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 행하는 길[잠 4장]
[내용개요]
본장은 사람을 영광의 길로 인도하는 지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지혜를 얻기 위해 힘쓸 것에 대해 교훈하고 있다. 저자는 지혜의 중요성에 대한 부모의 가르침을 듣고 행함으로 축복을 받았던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며 지혜를 얻으라고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다(1-9절) 이처럼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통한 교훈이기에 지혜의 결과가 영광이라는 가르침은 더욱 확실하고 힘있게 전달된다. 다음으로 지혜로운 자의 길과 악한 자의 길을 비교함으로써 지혜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악한 길이야말로 사람을 넘어뜨리며 멸망의 길로 인도하는 길임을 신신당부하고 있는 것이다(10-19절)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가르침을 잘 간직하며 마음에 지키라고 교훈하고 있다. 이는 혹시 악한 자들의 거짓된 가르침에 넘어가 지혜의 교훈을 잊어버릴까 염려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마음에 있는 말씀을 지키면 육체와 영혼이 모두 강건하여질 것임을 말하고 있다(20-27절) .
[강 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신앙이 가정에서 전수되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소위 '쉐마'라고 불리는 본문(참조, 신6장)을 비롯한 성경 말씀들은 가정의 가장인 아버지에게 신앙 전수의 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본장에서 솔로몬은 자신의 아버지인 다윗의 권위를 빌어 교훈하는 새로운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 지혜가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교훈합니다.
1. 지혜의 전수
1) 권고를 들으라
본문 1-2절에서 솔로몬은 교훈을 받는 자들을 '아들'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은 솔로몬의 친 아들들을 가리키기도 하며, 동시에 스승이 제자를 부르는 일반적인 명칭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솔로몬의 아들들로는 르호보암(참조, 왕상11:43)과 나아마(참조, 왕상14:31) 등이 있었습니다. 솔로몬은 아버지로서 훈계와 명철, 선한 도리를 가르치고 있으며, 그것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교훈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가르치심(엡1:17)
2) 다윗의 교훈
솔로몬은 자신이 가르치는 교훈은 자신의 아버지인 다윗에게서 전수받은 것임을 말합니다. 이스라엘에서 아버지는 가정의 제사장으로서 자녀들의 최초의 교사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아버지들에게 교육적 책임을 맡기셨습니다. 물론 어머니들이라고 해서 자녀 교육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참조, 잠31:2), 전체적인 책임은 아버지에게 지워졌던 것입니다. 다윗은 솔로몬에게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다했던 것입니다. 한편 솔로몬은 밧세바의 외아들은 아니었지만, 여기서 외아들이라고 한 것은 외아들처럼 특별한 사랑을 받았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솔로몬의 형제들(대상3:5)
3) 지혜가 제일
본문 4-9절은 다윗의 가르침을 다시 옮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다윗은 솔로몬에게 지혜가 가장 중요함을 교훈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 주시기를 원했고, 이러한 교훈의 영향으로 솔로몬은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던 것입니다. 특히 본문은 지혜가 세상의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최고의 것 즉, 제일임을 강조하면서, 그것을 얻으며 마치 연인을 사랑하듯이 열렬한 마음을 가지고 사랑할 것을 교훈합니다. 지혜는 자신을 사랑하는 자에게 영화로운 면류관을 씌워 줍니다.
a. 지혜에 대한 다윗의 교훈(대상22:12)
b. 지혜를 구한 솔로몬(왕상3:9)
2. 두길
1) 지혜자의 길
본장에서는 의인의 길과 악인의 길이 뚜렷하게 대조되어 나타납니다. 의인은 지혜의 길을 선택하는데 그의 선택은 구체적으로 지혜의 말을 받는 것, 훈계를 잡아 놓치지 않고 지키며, 악인과 그의 길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지혜자는 지혜를 굳게 잡고 그것을 지키는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할 뿐만 아니라, 악을 멀리 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합니다. 한편 지혜는 생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므로 훈계를 굳게 잡는 자에게는 장수를 비롯하여 삶의 평탄함, 실족하지 않게 하는 보호 등의 축복이 주어집니다. 이것들은 삶과 생명을 풍성하게 해주는 것들입니다.
a. 악을 멀리함(살전5:22)
b. 실족지 않게 하심(시18:36)
2) 악인의 길
의인이나 지혜자에 대조되는 악인은 지속적으로 악을 선택하여 그 길로 행합니다. 그들의 길은 구부러져 있으며, 어둡고 폭력적인 길입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악을 행하는 것은 필수적인 것이며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상 생활의 일부인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런 두려움도 없어 악을 자행합니다. 이들은 불의와 강포를 자연스럽게 행합니다. 이들의 이러한 태도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양식이라고 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태도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참조, 요4:34)
a. 악과 어두움(요3:19)
b. 악한 삶(시l4:4)
3) 두 길의 결국
성경에서 의인과 악인을 구분하는 기준은 단지 그들의 사고 방식이나 생활만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기준으로 성경이 제시하고 있는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그 사람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 개의 길은 점진적으로 발전하여 각각 광명과 어두움, 천국과 지옥, 구원과 멸망을 가름하는 확고한 것이 되어 버립니다. 즉 생명의 길과 멸망의 길이 되는 것입니다.
a. 악의 점진적 악화(딤후3:13)
b. 생명 길과 멸망 길(마7:13-14)
3. 지혜와 생명
1) 마음을 지키라
지혜에 주의하고 귀를 기울이며, 그것에서 눈을 떼지 말고 마음속에 간직하여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지혜는 생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입니다. 지혜는 그것을 얻은 자에게 생명과 건강이 됩니다. 특별히 이러한 관계 속에서 생명의 근원이 되는 마음을 지키는 것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됩니다. 마음이 상하면 그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 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음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마음을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시는 것입니다.
a. 마음을 하나님께 드림(잠23:26)
b. 질병과 마음(잠14:30)
2) 치우치지 말라
지혜의 길은 중용에 있습니다. 그것은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지혜로써 궤휼과 사곡을 멀리하고, 바르고 곧은 것을 선택해야 합니다. 또한 눈과 귀, 입, 발 등의 신체 기관들을 사용하여 마음을 지켜 정결케 해야 합니다. 자연인의 마음에서는 자연스럽게 악만이 나오게 되므로, 영육 전체를 드려 마음을 지켜야 하며, 그러는 가운데서 극단적으로 되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a. 치우치지 말라(신5:32)
b. 마음과 악(막7:23)
결론
지혜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과 육체, 정신과 영혼 모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지혜를 얻고자 노력해야 하며, 특히 부모 된 사람들은 자녀에게 지혜 곧, 하나님 경외하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단어해설]
2절. 법. 하나님의 말씀인 율법보다는 대대로 전수되어 내려온 일반적인 교훈들을 가리킨다.
4절. 지키라. 일시적이고 감정적인 순종이 아니라 지속적인 순종을 강조하는 말이다.
10절. 받으라. '믿으라, 의지하고 신뢰하라'라는 뜻으로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믿고 순종하는 것.
13절. 생명. 영원한 내세의 삶까지도 포함한 하나님의 생명력을 가리킨다.
14절. 사특한 자. 하나님을 믿지 않고 상습적으로 악을 계획하여 고의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자를 가리킨다.
17절. 강포의 술. 불의하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얻은 이익들을 가리킨다.
24절. 사곡을. 진리에서 탈선하여 완악하고 무지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을 나타낸다.
27절. 치우치지.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도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비신앙적인 결단으로 길을 결정하는 것을 나타낸다.
[신학주제]
선과 악의 대립.
지혜에 대한 본서의 교훈은 형식적인 면에 있어서 대구법을 사용하고 있다. 저자는 지혜의 길과 악한 길이 미치는 효과와 결과에 대한 비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행복을 주는 지혜의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의 이러한 표현 방식은 중립 지대 없이 선과 악이 끊임없이 대립하는 세상의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지혜의 길로 행하는 것은 선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소극적이고 개별적인 태도만으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세상의 악한 세력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길로 행하는 자들을 유혹하여 타락의 길로 이끌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악은 인간의 내면에서 연약한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여 악한 길로 유혹함과 동시에 사회라는 틀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특성을 이용하여 사회 구조 및 인간 관계를 이용하여 악을 조장하고자 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의 영적 상태를 항상 믿음의 테두리 안에 활동하도록 힘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위에 있는 악의 요소와 사회 공동체 속에 있는 악의 구조적인 현상에 대해 끊임없이 경계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의 초림과 재림 사이에 항상 존재하는 선과 악의 대립 현상이다. 그러므로 세속적인 삶에서 중간 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성도들이 악에 대해 계속 투쟁하고 소멸시키지 않으면 악이 성도들의 삶의 현장과 하나님 나라의 영역을 침범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삶은 자신의 영적 상태를 유지하는 소극적인 태도와 세상의 악을 소멸시키는 적극적인 삶의 형태가 동시에 나타나야 한다.
[영적교훈]
사람은 누구나 타인을 만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 나간다. 따라서 누구를 만나는가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선하고 말씀에 따라 사는 사람을 만난다면 그의 삶은 축복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악한 길로 행하고 하나님을 떠난 삶을 사는 사람과 함께 사귄다면 그의 길도 악한 길로 가게 될 것이며 멸망의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세상에서 살아갈 때 사람을 사귀는 것에 신중해야 할 것이다. 순간적이고 말초적인 쾌락을 위해 친구를 사귀고 자신의 물질적인 유익을 위해 사람을 만난다면 인생의 마지막 때에 하나님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따라서 성도들은 믿음의 형제들을 만나고 그들과 사귀며 서로 유익한 경건의 교제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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