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호칭과 사역
성기호 총장
구약에 약 100번 정도 성령에 대한 인용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창세기 1장 2절에서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인데 <하나님의 신>으로 불리는 성령께서 천지를 창조하실 때 역사하신 것을 나타내고 있다. 시편 33장 6절에서 “여호와의 말씀으로 하늘이 지음이 되었으며 그 만상이 그 입 기운으로 이루었도다”라고 하였는데 <입 기운>이란 ‘바람’ 또는 ‘숨’을 가리킬 때 쓰이는 히브리어 <루아흐>(ruach)인데 성령을 지칭하고 있다.
성령은 우주의 창조나 죽은 생명을 새 생명으로 나게 하시는 일을 하신다. 처음 사람을 만드실 때도 흙으로 빚어진 아담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생명 있는 존재가 되게 하셨다(창 2:7). 밤에 찾아와 영생의 길을 묻는 니고데모에게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야 할 것(요 3:5)을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며 성령의 역사와 바람이 부는 것을 비교하셨다(요 3:8).
성령은 <하나님의 영>이라고도 불린다. 하나님의 사정은 하나님의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고린도전서 2장 11절에서 말하고 있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영광의 영, 곧 하나님의 영이 그 위에 계신다고 했다(벧전 4:14).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을 때로는 <그리스도의 영>이라고도 한다. 로마서 8장 9절에 “만일 너희 속에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아니하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이 없으면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혜사>(保惠師)라고 부르셨다.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요 14:26)이라고 말씀하셨다. 보혜사란 한자의 뜻대로라면 보호하고 은혜를 베푸시는 스승이라는 말인데 성경을 기록한 헬라어로는 <파라클레토스>이고 우리 옆에서 위로하시는 성령을 가리킨다.
보혜사 성령은 <진리의 영>이라고도 불린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저는 진리의 영이라”(요 14:16-17)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성령은 그 외에도 여호와의 신(사 11:2), 주 여호와의 신(사 61:1), 그 아들의 영(갈 4:6), 영광의 영(벧전 4:14)이라 불린다.
성령의 사역즉 하시는 일을 살펴보자. 성령은 성경을 기록하게 하셨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인데(딤후 3:16) 베드로 사도는 “성령의 감동하심을 입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받아 말한 것”(벧후 1:21)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사야 34장 16절에는 여호와의 입이 명하시고 그의 신이 모으신 책이 여호와의 책, 즉 성경임을 말한다. 다시 말해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이 인간 저자들을 통해 기록하게 하신 거룩한 책이다.
성령은 천지 창조에 제3위 하나님으로서 함께 동참하셨다. 세상을 만드시는 초기 사역을 기록한 창세기 1장 2절 외에도 성령은 만상을 이루셨고(시 33:6의 입 기운), 인간의 생명을 지으신 일과(창 2:7의 생기), 동물을 창조하실 때 “주의 영을 보내어 저희를 창조하사 지면을 새롭게 하시나이다”(시 104:30)라고 성령의 창조 사역을 언급하고 있다.
성령은 태초의 창조뿐 아니라 죽은 영혼을 다시 살리시는 일, 즉 인간의 재창조에 주도적 역할을 하신다.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요 3:5)하였고 인간 구원에 있어서 성령의 새롭게 하심이 필수적이다(딛 3:5). 성령은 죄를 깨닫게 하시고 책망하시며 죄인으로 하여금 회개하도록 인도하신다(요 16:8).
성령은 인간을 구원하는 중생의 사역뿐 아니라 깨끗하게 하시는 성결의 역사를 이루신다. 오순절 날에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베드로 사도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사함을 얻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니”(행 2:38)라고 설교하며 죄를 용서함 받는 중생에 이어 성령 세례가 있음을 말하고 있다. 성령은 인간의 영을 살리실 뿐 아니라 충만하게 하심으로 신자의 마음을 깨끗하게 하신다(행 15:8-9).
성령께서는 예수님의 생애와 사역에 참여하셨다. 즉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을 가능하게 하셨고(마 1:18, 20), 40일 금식 후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실 때 성령의 인도하심이 있었고(마 4:1), 세례 받으실 때 성령께서 비둘기 모양으로 임하셨으며(요 1:32), 성령의 권능으로 병을 고치기도 하시고 말씀을 전하셨다(눅 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