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지혜[잠 1장]
[내용개요]
히브리 지혜 문학의 백미인 잠언을 여는 본장은 서론으로서 잠언의 목적과 참된 지혜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먼저 잠언의 저자가 솔로몬 왕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 글을 기록한 목적이 모든 사람에게 참된 지혜를 깨닫게 하고자 함임을 말하였다. 그러면서 저자는 참된 지혜란 바로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선언하였다(1-9절). 그러면서 악한 자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멀리하라고 권고하였다. 이는 악한 자의 길은 멸망으로 향하기 때문이다(10-19절). 이와 반대로 저자는 지혜의 교훈에 귀를 기울이라고 촉구하였다. 이는 지혜의 교훈은 사람을 평안으로 이끌기 때문이다(20-33절). 본장은 악한 자와 지혜로운 충고를 대조함으로써 잠언의 교훈에 참된 성공과 생명의 길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강 해]
잠언은 대부분이 솔로몬에 의해서 쓰여졌습니다. 솔로몬 이외에 아굴이나 르무엘의 잠언도 있지만 지혜의 대왕인 솔로몬이 잠언의 대표자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본장은 잠언의 전체적인 주제와 목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 특히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서 그에 합당하게 살라는 것이 본서의 가장 커다란 핵을 이루는 가르침입니다.
1. 잠언의 목적
1) 저자
1절은 본서의 저자가 다윗의 아들인 솔로몬 왕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솔로몬이 잠언을 전부 쓰지는 않았지만, 그는 지혜의 대왕으로서 수천의 잠언을 지었고, 이스라엘 지혜 문학의 창시자라는 것이 매우 중시되었기 때문에 솔로몬의 이름이 대표적으로 언급된 것입니다. 한편 잠언이라는 말은 비교문 또는 비유를 통하여 교훈하는 방식 또는 문학 장르를 말합니다.
a. 지혜의 대왕(왕상3:12)
b. 수천의 잠언을 지음(왕상4:32-33)
2) 잠언의 목적
솔로몬은 2-6절에서 잠언의 기록 목적을 말합니다. 그것은 지혜를 얻게 하고 자신을 훈련하는 것을 통하여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지혜로운 삶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잠언은 어리석은 자나 지혜 있는 자, 젊은이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기 위한 가르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상 성경 말씀 전체가 가지고 있는 기능이기도 합니다. 잠언의 경우에도 특별히 실제적인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특성을 가집니다.
a. 지혜롭게 함(시19:7)
b. 말씀의 기능(딤후3:16)
3) 잠언의 표어
7절은 잠언 전체의 표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서 나옵니다. 하나님에 대한 경외는 모든 지식의 출발점이요,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입니다. 한편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존경하면서도 그에 대해 마땅히 가져야 할 피조물로서의 겸손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a. 지혜의 근본(잠9:10)
b. 하나님을 경외함(신5:29)
2. 악인의 꾀임에 넘어가지 말라
1) 악인의 꾀임
세상의 악행과 악인은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악인들은 미련하여서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며 선과 악에 대한 윤리적 기준, 그리고 하나님의 명령을 무시합니다. 이들은 젊은이들을 꾀어서 폭력이나 살인을 통한 재물의 탈취에 동참시키려고 합니다. 그들은 젊은이들에게 물질의 위력과 그것을 얻기 위한 폭력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그들의 악한 일에 동참할 것을 종용합니다. 젊은이들은 대개 경험이 없고 어리석기 때문에 이런 유혹에 접할 때 쉽게 넘어가 버리게 됩니다.
a. 악인과의 동행(고전15:33)
b. 젊은이의 어리석음(잠7:21-22)
2) 악인의 종말
솔로몬은 곧 이어서 악인들의 결국이 어떠함을 들어 설명하면서 그들과 함께 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폭력과 살인에 대한 악한 계획은 결국 스스로의 피를 흘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들은 악을 행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계획하지만, 그들이 피차에 손을 잡아 협력할지라도 결국은 하나님에 의해서 멸망당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악한 계획은 결국 자신을 해하려는 계획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어리석게도 자신들의 죽음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달려나가는 것입니다.
a. 악인의 계획(잠4:16)
b. 결국은 멸망당함(잠11:21)
3) 악인을 멀리하라
악인의 뻔한 종말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솔로몬은 악인을 멀리하라는 가르침을 여러 표현들을 사용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좇지 말라, 함께 길에 다니지 말라, 그 길을 밟지 말라.' 이것은 악에 대한 성경의 일반적인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다윗이나 바울은 정확하게 이것과 일치하는 가르침을 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을 가까이하면 검은 물이 묻듯이 악인을 가까이하면 악에 물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악인들 가까이에 가지 않는 것입니다.
a. 악인을 멀리함(시1:1)
b.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살전5:22)
3. 지혜의 외침
1) 지혜의 초청
본문에서는 지혜가 의인화되어 나타나는데 본서에는 이런 방식의 묘사가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혜는 여성형으로 사용되면서 악인, 특히 음녀와 대조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악인들의 꾀임은 주로 은밀하게 되어지는데 반하여, 지혜의 초대는 길거리와 광장 등에서 공개적으로 되어집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주시는 지혜가 몇몇의 특권 계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권하는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혜가 모자라서 지혜를 구하는 자에게 호의를 갖고 계시며, 그들에게 후하게 지혜를 주시는 것입니다.
a. 여성으로 표현된 지혜(잠7:4)
b. 지혜를 후히 주심(약1:5)
2) 부정적인 호소
지혜의 초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그것은 지혜의 초대에 응한 사람들에 대한 혜택과, 지혜를 거부했을 때에 당하게 되는 재앙입니다. 지혜는 특히 어리석은 자와 거만한 자들을 초대의 대상으로 삼아 회개를 촉구합니다. 사실 지혜가 더욱 필요한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오히려 지혜를 멀리합니다. 그들이 지혜를 멀리한 결과는 재앙과 환난이며, 무엇보다도 뒤늦게 지혜를 찾지만 지혜를 만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마치 선지자들의 메시지와도 유사한 내용을 보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거부는 결국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거부하시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a. 하나님에 대한 거부(렘7:13)
b. 하나님의 거부(사1:15)
3) 긍정적인 호소
반대로 지혜를 받아들이는 자는 안연함과 평안의 축복을 누리게 됩니다. 왜냐하면 지혜는 그것을 가진 자에게 생명 나무와 같아서 생명과 복을 베풀며, 모든 재앙을 미리 알아 피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순종하는 것만이 참된 평안과 안식을 누리는 유일한 방법인 것입니다.
a. 지혜와 생명 나무(잠3:18)
b. 재앙을 피함(잠22:3)
결론
본장은 지혜가 무엇이며, 지혜를 따르지 않고 악인을 따르는 것의 부정적인 결과와, 지혜를 얻는 자가 누릴 축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참된 지혜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며(참조, 고전1:30),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참된 평화와 영원한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을 알아 경외함으로, 구원에 이르는 지혜 (참조, 딤후3:15)를 얻어 놀랍고 풍성한 하나님의 구원을 받아 누리는 사람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2절. 지혜. 원어 <hm;k]j;:호크머>는 인간 경험의 전 영역을 망라하는데 전문적인 기술뿐 아니라 통찰력도 뜻한다.
11절. 숨어 기다리다가. 전쟁에서의 한 방법인 잠복을 가리킨다. 성경에서는 죄나 혐의가 없는 경건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상해를 주기 위해 숨어서 기다리는 악인들의 행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25절. 멸시하며. '무시하다, 거절하다'라는 의미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 방자히 행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31절. 꾀에. 하나님의 참된 지혜와 비교하여 인간의 헛된 계략을 가리킨다.
[신학주제]
잠언의 주제.
잠언은 인간의 생활 속에서 올바른 길을 제시해 주는 지혜의 교훈을 모은 글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잠언은 일반 교훈집이나 격언집과 같이 세속인 교훈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본서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세세한 삶의 여러 가지 행동 규범이 아니라 바로 절대자이시며 유일한 구원자이신 하나님이다. 그것은 저자가 본서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지혜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임을 선언하는 7절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본서가 말하는 지혜는 결코 인간의 경험이나 내적 인식을 통해 획득할 수 없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통해 얻는 지혜만이 인간의 삶을 번영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서가 말하고 있는 지혜로운 삶의 규범은 하나님의 명령을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다. 본서 전체에 나타나는 단편적인 교훈들이 율법과 거의 일치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본서의 교훈을 요약하면 몇 가지로 집중되어진다. 첫째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이다. 인간의 모든 생사 화복은 근본적으로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그 다음으로 본서는 그런 하나님의 주권으로부터 평안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본서는 인간의 악한 성품과 죄성을 비교하며 하나님의 말씀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단언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이 따라야 할 하나님의 말씀의 구체적인 내용은 개인적인 도덕적 삶과 사회적인 정의임을 밝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잠언은 인간의 삶을 유익하게 하는 격언이 아니라 인간의 죄성을 드러내고 구원은 오직 전능자이신 하나님께만 있음을 말하는 구속의 계시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영적교훈]
역사상 수많은 현대인들이 나름대로 영원한 진리를 주장하였지만 그 어떤 주장도 모든 시대에 걸쳐 인정받지 못하였다. 이는 인간이란 근본적으로 자신의 시대적인 상황 속에서 벗어날 수 없지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지혜는 결코 완전하지도, 영원하지도 않다. 오직 영원한 진리는 하나님의 말씀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때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신의 판단을 믿고 행동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성도들은 아무리 작고 하찮은 일 이라도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의 모든 것을 이미 알고 계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채워 주시고 인도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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