕이 기뻐하는 자(창41:38)
b. 착각 속에 빠진 제자들(마20:21)
3) 모르드개를 존귀케 한 하만
착각 속에 빠진 하만은 왕의 질문에 대해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말씀드렸습니다. 하만은 제국의 제2인자였기에 더 이상의 높은 관직도, 물질도 필요 없었습니다. 하만은 도시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자 간절히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백성으로서 도저히 입을 수 없는 영광스런 왕복을 입고, 왕이 타는 말에 올라 왕관을 쓰고, 성안을 돌면서 왕으로부터 존귀케 된 사람임을 선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왕에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결국 하만은 자신에게 원수와도 같은 모르드개를 높이는 일에 선봉장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a. 왕이 타는 말(왕상1:33)
b. 왕이 존귀케 함(창41:43)
3. 존귀함을 받은 모르드개
1) 모르드개를 존귀케 한 하만
하만의 제안에 대해 왕은 흡족해 하였습니다. 그래서 왕은 하만에게 그가 제안했던 것을 그대로 유대인인 모르드개에게 시행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하만은 깜짝 놀랐습니다. 모르드개를 죽이고자 허락 받으러 온 하만은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자신의 제안에 의해 원수 같은 모르드개가 존귀케 되었으니 하만은 너무나 기가 막혔습니다. 모르드개로부터 존경과 경배를 받고자 했던 하만이 이제는 도리어 모르드개를 존경해야 되며 모르드개의 존귀함을 성안에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속에는 끝없는 분노가 일어났지만 왕의 명령이기에 하만은 그대로 순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a. 대궐 문에 앉았던 모르드개(에2:19)
b. 역전된 상황(삼상17:49)
2) 비통에 잠긴 하만
집으로 돌아온 하만은 비통에 잠겼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모르드개는 고민에 쉽싸여 있었고 하만은 승승장구하였는데 이제 완전하게 상황이 반전되었던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와 친구들은 유대인의 필연적인 승리를 예견하면서 하만의 장래가 어두울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결국 아내와 친구들의 충고는 하만에게 더 큰 상처와 실망을 주었고, 하만은 절망의 깊은 심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a. 머리를 가리움(삼하15:30)
b. 치욕을 당한 창(단4:33)
3) 에스더의 잔치에 가는 하만
자신이 꾸몄던 흉계들이 무모하고 어리석은 짓이었음을 조금씩 인식하게 된 하만은 이제 모든 것이 두려워졌습니다.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 올린 귄세가 하루 아침에 무너질까 두려웠던 것입니다. 또한 존귀케 된 모르드개의 존재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기쁨으로 참석했던 에스더의 잔치가 부담이 되었고, 왕을 만난다는 사실이 왠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하만은 모든 것을 회피하고 싶었고, 도망가고픈 마음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왕의 내시들이 잔치에 참석하도록 하만을 모시러 왔기에 어쩔 수 없이 하만은 잔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a. 에스더가 베푼 첫번째 잔치(에5:8)
b. 예수님이 베푼 최후의 만찬(마26:18)
결론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은 세상의 여러 가지 일들을 우연이라 보고, 운명에 맡깁니다. 하지만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통치를 믿는 자들은 이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왕의 생명을 구한 모르드개가 즉시로 보상을 받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서 훗날 결정적인 순간에 모르드개의 공로를 밝히셨던 것입니다. 또한 이 사실을 하나님의 허락하신 때에 왕이 알도록 섭리하셨습니다. 그 결과 상황은 반전되어 죽음의 위기 속에 놓인 모르드개는 존귀함을 얻게 되고, 기고만장했던 하만은 모든 악인들의 운명이 그렇듯이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공의로우신 하나님의 심판만이 하만의 앞날에 놓이게 되었던 것입니다.
[단어해설]
1절. 이 밤. 에스더가 왕과 하만을 위해 잔치를 베푼 그날 밤을 가리킨다.
3절. 존귀. 원어 <rq;y]:예카르>는 '고귀함, 명예'를 뜻한다. 여기서는 왕의 은혜로 어떤 사람의 신분을 높여 주는 것을 말한다.
4절. 뜰. 원어 <rxej;:하체르>는 에스더가 왕을 만나기 위해 대기하였던 '안뜰'을 가리킨다. 이는 왕의 거처 바로 앞에 있는 넓은 공간으로 왕의 시중을 들기 위해 신하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었다. 이른지라. 원어 <aB;%:바>는 형태상 '이르러 있었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것은 모르드개를 죽이려는 하만의 단호한 결심을 보여 주고 있다.
5절. 섰나이다. 원어 <dm'[;:아마드>는 '고하다'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하만이 모르드개를 죽이는 것을 허락받기 위해 왕 앞에 서서 기다렸음을 말하고 있다.
6절. 기뻐하는. 원어 <$pej;:하페츠>는 '즐거워하다, 사모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8절. 왕복. 왕이 입고 있는 옷을 가리킴. 옷은 그 화려함으로 인해 왕의 권위와 영광을 상징한다. 따라서 왕복의 하사는 최고의 신뢰와 특권의 수여를 의미한다.
9절. 반포하여. 어떤 사람이 왕에 의해 영광을 입고 특별한 자가 되었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을 말한다.
12절. 번뇌하여. 원어 <lbea;:아벨>은 '슬퍼서, 애통하다'라는 뜻으로 하만이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모르드개의 영광만을 시샘하여 원통해 하였음을 말해 준다. 한편 머리를 싸는 것은 극심한 번민과 슬픔을 표현하는 고대 근동의 보편적인 관습이었다.
[신학주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룸. 본장에는 많은 사건들이 나온다. 겉보기에는 우연한 일들이 때마침 좋은 시기에 연달아 일어란 듯이 보인다. 에스더가 소원을 말하기 전날 밤에 왕이 잠이 오지 않았고, 또한 그가 역대 일기 중에서 모르드개에 관한 부분을 읽은 것은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도 잘 짜여진 각본처럼 전개된다. 즉 신앙의 눈으로 볼 때 하나님의 섭리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모르드개의 과거의 왕 암살 음모의 고발 사건과 에스더의 왕후 간택 사건 등의 모든 일들이 합력하여 유대 민족의 구원이라는 큰 사역을 이루어 내고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뿐만 아니라 마침 역대 일기를 읽는 시간에 하만이 입궐하여 왕의 명령대로 모르드개에게 지극히 큰 상을 내리는 일을 담당하게 된다. 하만과 모르드개의 분명한 대조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대제국의 이인자는 포로국의 평범한 두 인물이었던 에스더와 모르드개에 의하여 점점 파멸의 길로 치닫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서로 무관한 듯이 보였던 각각의 사건들을 어떻게 결합시키고 어떤 결과를 산출시키는가가 본장에서 잘 드러난다.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분이시다.
[영적교훈]
세상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전쟁을 일으키고 살인하고 미워하며 속이는 일들도 한다. 혹은 사업을 확장하거나 연애에 실패하거나 하는 등의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이 모든 일들에는 알게 모르게 하나님의 섭리가 깃들어 있다. 모든 일들이 겉보기에는 하나님과 무관하게 진행되는 듯이 보이지만, 그것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너무 세밀하게 우리의 구석구석까지 미치기 때문에 우리 인간들이 깨닫지 못한 결과일 뿐이다. 에스더서의 교훈은 우리에게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준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선을 이루는 하나님의 동역자로 부름받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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