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들의 멸망에 대한 간구[시 35장]
[내용개요]
본장은 곤경에 빠진 시인이 하나님께 싸워 주시고 공의롭게 판단해 주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이다. 시인은 하나님을 자신을 위해서 싸워 주시는 용사로 묘사하면서 즉각 전투에 출정하여 대적들을 무찔러 주시기를 요청한다(1-6절). 그리고 원수들이 설치한 함정과 그물에서 건져 주실 것을 호소한다(7-10절). 또한 시인은 친구같이 대해 주던 자들에 의해 배반당하여 억울한 위기에 처한 자신의 상황을 호소한다(11-16절). 시인은 주의 구원을 호소함과 동시에 감사와 찬송을 드린 후에(17-18절)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심판을 요구하면서 대적들을 고발한다(19-26절). 마지막으로 시인은 주를 찬송한다(27-28절).
[강 해]
본시편은 다윗이 원수들의 계속되는 핍박으로 인해 고통받으면서 하나님께 도우심을 호소하고 있는 비탄시(애가)입니다. 따라서 여호와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시인의 간절한 호소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 시를 통해서 우리는 악인들에 대해 공의로 심판하시기를 간구하는 기도를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1. 원수들로부터의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
1) 전사이신 하나님
다윗은 시의 시작부터 하나님께 간구하기를, 자기를 죽이고 이유 없이 미워하는 적들로부터 구원해 달라고 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 싸워 주시는 전사가 되어주시기를 간구한 것입니다. 그래서 방패를 손에 잡고 창을 빼어 들고 원수들을 맞아 싸워 주시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이렇게 하나님을 전투하는 무사로 묘사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악한 무리들을 대적해 친히 싸워 주시는 능력과 공의의 하나님을, 이렇게 전사로 묘사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자기를 핍박하는 원수들을 모두 물리쳐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따라서 이 기도는 공의로 원수들을 심판하시기를 간구하는 내용의 기도입니다. 다윗은 그 생애에서 사울 왕의 위협을 당했으며 통치 말년에는 자신의 아들 압살롬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같이 다윗의 생명을 해치려고 했던 자들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당하였습니다. 사울과 압살롬은 모두 전쟁터에서 죽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악인들을 대적해서 싸우시는 전사이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잘 알 수 있습니다.
a. 용사이신 하나님(출15:3)
b. 전쟁에 능하신 여호와(시24:8)
c. 백마를 타고 싸우시는 분(계19:11)
2) 구원해 주신 여호와를 찬송함
하나님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원수들로부터 구원함을 얻은 다윗은 여호와와 같으신 분이 없다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여호와를 즐거워하며 그의 구원을 기뻐한다고 노래하는 다윗은 자신의 모든 뼈가 여호와의 구원을 즐거워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모든 뼈'라는 표현은 인간의 전인격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송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하와를 창조하셨을 때 아담이 '이는 내 뼈 중의 뼈'라고 말했던 것이 바로 그것을 확인해 줍니다. 이같이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함을 얻은 성도로서 우리의 전인격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a. 사람의 세력들로부터 구원받음(히2:14-15)
b.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생(롬6:23)
c. 구원의 간구(시54:1)
2. 원수들로 인해 고통당하는 자의 슬픔
1) 고통 중에서 하는 기도
다윗은 부당하게 자신을 미워하는 자들에게서 구해 달라고 다시금 여호와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서술하기를 불의한 증인이 자신을 힐문하며 선을 악으로 같아 영혼을 외롭게 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 원수들이 병들었을 때 금식하고 기도하면서 그들을 자기의 친구와 동일하게 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윗이 곤경을 당했을 때, 매우 기뻐하고 조롱하기까지 했다는 것입니다. 이같이 악인들은 선을 악으로 갚는 자들입니다. 그러한 자들을 상대하면서 다윗이 취할 수 있었던 자세는 오직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다윗은 이제 더 이상 하나님께서 관망하시지만 말고 자기의 영혼을 원수들에게서 구원해 주실 것을 간구합니다.
a. 정신적 고통(욥21:25)
b. 영원한 고통(계20:10)
c. 고통 당하면 마음이 아픔(렘4:19)
2) 원수들의 승리는 용납하지 마시기를 구하는 기도
다윗은 고통 중에서 아뢰는 자신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시기를 간구하면서 원수들이 승리하지 못하게 해주시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무고히 의인들을 미워하는 자들이며 서로 눈짓을 하며 모의를 하고 악한 행동을 하는 자들입니다. 그들이 만약 승리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의인의 패배와 좌절이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공의의 하나님의 이름이 땅에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그것을 염려하는 다윗은 원수들이 자신들의 악행에 대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을 받아 멸망하게 될 것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a. 이스라엘의 원수(출23:22)
b. 여호와의 원수(사1:24-25)
3. 하나님의 공의를 구하는 기도
1) 하나님의 공의로 판단하시기를 구함
다윗은 원수들이 범죄하는 것을 목격했고 그 일에 대해 여러 번 하나님께 아뢰고 있지만, 이미 하나님께서 악인들의 범죄 사실을 보고 계시다는 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이제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던 것을 그만두시고 의로운 자신을 위해 공의로운 심판을 내려 주시기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본문의 23절에서 다윗은 하나님께서 떨치고 깨셔서 자기를 공판하시며 자신의 송사를 다스려 달라고 요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다윗의 간구에 응답하시어 다윗을 변호하심으로써 원수들의 모든 도모와 궤계를 파멸에 이르도록 하실 것입니다.
a. 심판이 하나님의 공의를 나타냄(출9:14)
b. 하나님은 죄악을 벌하시는 분(출20:5)
c. 심판이 영적인 무지로도 나타남(사6:9-10)
2) 하나님의 응답으로 인해 찬송하기를 원함
다윗의 마지막 기도는, 하나님의 응답을 얻은 후에 하나님을 찬송하며 기뻐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실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은 의인의 간구에 귀를 기울이시는 분임을 확신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하나님의 응답으로 인해 종일토록 하나님을 높이며 찬송하는 것으로 이 비탄조시의 결론으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처음에 우울한 어조로 전사이신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바랐으나 이제 다윗은 시를 마치면서 이미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확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리 하나님의 응답에 대해 찬양과 영광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이같이 우리는 다윗의 그의 모든 기도시들을 항상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분께 영광 돌리는 것으로 끝맺고 있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도 언제나 끊이지 않고 우리를 돌보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면서 감사와 찬양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찬양과 감사는 우리 성도들의 호흡과도 같은 것입니다(참조, 살전5:18).
a. 기도를 도우심(롬8:26)
b. 부르짖을 때 응답하심(사58:9)
c. 기도 응답 후의 기쁨(요일3:22)
결론
악한 자들이 자신의 세력을 펼쳐 가면서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공의가 실현되기를 간구하면서, 각자가 하나님의 전사로서 이 세상의 악과 대치해 승리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 것입니다. 엡6장에서 묘사하고 있는 대로 말세에 마귀들을 대적해 싸우기 위해서는 구원의 확신과 말씀의 검, 그리고 늘 기도하는 영적 무장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확실한 무장을 갖추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세상을 맞아 싸울 때 우리는 하나님이 보장하신 승리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단어해설]
2절. 방패. 전쟁에서 사용되었던 무기. 목재로 만들어졌으며 모양은 장방형이거나 원형이었음.
5절. 겨. 원래는 곡식의 겉 껍질을 가리키나 성경에서는 완전히 무가치하여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를 나타냄.
11절. 힐문하여. '고소하다, 따지다'를 뜻.
15절. 비류. 사악한 불량배, 모리배들을 의미. 성경에서는 사단의 세력을 가리키기도 함.
20절. 모해하며. 속임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
23절. 송사. 백성들 사이에서 일어난 분쟁을 재판하는 일.
28절. 종일토록. 하루종일이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날 동안을 의미함
[신학주제]
기도의 내용. 시인은 본시에서 자신은 죄가 하나도 없는데 자신의 도움을 받았던 자들이 배신하고 대적이 되어 거짓과 음모를 일삼고 있으므로 하나님께서 공의로운 재판관이 되어 판단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시인이 마치 자신은 흠 없는 의인인 양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현재 나 자신이 억울한 일을 당했으므로 이 억울함을 풀어 달라는 것이지 자신은 전혀 무죄한 의인이라는 뜻은 아이다. 아무튼, 시인의 기도의 내용은 명확하다. 그리고 대단히 인간적이기도 하다. 본시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개관하면 하나님은 용사로서 나의 억울한 싸움을 싸워 주시고, 또 재판관으로서 나의 억울한 사정을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는 내용이다. 시인은 틀림없이 자기 자신은 옳고 자기의 대적들은 거짓과 모략이 가극한 자들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기도할 때 그들을 무조건 정죄하는 것이 아니 라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을 간구한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기도에는 인간적인 판단이 들어갈 수 있다. 극단적인 예를 든다면 현재의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이므로 더욱 건강과 지혜를 달라고 기도할 수도 있고, 현재의 대통령은 나쁜 대통령이므로 하루 속히 다른 사람을 대통령으로 세워 달라고 기도할 수 있다. 그러나 기도하는 자의 궁극적 자세는 반드시 최후의 공정한 판단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이다. 기도의 내용에는 사실상 인간적 판단들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인간의 소원을 아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기에 반드시 하나님의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며, 그 심판을 수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야만 바람직한 기도의 내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영적교훈]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싸워 주시는 용사인 동시에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판결해 주시는 재판관이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싸워 주신다는 말은 우리의 모든 싸움을 다 싸워 주신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 자신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의 싸움을 대신 싸워 주시는 것이다. 우리 인간이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지 않는 곳에서는 용사로서 싸우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볼 수 없다. 한편, 하나님께서 억울한 사정을 판결해 주시는 재판관이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사정을 속속들이 알기를 원하시는 세심한 하나님이시고,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반드시 바로잡고 보호해 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라는 뜻이다. 뿐만 아니라 이런 심판은 하나님의 종말론적 심판의 모습을 암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