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자의 입술과 행실[잠 20장]
[내용개요]
본장은 계속해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교훈하고 있다. 본장은 주제별로 교훈을 다루지 않고 단편적인 교훈을 말하고 있다. 이것을 삶의 세밀한 부분까지 교훈하려는 저자의 의도 때문이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지혜는 인간의 모든 삶에 적용되고 유익을 주는 것임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장은 내용상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째는 개인적인 생활에 대한 교훈이다. 지혜로운 자는 술을 조심해야 하며 사람과 다툼을 일으키지 말고 때에 따라 부지런히 일해야 한다. 또한 불의한 방법으로 재물을 취하지 말며 도덕적으로 순결한 삶을 살아야 한다(1-19절). 둘째는 지혜를 얻기 위해 힘쓸 것을 교훈하고 있다. 세상의 물질이 주는 유익보다 하나님의 심판을 먼저 기억하고 지혜를 얻기 위해 힘써야 하며 통치자는 인자와 진리로 다스려야 한다(20-30절).
[강 해]
본장은 이제까지 다루어 온 잠언의 모든 장들에 비해 가장 많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술, 왕, 다툼, 게으름, 명철, 충성, 의인, 죄, 공평, 아이, 보증, 속임, 저주, 섭리, 서원, 영혼, 징계 등 각각의 교훈들이 논리적인 연계성 없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1. 왕에 대한 교훈
본문의 2,8,26,28절은 왕에 대한 몇 가지 사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왕은 지상에 있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은 하나님을 대변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왕은 인자와 진리에 그의 보좌를 세워야 합니다. 사랑과 공의로 바꾸어 부를 수 있는 이 두 가지 특성은 왕이 나라를 다스리는 데 있어서 조화롭게 사용해 야할 중요한 특성들인 것입니다. 특별히 왕은 하나님의 지혜를 가지고서 선과 악을 분별하며 악인을 형벌해야 합니다. 왕의 존재는 악인들에게 두려움이 되어서 악행하고자 하는 마음조차 먹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별히 권력을 가진 왕을 진노하게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해명을 해하는 것과 같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왕의 보좌(잠16:12)
2. 삶의 모습들
본문의 11-12,14,21,24,27,29절은 삶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보여 줍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사는 모습들은 참으로 가지각색입니다. 그러나 인간의 어떠한 삶도 하나님의 손에서 벗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모든 삶을 주관하시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타인을 깎아내리거나 물건의 흠을 잡는 일을 예사로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속히 잡은 산업은 결코 오래갈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감찰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깊은 것까지도 살피십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모습 그대로 젊은이는 그 힘으로, 늙은이는 그의 백발로 자랑을 삼으며 주어진 삶에 충실해야 합니다. 비록 이 세상에서 그 보응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공의로 우신 하나님은 각자의 행위를 감찰하시고 그에 대한 보응을 반드시 하십니다.
a. 모든 것을 주장하시는 하나님(마10:29)
b. 속여서 재물을 모음(잠21:6)
3. 부정적인 교훈들
1) 악한 행동들
본문의 1,3-4,9-10,13,16-17,20,23,25절?湧?모두 부정적인 행동들과 그 결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본문이 제시하는 악행들의 종류는 여러 가지입니다. 술에 미혹됨, 다툼을 일으킴, 일하지 않음, 저울과 말을 속임, 잠자기를 좋아함, 모르는 사람의 보증이 됨, 속여서 재물을 얻음, 두루 다니며 한담함, 부모를 저주함, 함부로 서원하는 것 등이 그것입니다. 본문 9절은 이러한 모든 죄악과 악행들을 모두 모아서 범죄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인간, 죄인인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해야 이전 범죄 행위밖에는 없는 것입니다. 죄인에게서는 자연스레 죄된 행동이 나오는 것입니다.
a. 범죄하지 않는 사람은 없음(왕상8:46)
b. 선을 행하는 자가 하나도 없음(시14:3)
2) 그 결과
본문은 악인들의 이러한 악행들과 더불어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에 대해서도 분명 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이들의 악행을 미워하십니다. 그리 하여 그들의 악은 스스로를 걸려 들게 하는 그물이 되어 그 몸이 볼모로 잡히게 합니다. 그는 빈궁해져서 먹을 것을 구걸해도 얻을 수 없으며 그 입에는 모래가 가득 하게 됩니다. 결국 그는 멸망과 어두움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 버립니다. 하나님은 악인의 악을 바로 징벌하기도 하시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셔서 계속 악을 쌓아 마침내 영원한 형벌에 이르게도 하십니다. 그러므로 아직 하나님이 징계하시고 꾸짖으시는 때는 그래도 소망이 있는 때인 것입니다.
a. 보응(잠24:12)
b. 내버려 두심(롬1:24)
4. 긍정적인 교훈
1) 선한 행위들
본문의 5-7,15,18,22,30절은 선하고 지혜로운 행위들과 그 결과에 대해서 교훈하고 있습니다. 선과 지혜는 일견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성경은 선한 자와 지혜로운 자를 거의 동일시합니다. 본문이 제시하는 선하고 지혜로운 행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모략을 길어 내는 명철함, 충성됨, 완전히 행함, 지혜로운 입술, 의논함으로 경영을 성취함, 악을 갚겠다 하지 않고 하나님을 기다림, 상하게 매로 때림, 이와 같은 행위들은 어찌 보면 세상적인 사고나 행동 방식에 비추어 보아 어리석고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은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는 자들입니다. 그는 다수를 따라 악을 행치 않는 사람이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선택하는 용기를 가진 사람인 것입니다.
a. 하나님께 원수를 맡김(롬12:19)
b. 다수를 따라 악행하지 않음(출23:2)
2) 그 결과
선하고 지혜로운 행동이란 결국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과 현실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거리감이 존재한다고 은연중에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제시하는 바를 믿고 따르는 자가 진정한 신자인 것입니다. 본문이 제시하는 결과는 이렇습니다. 그의 징계는 효과적이어서 그가 징계하는 자를 변화시키며, 그가 경영하는 것이 성공적으로 이루어 집니다. 그는 하나님의 구원을 누리게 되며, 그의 복은 후손에게까지 미칩니다. 하나님은 그분의 말씀대로 사는 자의 후대를 천 대까지 축복하신다고 하셨습니다.
a. 경영하는 바를 이룸(잠16:3)
b. 천 대까지 축복하심(출20:6)
결론
복잡한 현대에서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는 것은 어리석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하는 우리도 과연 가능하겠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조금의 의심도 제기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약속하신 바를 성취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명목만이 아닌 실재적인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향해 믿음의 발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떠들게 하는. '크게 외치다, 소동하다'라는 뜻으로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무절제한 것을 의미한다.
13절. 빈궁하게. 소유물을 빼앗기거나 소유권을 박탈당한 결과로 가난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16절. 옷을 취하라. 수치심을 자극하기 위하여 강제로 빼앗는 행위를 말하는데 보증인의 의무를 이행할 능력이 없으면서 타인의 보증이 될 만큼 어리석은 자의 소유물을 미리 빼앗아 벌을 주라는 뜻이다.
25절. 그물이. '어려운, 힘든, 괴로운'을 의미하는데 함부로 약속한 일로 인하여 심한 고통을 당하는 것을 나타낸다.
[신학주제]
지혜의 모습. 저자는 본장을 통해 지금까지 강조해 온 지혜가 과연 어떠한 모습으로 삶 속에 나타나야 하는지를 말하고자 한다. 이는 하나님의 지혜는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삶의 전영역을 지배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도덕적인 경건이다. 저자는 지혜 있는 자는 술에 취해 타락하지 말아야 할 것과 거짓말을 하지 말며 남을 속이고 불의한 이익을 취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도덕률에 대한 강조는 구약 율법 전체의 중심 주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성경은 단순히 기복적인 고대 근동의 종교보다 우월성을 지니고 있다. 둘째는 삶의 성실성이다. 저자는 본장에서 게으름에 대해 단호히 경고하고 있으며 정당한 노력에 의한 부의 획득을 강조한다. 이런 내용은 구약만이 아니라 세월을 아끼고 성실한 삶을 살 것을 요구하는 신약과도 일맥상통한다(참조, 엡5:15). 이러한 저자의 교훈은 인간의 자아 실현의 중요한 기능으로서 노동을 강조하는 창조 명령을 올바로 전해 주는 것이다(참조, 창1:28). 셋째는 참된 믿음의 삶이다. 저자는 앞에서 언급한 모든 현상의 근원이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믿음에서 나오는 것이며 동시에 여호와를 목적으로 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것은 또한 여호와를 경외함이 참된 지혜의 근원이며 유일한 구원의 근거임을 강조하는 본서 전체의 주제이기도 하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저자는 지혜를 관념이나 일상성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인격적인 삶의 영역에서 나타나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영적교훈]
본장에서는 속히 잡은 산업은 마침내 복이 되지 못한다고 교훈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노력없이 얻게 된 일확천금이 결코 평생의 유익이 되지 못함을 교훈하고 있다. 일하지 않고 소득을 얻은 사람은 그 가치를 모르기 때문에 순간의 쾌락을 위해 낭비하고 말며 오히려 이로 인해 방탕한 생활에 빠지게 되고 결국 인생을 망치게 될 뿐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세상에서 투기나 우연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부러워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자신의 땀을 통해서 작은 소득을 얻는 자를 더 기뻐하시고 축복하심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성도들은 매사에 자신에 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순간순간 성실하게 땀 흘려 사는 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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