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시선
사람들은 어떤 일을 이루고 나면 자칫 자민심에 빠져 해이해지기 쉽다. 그러나 신앙인은 그런 생각에 앞서 이 일을 이루어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하며 겸손할 줄 알아야 한다.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도 포로귀환이 예루살렘 성벽 재건의 어려움과 핍박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더욱 자만에 빠지기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에스라가 새로 등장하여 율법을 낭독하고 해석해 주었으며, 여호수아의 입성 이후 거의 지켜지지 않았던 초막절을 새로이 지키게 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에스라를 중심으로 하는 언약의 갱신과 초막절 준수, 백성들의 회개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율법의 낭독과 해석(느8:1-18)
느헤미야는 가시적인 회복의 하나인 성벽을 재건하고 난 후에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영적 회복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때 느헤미야가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취한 행동은 무엇일까? 이 당시 선조로부터 대대로 내려온 이스라엘의 절기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그리고 이 절기가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1) 율법과 낭독의 초막절
성벽이 중건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와께 헌신하기 위해 수문 앞 광장에 모였다. 이때 에스라가 등장하여 율법책을 강독하였고, 레위인들은 그 곁에서 율법을 해석해 주었다(느8:4, 7). 에스라와 레위인들을 통해 율법이 선포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율법의 참의미를 깨달음과 동시에 과거와 현재의 죄악을 인식하여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때는 초막절이 시작되는 때이므로 에스라와 느헤미야는 백성들을 절제시키고 여호와의 성일을 기쁨으로 지키게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백성의 지도자들이 에스라를 찾아와 율법을 배우던 중 초막절의 중요한 의미를 깨닫고, 온 백성들에게 초막절을 공포하였다(느8:14, 15).
초막절이 주는 의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절기를 지킴으로 출애굽과 바벨론 귀환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로 인하여 감사하는 데 있다.
2) 언약관계의 회복
제2의 출애굽이라 할 수 있는 바벨론 포로귀환 이후 율법 낭독을 언약 관계를 회복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순종의 삶을 살도록 하는 것이 느헤미야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언약 관계의 회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율법으로 각성시켜 순종케 하는 일은 하나님 나라의 회복과 부흥에 핵심이 된다. 그리고 초막절을 지킴으로써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를 기억케 되었다. 백성들은 초막절을 지킴으로 출애굽과 바벨론 귀환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로 인하여 감격하였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는 현재의 구원 역사에 대한 감사뿐만 아니라 장차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될 구원의 소망을 갖게 하는 것이다(슥14:16-19).
3) 말씀에 근거한 신앙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율법이 에스라를 통해서 선포될 때 일어서서(느8:5) 말씀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그 말씀에 의해 깨달음을 얻고 동시에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참회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의 기독교인들은 말씀을 듣는 것과 행하는 것이 다른 이중적인 삶을 살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에 기쁨을 가져야 할 것이며, 또한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말씀을 듣고 나의 잘못과 죄를 깨닫고 참회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율법이 낭독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초막절을 지키며 포로 생활에서 구원하여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우리는 주일을 지키며 예배를 통하여 나를 죄악에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이 은혜에 감사하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하겠다. 그리고 날마다 구원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2. 언약 갱신(느9:1-10:39)
초막절의 절기를 지키고 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 모여 금식하며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화상하였다. 이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신앙의 회복을 강조한 장면이다. 그렇다면 이 회개 운동을 통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적 결단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리고 일반 백성들이 여호와께 돌아왔다는 의미로 율법의 준수를 다짐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무엇인가?
1) 하나님의 언약을 다짐
이스라엘 백성들은 초막절을 지키고 난 후 자기들의 죄를 자복하고 여호와께 신앙을 고백하며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 헌신했다. 이 거국적인 회개 운동은 금식과 기도를 통하여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온 민족이 언약하고 백성의 대표자들이 인을 침으로써 그 절정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나머지 백성들은 문서에 서명하지 않고 구두로 맹세함으로써 이방인과의 통혼 금지, 안식일 준수, 성전제 납부, 십일조 등 일련의 성전 예배의 기능을 돕는 율법 준수를 다짐하였다. 이러한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적 결단은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방 문화와 이방 종교의 물결속에 동화 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이런 언약의 갱신과 율법 준수의 다짐은 이스라엘의 순수성 고취에 있어서 중요한 의의가 되었다. 또한 재정착(느11장)이라는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서도 신앙적 결단이 필요했다.
2) 신앙적 결단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벨론 포로 생활에서의 환난과 어려움 가운데서도 고향으로 귀환하게 해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공의 앞에 무릎을 끓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적 결단은 그 당시의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다. 오늘날 비 기독교적 문화와 사회속에서 살고 있는 성도들도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순간마다 결단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구약의 절기는 대개가 역사적 사건과 관련되어 제정되어졌다. 따라서 각 절기들마다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지나고 절기가 처음 지정되었을 당시의 역사적 사건이 잊혀져감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절기를 잘 지키지 않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본문에 나타나는 초막절의 회복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에스라가 주도하는 율법의 낭독과 언약의 갱신은 타락하고 신앙적으로 헤이 해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회개와 새로운 신앙적 결단을 가져오게 하였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해석될 때만이 우리는 바른 신앙을 회복할 수 있고 바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본문 해설
1. 초막절
1) 유래 및 목적
초막절은 40년간의 광야 방랑 생활 중 이스라엘을 인도하시고 보호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기 위해 지켜진 절기이다. 그런데 이 절기가 가나안의 농경 축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혹자는 초막절이 가나안 원주민의 농경 축제를 본 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즉 가나안 사람들은 올리브 열매 수확의 달(9월)이 되면 밤마다 가지와 덩굴로 만든 초막에 서서 올리브 과수원을 감시하고 또 올리브나 포도의 수확이 끝난 후에 축제를 벌였는데, 이스라엘이 이것을 본따서 가나안 정착 후에 초막절을 지키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레23:43에서 초막절은 분명히 출애굽과 광야 시대에 초막에 거한 사실에서 유래하였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신31:9-13에는 초막절에 특별히 온 회중 앞에서 율법을 낭독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이스라엘의 초막절이 가나안의 농경 축제와는 다른 여호와의 절기임을 보여 주고 있다.
2) 준수시기 및 방법
초막절은 유대력에서 1년의 마지막 달인 일곱째 달 (티쉬리)의 15일부터 7일간 계속되었으며, 8일째 되는 날은 안식의 날로서 장엄한 성회로 모였다. 초막절에 참석하는 모든 사람은 먼저 7일 동안 기거할 초막을 준비해야 했다. 초막을 짓기 위해 예루살렘 주위에서 버드나무 종려나무의 잔가지들을 모아 초막을 지었다(느8:13-18).
한편 이 절기 동안 매일 행해지는 세 가지 의식이 있었다. 그중 첫 번째로는 아침에 가장 먼저 드려지는 헌수 의식으로서 제사장들이 실로암 못에 가서 일주일 동안 쓰기에 충분한 물을 길러 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밤에 4개의 커다란 '일곱 가지의 촛대' 밑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축제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의식이었다. 마지막으로 새벽에는 제사장들에 의해 장엄한 제사 의식이 거행되었다. 이러한 7일 동안의 의식이 끝나고 8일째 날에는 절기를 마감하는 장엄한 대성회로 모여서 초막절의 의미를 다시 마음에 새기며 축제의 막을 내린다.
2. 언약의 종류와 형식
1) 언약의 형식
① 전문(前文): 언약의 반포자를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면 십계명의 서문에서 '나는…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다' (출20:2)를 들 수 있다.
② 역사적 서언(序言): 언약을 맺기 이전에 당사자간의 과거의 역사적 관계를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출20:2에서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이란 구절이 이에 해당된다.
③ 조항(규례)들: 언약 당사자간의 상호 책임을 밝히고 있는 부분이다. 십계명 중에서 1, 2계명이 이에 해당된다.
④ 문서보관 및 낭독 규례: 언약 내용을 기록한 문서 보관과 그 문서를 정기적으로 낭독함으로써 그 언약 내용을 계속해서 숙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신31:10, 11 부분이 이에 해당 되며, 율법을 숙지하도록 요구하는 많은 부분이 이에 해당된다(신6:20-25; 수4:6, 7).
⑤ 증인 또는 증거물 기록: 성경 중에는 이런 내용이 잘 나타나지 않으나 여호와께서 스스로 언약의 증인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분이 더러 있다(수24:22; 사1:2; 미6:1, 2). 그리고 돌은 그 증거물로 비석처럼 세우기도 했다(창31:47; 수24:27).
⑥ 맹세: 언약의 규례에 대해 준수할 것을 쌍방간에 맹세하는 부분이다(창15:17). 그리고 "소금 언약"(민18:19),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출24:7) 등도 이런 맹세 행위를 묘사한 것이다.
⑦ 축복과 저주: 언약의 준수여부에 따른 축복과 저주의 내용을 기록한 부분이다.(신27, 28장).
2) 언약의 종류
① 종주권 언약: 이는 주종 관계에서 맺은 언약으로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에 주로 이런 언약이 체결된다(겔17:13). 성경에서 하나님과 그의 백성간의 언약적 관계를 묘사함에도 이 형식을 따르고 있다. 한편 이 언약의 특징은 주로 종신이 종주에 대해 지켜야 할 규례와 충성심이 강조된다. 종주권 언약 중에도 왕이 신하에게 보상으로 땅이나 어떤 은총을 베풀어 양자간의 관계를 묶는 보호 언약 또는 봉건 언약이 있다.
② 동등 언약: 이는 쌍방이 동등한 입장에서 의무 규례를 제시하거나 또는 의무 부과 없이 서로에 대해 신의를 지켜 평화를 보존코자 맺는 언약이다. 이 언약의특징은 양자를 우정 관계 혹은 형제의 관계로 결속하며 상대를 이해하고 존경하며 보호해 줌으로써 보다 성숙된 관계로 발전케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언약은 인간의 악한 본성 때문에 또는 상황의 변화에 따라 쉽게 파기될 수도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렘34: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