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목사/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므로 (대상 29:1-9)
오늘 본문은 부분적으로 지난주의 설교에서 이미 인용된 것입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자기 자신이 먼저 개인 재산 전부를 성전건축에 다 바친 후 온 백성을 모아 말한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내 아들 솔로몬이 유일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바 되었으나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이 공사는 크도다. 이 성전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요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 여기서 우리는 먼저 “이 성전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요 여호와 하나님을 위한 것이라.” 한 말에 주목합니다. 우리가 새 성전을 건축하는 목적이 그저 우리 자신의 편의와 즐거움과 자랑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새 성전 건축이 어디까지나 하나님을 위한 일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한다고 해서 사치와 낭비가 허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사치와 낭비를 삼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성을 기울여 건축해야 한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영이신 하나님이시니까 사람의 손으로 지은 건물 안에 계시지도 않을 것인데 아무렇게나 지은들 어떻겠느냐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성전은 하나님을 눈에 보이도록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성전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고백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하고 우리가 세상을 향하여 하나님에 관하여 말하는 수단이고 내용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다윗이 자기 혼자 성전건축을 준비한 것이 아니라 온 백성으로 하여금 힘껏 참여하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다윗이 왕권으로 비축한 나라의 재원만으로도 성전건축은 충분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렇게 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자기 자신을 비롯해 온 백성이 개인적으로 성전건축에 헌신하게 했습니다. 그는 먼저 자기 자신이 백성 앞에 모범을 보였습니다. 그의 말을 다시 들어봅니다. 본문 2-3절입니다: “내가 이미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힘을 다하여 준비하였나니 곧 기구를 만들 금과 은과 놋과 철과 나무와 또 마노와 가공할 검은 보석과 채석과 다른 모든 보석과 옥돌이 매우 많으며 성전을 위하여 준비한 이 모든 것 외에도 내 마음이 내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므로 내가 사유한 금, 은으로 내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드렸노니” 했습니다. 다윗은 성전건축에 필요하고 도움이 될 만한 나라의 재물은 다 동원했을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성전을 사모하는 마음 때문에 자기의 “사유한” 금은보화를 또한 다 바쳤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유재물은 순수한 개인 소유의 재산만이 아니라 옛 근동의 군주들이 정치적 곤경에 처할 때나 재난을 당할 때 등 비상시 자신의 안전을 위해 비축해 놓는 준비금까지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다윗은 순수한 개인재산보다 훨씬 더 컸을 그 비자금까지 다 성전건축에 바쳤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말 다윗은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 앞에서 자기 자신의 안위 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문제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길 수 있었던 그의 믿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그런 믿음으로 새 성전 건축에 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본문 4-5절에 보면 다윗은 개인적으로 “오빌의 금 삼천 달란트와 순은 칠천 달란트”를 바쳐서 “모든 성전 벽에 입히며 금, 은 그릇을 만들며 장인의 손으로 하는 모든 일에 쓰게” 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그가 바친 것 중에 금 삼천 달란트의 가치가 얼마나 나가는 것인지만 알아보겠습니다. 지난주 설교 때 한 대로 다시 한 번 계산해 봅니다. 1달란트는 적어도 30킬로그램 즉 3만 그램이라 했습니다. 그리고 3.75그램이 한 돈이니까 3만을 3.75로 나누면 8000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 달란트는 8000돈입니다. 요즘 시세로 금 한 돈에 우수리 떼고 적게 잡아서 15만원 치면 금 한 달란트가 12억 원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3천 달란트는 얼마가 되겠습니까? 12억 곱하기 3000 하면 3조6천억입니다. 다윗이 개인적으로 바친 금값은 오늘날의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최소한 3조6천억 원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성전건축에 개인적으로 바친 재물의 총액을 밝힌 다윗은 이어서 온 백성에게 호소했습니다: “오늘 누가 즐거이 손에 채워 여호와께 드리겠느냐?”(본문 5절 하반절) 그 경과가 무엇이었습니까? 본문 6-9절을 또 봅니다: “이에 모든 가문의 지도자들과 이스라엘 모든 지파의 지도자들과 천부장과 백부장과 왕의 사무관이 다 즐거이 드리되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위하여 금 오천 달란트와 금 만 다릭 은 만 달란트와 놋 만 팔천 달란트와 철 십만 달란트를 드리고 보석을 가진 모든 사람은 게르손 사람 여히엘의 손에 맡겨 여호와의 성전 곳간에 드렸더라. 백성들은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기뻐하였으니 곧 그들이 성심으로 여호와께 자원하여 드렸으므로 다윗 왕도 심히 기뻐하니라.” 온 백성이 자원하여 성심으로 드리고 기뻐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새 성전을 사모하는 마음도 이처럼 표출되기를 원합니다.
오늘 우리가 새 성전 건축을 위한 헌금을 작정하려고 하는데 지난 주일부터 많은 교우들이 침통해하거나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침통함과 고민은 이미 끝났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헌금 작정을 하시기 바랍니다. 누가 적지만 있는 힘껏 내는지 또 누가 많은 것 같지만 인색하게 내는 것인지를 하나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초기 예루살렘 교회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 같이 불쌍한 사람들이 한 사람도 없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 교인들에게 한 말을 귀담아 들읍시다: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하나님이 능히 모든 은혜를 너희에게 넘치게 하시나니 이는 너희로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여 모든 착한 일을 넘치게 하게 하려 하심이라.”(고후9:6-8)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능히 모든 은혜를 우리에게 넘치게 하시며 모든 일에 항상 모든 것이 넉넉하게 해주실 것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믿고 행하는 이에게 하나님께서는 상상도 못할 놀라운 은혜를 베푸심을 확신하게 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빕니다.
집안이야기 한 번 더 하는 것을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큰 딸네가 작년에 미국으로 갔습니다. 사위가 공부하러 갔기 때문입니다. 여러 학교의 문을 두드려보았지만 장학금을 충분히 주겠다는 데가 없어서 원래 계획보다 일 년 늦어졌습니다. 부모 된 심정에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럴 여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재원은 제가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직을 떠난 후부터 다달이 받는 연금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첫 달 연금부터 전액을 만 8년간 독일에 유학 간 제자 목사 한 사람을 돕는 데 다 보내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 제자가 작년에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올 것이 확실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후부터는 사위를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딸네도 일단 그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사위지만 정말 신앙 좋고 반듯하며 성실하기 이를 데 없는 청년이기에 당당하게 장학금으로 줄 만하다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작년 봄 새 성전 건축에 집을 바치기로 우리 부부가 작정을 하자 이래저래 다 없어진 전세금을 갚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세금 갚을 길은 연금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 연금으로 사위 유학을 돕겠다는 계획을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애들에게는 미안했지만 우리 도움 받아서 유학 갈 생각을 버리라고 포기시켰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대단히 마음이 아팠지만 성전 건축이 우선이었습니다. 사위는 그래서 당분간 공부하기를 포기하고 국제기관에 취직할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유엔에서 직원을 뽑는 일이 있어서 사위는 거기 응모를 했습니다. 1차 합격이 되었습니다. 2차 시험을 기다리는 한 편 그래도 장학금 받으며 공부할 수 있을 학교가 어디 없을까 하며 계속해서 입학청원서류를 보내고 있었는데 한 군데서 답이 왔습니다. 교수가 직접 두 차례나 국제전화를 걸어 면접을 하더니 연락이 왔는데 등록금 전액 면제해주고 연 이만오천 달러의 장학금을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연 이만오천 달러를 우리 돈으로 환산해보니 딱 우리가 다달이 보내줄 수 있는 연금 액수였습니다. 등록금 전액 면제라는 더 큰 혜택은 빼고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 학교는 미국의 동부 명문대학의 하나인 브라운대학입니다. 애들 말로는 유엔기구의 직원채용에 일차 합격한 사실이 그 대학에서 입학허가결정을 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했으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 하시는 일이 이렇게 놀라운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 놀라운 은혜를 여러분도 다 같이 누리실 수 있기를 빕니다. 믿고 행하는 이에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놀라운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 교우 모두가 이런 감격을 맛보며 하나님을 위한 우리의 새 성전을 건축할 수 있기 바랍니다. 저희는 그래서 미쁘신 우리 하나님께 다시 한 번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리며 즐거운 마음으로 작년 제자 유학 돕기를 끝낸 다음 달부터 다달이 나오는 연금으로 <전세금 갚기>작전 적금을 신나게 붓기 시작한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만일 우리가 새 성전 건축헌금 내는 것보다 애들 유학 돕기를 우선시하기로 하고 애들도 그것 믿고 유학 갔더라면 작년말부터 불어닥친 환율급상승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 달러환율이 아무리 올라도 미국에서 받는 그 나라 돈으로 받는 장학금이니 염려할 것이 전혀 없이 한 해를 지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자기 자신은 가난하여지기까지 자기의 모든 사유재산을 성전건축에 바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난해지기까지 다 바치겠다는 것은 그의 마음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를 가난해지게 내버려두시지 않으셨습니다. 역대상의 끝부분에 뭐라고 기록되었는지를 봅니다. 대상29:28입니다: “그가 나이 많아 늙도록 부하고 존귀를 누리다가 죽으매 그의 아들 솔로몬이 대신하여 왕이 되니라.” 다윗처럼 이번 새 성전 건축을 위해 힘껏 바치고 하나님의 은혜로 나이 많아 늙도록 부하고 존귀를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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