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성경강해***/- 오바댜 강해

오바댜서의 기본 이해

에반젤(복음) 2019. 9. 30. 11:10




오바댜서의 기본 이해

바벨론의 남유다 정복과 약탈에 동참한 에돔 등의 멸망과 여호와의 징계로 멸망하였던 선민의 회복 예언

오바댜서는 구약 성경에서 가장 짧은 책이다. 그러나 그 짧은 본문 안에 담긴 메시지와 교훈은 결코 단순하지도 작지도 않다.

오바댜서는 바벨론이 제국주의적 야욕에 따라 느부갓네살의 명령 아래 B.C. 586년 남유다를 네번째 공격하여 마침내 멸망시켰을 때 바벨론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남유다의 정복과 약탈에 앞장섰던 에돔은 여호와의 심판에 의하여 멸망할 것인 반면 에돔과 이방인들이 멸망시켰던 선민은 여호와의 무조건적 은혜에 의하여 다시금 회복될 것을 예언하고 있는 책이다.

바벨론 제국의 수차에 걸친 파상적 공격을 견디다 못하여 예루살렘의 함락을 정점으로 남유다가 멸망하였을 때 그 처참한 살육과 유린의 현장에서 선민들이 겪어야 하였던 고통과 절망은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더욱이 그들의 형제국이라 할 수 있는 에돔이 침략과 약탈에 앞장서서 득의양양해 하는 모습은 그렇지 않아도 하나님의 심판으로 대제국의 침공을 받아 무참히 짓밟혀 신음하며 좌절에 사로잡힌 남유다 백성들에게 더욱더 쓰라린 수치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이처럼 극한 곤경에 처한 유다를 향한 에돔의 잔학 행위에 대해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오바댜를 통해 그 죄책을 물으시고 심판을 선언하도록 하신 것이다.

한편 바벨론 침공 당시 유다에 대한 에돔의 잔학 행위는 실상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뿌리깊은 유다에 대한 에돔의 적대 감정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에돔은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나와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부터 그들을 향해 적대 행위를 저질렀다. 물론 그것은 에돔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해 거부 의사를 표명하고 적대 행위를 저지른 것이었다. 당시 이스라엘은 에돔에게 ‘왕의 대로(King's Highway)’로 통과시켜 달라고 평화적으로 요구하였으나 에돔 왕은 이스라엘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로 강력하게 거부하였고 그들을 위협하기까지 하였다(민 20:14-21). 이에 이스라엘은 조용히 에돔 변방으로 돌아서 행진하였다(신 2:8). 그러나 이스라엘에 왕정이 도입된 이후 이스라엘과 에돔의 역학 관계는 이스라엘 쪽으로 크게 기울게 되었다. 즉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에돔과 전쟁에서 승리하였고(삼상 14:47) 사울에 이어 이스라엘의 제2대 왕으로 오른 다윗은 염곡에서 18.000의 에돔 사람을 살육하고 에돔에 수비대를 주둔시켜 이스라엘의 식민지로 삼기에 이른 것이다(삼하 8:13,14; 왕상 11:15,16). 이후 에돔은 끊임없이 독립과 해방을 위해 사투를 벌여왔다. 솔로몬의 대적 중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는 하닷 3세는 솔로몬 치하 에돔을 다시 독립시키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에돔은 남 유다 제5대 왕인 여호람 때에 반란에 성공하여(왕하 8:20-22) 아라바와 에시온게벨의 통치권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그마저도 남유다 제9대 왕 아마샤와의 전쟁으로 종식되고 다시 에돔은 유다에 복속되고 말았다(왕하 14:7). 물론 유다가 세력이 약화되고 북방 아람의 세력 확장, 연이어 일어난 앗수르 제국의 홍기(興起)로 중근동의 세력 개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에돔은 독립 적인 나라가 될 수 있었다. 이를 감안할 때 에돔은 선민들, 특히 유다와 결코 지속적으로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고 대부분 적대적 관계로 지낼 수밖에 없었음에 틀림없다. 아울러 위에서 살펴보았듯 그것은 주로 종속적인 적대 관계였다. 그렇기에 에돔은 유다 멸망이란 결정적인 사건이 벌어질 때 적극적으로 그 일에 동참하였고 유다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고 박해하는 등의 악을 저질렀던 것이다.

남유다 멸망 당시 에돔이 유다에 대해 자행한 일들은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감안하면 일면 당연한 것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겉으로 드러난 역사적 사실만 감안하면 바벨론에 의한 유다 멸망 당시 에돔이 저지른 일은 그들 가슴에 응어리진 유다에 대한 분노와 원한을 푼 것으로 적대적인 국가간에 얼마든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본서에 기록된 오바다의 에돔에 대한 심판 선고는 표면적으로만 보면 과거 식민지 국가에 불과한 에돔이 저지른 보복 행위에 대한 또 다른 보복의 선언 정도로 오해될 수 있다. 그러나 본서는 결코 그처럼 이해되어서는 안된다. 선지자 오바다가 에돔에 대한 심판을 선포하고 이를 기록한 것은 본서를 시작하면서 밝히듯 오직 하나님의 묵시가 그에게 임하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여호와께서 에돔에 대하여 이와 같이 심판을 선언할 것을 오바다에게 명하셨기 때문이다(1절). 그리고 이처럼 에돔에 심판을 선언하시는 하나님은 결코 편파적인 분이 아니며 그 이유 또한 편파적인 것이라 할 수 없다. 실상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한 것은 그들의 죄와 불의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결과로 주어진 것이다. 마찬가지로 에돔이 심판 선언을 받는 것도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의 결과인 것이다. 물론 에돔이 과거 남유다와 관련해 좋지 못한 기억을 갖고 있었지만 그들이 과거 어떤 역사를 안고 있든 악으로, 무자비함으로 그것을 갚을 권한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였다. 그들은 유다가 멸망하는 시점을 자신들 가슴에 응어리진 분노를 폭발시키고 해묵은 원한을 되갚을 완벽한 기회로 삼고 온갖 잔학 행위를 일삼았던 것이다. 이러한 그들의 행위는 공의로운 하나님의 시각에 용서할 수 없는 극악한 죄악임에도 하나님을 멸시하고 그들은 그 죄악을 고집스럽게 자행한 것이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그 죄악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에돔에 대한 공의에 입각한 심판을 선언하신 것이다.

한편 이러한 에돔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 선언은 성경이 일관적으로 견지하는 언약적(言約的),구속사적(救贖史的) 시각에서 이해하면 너무나도 자명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선민의 조상 아브라함에게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고 분명하게 선언하셨다. 아브라함에게 부여된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은 그 후손인 선민들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본서는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언약을 그대로 지키고 계심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곧 선민을 고의적으로 대적하고 잔학 행위를 가한 에돔에게 심판을 선언하시고 그것을 그대로 단행하시는 것은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라는 언약의 말씀을 그대로 이루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에돔에 대한 심판의 메시지에 반해 선민에 대하여는 궁극적으로 회복과 승리가 선언되고 있다. 즉 오바댜는 유다를 멸망시킨 에돔 등 이방 나라들은 여호와의 심판으로 영원히 멸망할 것인 반면 지금 멸망의 아픔을 뼈저리게 감내해야 하는 선민들은 하나님의 언약을 따라 반드시 회복될 것이며 다시 여호와의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한 것이다. 이러한 오댜다의 선언은 자신들은 이제 여호와 하나님으로부터 완전히 버림받았다는 절망에 빠진 선민들, 어떤 희망의 가능성도 볼 수 없다고 여기는 좌절과 고통의 상황에 처한 선민들에게 실로 기적같은 소망을 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구약 시대 선민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인도, 책망과 징벌, 용서와 회복 등의 모든 역사는 신약 시대 각 성도의 삶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의 원칙과 근본 패턴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살아 있는 전거(典據)들이다. 이렇게 볼 때 한때 어떤 이유로든 선민의 멸망에 앞장서서 악행을 저지르고 자고하던 에돔 둥의 이방의 멸망과 한때 여호와의 징벌로 멸망하였던 선민의 회복을 극명하게 대비시켜 선언하는 오바댜서는 오늘날 우리 성도들에게 참으로 의미심장하며 감격스러운 교훈을 전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본서를 통해 먼저 우리는 선민 정복과 약탈 등을 자행하며 하나님 앞에서까지 교만을 고집한 에돔의 파멸을 통해 사탄의 권세, 곧 죄와 사망의 권세를 가지고 불의한 세상 가운데서 횡행하는 악인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을 대적하고 핍박하며 오만 방자하게 행한 최종적 귀결이 무엇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택하신 백성이라도 죄를 고집한다면 때로 준엄하게 책망하시고 심지어 아예 파 멸에 이르렀다고 단정할 만큼 결정적으로 징계하시기도 하지만 끝내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 회복 시켜 복주실 것이라는 가슴 떨리는 여호와의 구원과 은혜로운 견인(Preservation)의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선민을 중심으로, 선민의 복락을 위하여 온 세상 나라의 역사를 진행하시다가 마침내 영원한 여호와의 나라를 세우실 것이라는 역사의 궁극적인 향방과 근본 목적에 대해서도 새삼 각성하게 된다.


오바댜서의 내용 구조

전체가 단 1장으로 구성된 오바댜서는 크게 전 · 후 두 문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 1:1-14절은 우선 에돔이 당할 철저하고도 준엄한 심판의 양상과 이와 같은 심판을 받아 마땅한 근거로서의 에돔의 범죄 행위 등 에돔의 멸망 자체를 보도한다.

한편 후반부 1:15-21은 소위 한 큰 ‘여호와의 날’에 선민을 무너뜨리고 짓밟던 에돔과 이방 나라들이 멸망할 것과 이와 반대로 한 때 여호와의 징계로 멸망당했던 선민은 회복되어 선민의 후예로서 구원받은 자들이 에돔과 이방 땅을 차지하고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여호와의 나라에 속하게 될 것을 대조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