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의 일사 각오 신앙[에 4장]
[내용개요]
모든 유대인들을 멸절하라는 내용의 왕의 조서가 반포되자 모르드개를 비롯한 각 도의 유대인들은 애통하고 금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었다(1-3절). 에스더는 베옷을 입은 모르드개를 보고 무슨 일인가 알아보도록 내시 하닥에게 명령했다. 내시 하닥의 중재로 에스더와 모르드개 사이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하만의 음모를 설명해 주고 유다인을 멸절하라는 내용의 조서를 보여 주면서 아하수에로 왕에게 나아가서 유다 민족을 구원해 주기를 간구하라고 말했다. 에스더는 죽음을 각오하고 왕 앞에 나갈 터이니, 수산 성의 모든 유다인들은 이 일을 위해 금식하며 기도해 주기를 모르드개에게 부탁하였다(4-17절).
[강 해]
드디어 하만의 음모가 모르드개와 에스더에게 전해졌습니다. 잔인한 하만의 흉계 앞에서 통곡과 좌절만이 그들의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하지만 모르드개와 에스더는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고 여호와의 신앙으로 뜨거운 동족애를 발휘하게 됩니다. 에스더는 특별히 죽음을 각오한 신앙으로 민족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결심을 하게 됩니다.
1. 모르드개의 통곡
1) 모르드개의 슬픔
모르드개는 이제 하만의 끔찍한 음모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옷을 찢었는데, 이는 자신의 비통함을 나타내면서 하나님의 보호를 간청하는 행위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커다란 슬픔과 참회를 표시하는 굵은 베를 입고, 머리에 재를 쓰고서 대궐 문 앞에서 대성통곡하였습니다. 모르드개는 만민들에게 하만의 음모를 알리고 싶었던 것입니다.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멸절되리라는 염려 속에서 어찌할 바를 알지 못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이 모든 일이 자신의 불찰에서 비롯되었다는 후회도 갖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하만에게 절하지 않고, 또한 자신의 국적이 유대인임을 밝혔기 때문에 하만이 이런 음모를 꾸민 것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a. 옷을 찢음(수7:6)
b. 슬픔을 나타내는 굵은 베옷(삼하3:31)
2) 애통하는 유대인
하만의 조서 내용을 안 모든 유대인들은 모르드개와 똑같은 애통에 잠겼습니다. 이제는 꼼짝없이 죽게 되었다는 절망감이 유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포로로 끌려온 것도 서러운데 이방 땅에서 이방인들에 의해 온 가족, 온 민족이 이유도 없이 죽음을 당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도 서글퍼졌습니다. 온 유대인들은 크게 애통하며 금식을 하고 굵은 베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였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이 위기 속에서 구원해 주실 수 있다는 간절한 기도가 매일 드려졌습니다.
a. 금식을 통한 기도(단9:3)
b. 재를 쓰고 참회함(마11:21)
2. 하만의 음모를 알게 되는 에스더
1) 모르드개에게 사람을 보낸 에스더
어느 날 에스더는 시녀와 내시를 통하여 모르드개가 대궐 문 앞에서 굵은 베옷을 입고 통곡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에스더는 무슨 연유로 모르드개가 그와 같은 행동을 하는지 알 수는 없었으나 안타까운 마음에 바꿔 입을 의복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모르드개는 자신의 행동이 개인적인 일이 아니었기에 에스더의 호의를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에스더는 모르드개에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음을 알고 내시인 하닥을 모르드개에게 보내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시켰습니다. 에스더는 자기 민족이 얼마 후에 몰살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특히 에스더는 왕후였기에 일반적인 의사 통로가 막혀 있었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길이 없었던 것입니다.
a. 후궁을 지키는 내시(에2:14)
b. 경호의 임무를 맡은 내시(창37:36)
2) 에스더에게 음모를 알리는 모르드개
내시인 하닥이 에스더의 명대로 모르드개를 찾아갔습니다. 하닥은 그에게 어찌하여 공공 장소에서 이 같은 일을 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모르드개는 하닥에게 하만의 조서를 한 부 필사하여 주면서 에스더에게 전해 주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만의 모든 음모를 설명하면서, 에스더가 왕에게 찾아가 자기 민족 곧 유대인들의 생명을 구해 달라고 간청하라는 부탁도 함께 전하라고 하였습니다. 결국 에스더의 국적도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에스더의 운명도 유대인과 마찬가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a. 하만의 조서(에3:9)
b. 민족을 위한 간구(단6:10)
3) 에스더의 실망스런 답변
모르드개의 소식을 접한 에스더는 너무나도 놀라 당황하였습니다. 하지만 모르드개의 요청과는 달리 자신에게 어떠한 힘도, 능력도 없음을 에스더는 알고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즉시 모르드개에게 자신의 처지와 생각을 알렸습니다. 곧 자신은 왕 앞에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바사 제국의 상황은 왕의 부름도 없이 왕의 내실에 들어갔다가는 죽음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단 왕이 내실에 온 사람에게 금홀을 내밀면 이는 왕이 환영한다는 표시이기에 왕을 만날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특히 에스더는 한 달 동안 왕을 보지 못하였기에 왕이 자신을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a. 죽이는 법(단2:9)
b. 권세를 상징하는 홀(암1:8)
3. 에스더의 단호한 결단
1) 모르드개의 강력한 권고
에스더의 소식을 접한 모르드개는 다시 회답을 보냈습니다. 이 회답에는 모르드개의 신앙이 엿보이며 동시에 에스더의 사명을 추궁하듯이 권고하고 있었습니다. 모르드개는 말하길, 에스더가 아니더라도 하나님은 분명히 유대인들을 구원해 주시리라고 하였습니다. 이는 모르드개가 하나님께서 조상과 맺은 언약을 통해 자신들을 구원하시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에스더가 자신에게 주어진 지위를 통해 민족을 구하려는 책임을 회피한다면 에스더와 그 집이 반드시 심판 받으리라고 경고하였습니다. 동시에 에스더도 유대인이기에 하만의 음모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므로 하만에게 죽든지, 아니면 왕을 알현하다가 죽든지 선택하라고 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가만히 죽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다가 죽는 편이 낫다는 점을 일깨워 주는 것이었습니다. 끝으로 이때를 위해 하나님께서 에스더를 왕후로 삼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였습니다.
a. 하나님이 맺은 언약(레26:42)
b. 구원자를 주시는 여호와(왕하13:5)
2) 죽음을 각오한 에스더의 결단
모르드개의 권고를 들은 에스더는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민족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치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녀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를 가지고 왕 앞에 나아가기를 마음먹은 것입니다. 에스더는 이 일을 하기 전에 모르드개에게 한 가지를 부탁하였습니다. 그것은 온 유대인들이 삼일 동안 자신을 위해 금식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의 비장하면서도 단호한 결단을 보면서 마음속으로부터 뜨거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는 즉시 에스더의 부탁대로 온 유대인들에게 3일 동안의 금식을 요청하였습니다.
a. 욥의 굳건한 신앙(욥1:21)
b. 죽으면 죽으리라의 신앙(창43:14)
결론
사실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신앙이 투철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뜨거운 민족애를 갖고 있었던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평범한 시민에 불과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이들에게 민족적인 위기를 허용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심령 속에 여호와에 대한 뜨거운 신앙과 민족애를 불어넣으셨습니다. 결국 에스더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놀라운 신앙 고백을 하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제 이 신앙을 통해 놀라운 역사를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단어해설]
1절. 굵은 베. 염소털로 짠 옷으로 가난하거나 신분이 낮은 자들이 주로 입는다.
2절. 들어가지 못함이라. 굵은 베는 죽은 자에 대한 애통의 표시였기 때문에 굵은 베옷을 입은 자는 왕궁 출입이 금지되었다. 이는 그로 인해 부정하게 되는 것을 금하기 위함이었다.
3절. 곡읍하며. 원어 <hk;B;:바카>는 극심한 슬픔으로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4절. 근심하여. 원어 <lj'l]j't]Ti:티트할르할>의 뜻은 '비틀다'라는 의미로 여기서는 근심으로 인해 가슴이 미어질 정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8절. 초본. 어떤 문서를 베껴 쓴 복사본을 말한다. 간절히 구하라. 원어 <vq'B;:바카쉬>는 간절한 심정으로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탄원하는 것을 말한다.
11절. 죽이는 법. 왕의 명령 없이 왕의 처소에 출입하는 자는 죽음을 당하도록 한 법. 이는 암살자에 의한 피습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금 홀. 약 15m정도의 금으로 장식된 지팡이로 왕의 권위와 영광을 상징하는 물건이다.
16절. 금식. 회개의 표시나 간절한 기원을 위한 믿음의 표시로 행하는 유대인의 관습이다.
죽으리이다. 체념적 자세가 아니라 민족을 위해 생명을 아끼지 않는 에스더의 헌신적 결단을 말해 주고 있다.
[신학주제]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유대 민족의 멸절 위기 소식을 전해 주고 에스더가 왕 앞에 나가서 유대 민족을 위하여 간구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에스더는 왕의 부름 없이 왕 앞에 나아가면 누구든지 죽음당하는 법이요, 혹시 왕이 은혜를 내려 금홀을 내밀면 죽음을 면할 수 있으나 자신이 왕 앞에 나가지 못한 지가 삼십 일이 지났으므로 금 홀의 사면을 받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이때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담대히 말한다. 에스더가 왕후가 된 것은 이러한 사건이 일어났을 때 사명을 감당케 하기 위한 하나님의 섭리임에 틀림없으며, 만약 에스더가 자신의 사명을 거부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방법을 통하여 유대 민족을 구원하시고 사명을 거부한 에스더와 에스더의 가문에 큰 심판을 내리실 것이라는 내용의 말이었다. 모르드개의 이러한 언급은 에스더서 전체의 중심 주제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역사의 주인으로서,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든지 유대 민족을 구원하사 유대 민족과 맺으신 하나님의 약속을 반드시 성취하신다. 그 중간 과정에서 에스더를 도구로 사용하시기로 작정했으나 에스더가 이를 거부한다면 다른 방법으로 유대 민족의 구원을 이루셨을 것이다. 그러나 에스더는 죽음을 각오하고 친히 자신의 사명에 충실함으로써 유대 민족의 구원에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하나님의 계획이 역사 속에서 간의 역할과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가를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영적교훈]
에스더의 '죽으면 죽으리라'는 말은 절망적 상황에서의 탄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고 하나님의 계획을 실행할 때에 죽음가지도 감당하리라는 담대한 신앙적 결단이었다. 이러한 에스더의 결단은 결국 유대 민족의 구원이라는 놀라운 업적을 이루었다. 한편, 에스더의 위대한 결단의 배후에는 모르드개의 열정적인 권면이 있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에게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현재의 자기 위치에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해 보도록 권면하였던 것이다. 이처럼 에스더의 결단에 결정적 역할을 한 모르드개는, 어쩌면 드러나지 않으면 서도 에스더보다 더 위대한 신앙인이었을지도 모른다. 모르드개와 같이 일의 배후에서 성실하게 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에 사회는 더욱 밝고 신앙적인 사회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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