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년부의 방/장년부 설교

아무 것도 아닙니다

에반젤(복음) 2021. 7. 11. 20:21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름 : 김춘섭
날짜 : 2002-12-01 16:07:01 (IP : 202.123.14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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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13:1-3

얼마 전에 텔레비전 뉴스에 몽골인 근로자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짐작하는데, 수 년 동안 땀흘려 벌었습니다. 그들 4백여 명이 모은 돈 1억 5천 만원을 몽골에 부치기 위하여 환전을 부탁했는데, 그 돈을 맡은 우리나라 사람이 그만 종적을 감춘 것입니다. 여간 얼굴이 화끈거리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에 신문에 기사가 났습니다. 두레교회의 교우 한 분이 그 소식을 듣고는 1억 원을 내 놓았고, 나머지 5천 만원은 교우들이 헌금하여 몽골인들에게 대신 돌려주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중에서도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가슴 아프게 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아픈 가슴을 자기의 정성을 쏟아서 위로하는 손길도 있습니다. 세상이란 이런 맛에 사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입니까? 세상이 각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름다운 삶을 사는 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교회를 다녀간 바 있는 최일도 목사님의 다일공동체가 드디어 천사병원을 개원했지 않습니까? 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없는 자들도 누구든지 오면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병원입니다. 이 병원에 자원하여 참여하는 훌륭한 분들이 있습니다. 사회봉사기관에서 이름 없이 땀흘리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몇 주 전에 뉴질랜드의 심성훈 목사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후두염과 기관지염이 너무 심해서 설교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 목회를 쉬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목회자를 추천하여 교단에서 파송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교우들이 사임을 말리면서, 기다리겠으니 수술 받고 요양하여 건강하게 와서 다시 교회를 섬기자는 것입니다. 결국 저희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 세 목사들을 잘 아는지라 한 목사가 한 달씩 다녀가면서 교회를 지켜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만 생각한다면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이 대강절기에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하나님의 교회를 돕는다는 심정으로 지난 주 임원제직회에서 흔쾌히 승낙해 주었습니다. 남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것도 이미 큰 은총인 것입니다. 함께 격려하고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하나님께서 "잘 하였다."고 하시지 않겠습니까? 사랑으로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1. 사랑에서 사랑으로

우리의 신앙생활의 출발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사랑하시어 아들을 주시고, 또 그 아들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십자가와 부활이 우리 신앙의 분명한 출발입니다. 우리의 믿음도 그 사랑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사랑에서 출발하여 믿음으로 나아가고, 다시 사랑으로 열매맺어집니다. 유명한 사랑장인 고린도전서 13장에서 바울은 이렇게 말합니다. 표준새번역으로 읽습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방언으로 말을 할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울리는 징이나 요란한 꽹과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예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내가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또 산을 옮길만한 모든 믿음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내게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고전 13:1-2).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성령의 은사를 사모합니까? 그런 일들을 얼마나 귀하게 보고 있습니까? "지혜의 말씀, 지식의 말씀, 믿음, 병 고치는 은사, 기적을 행하는 능력, 예언하는 은사, 영을 분별하는 은사, 여러 가지 방언, 그 방언을 통역하는 은사(고전 12:8-10)" 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것들입니까? 그리고 얼마나 이런 것들을 사모합니까?

그러나 이 모든 것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여 이 말씀을 다시 뒤집어서 읽으면, 사랑 없이도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없이도 하나님께서 주신 갖가지의 소중한 은사들을 받을 수 있고, 가질 수 있습니다. 사랑 없는 말씀, 사랑 없는 믿음, 사랑 없는 병 고침, 사랑 없는 능력, 사랑 없는 예언, 사랑 없는 방언, 사랑 없는 통역 다 있을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다시 읽다보면 힘주어서 읽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이라는 말과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입니다. 모든 비밀, 모든 지식, 모든 믿음, 이런 것이 신앙 생황에 얼마나 귀중한 것들입니까?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 있다 하여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게", "아무 것도 아닌 주제에"하는 말들을 얼마나 싫어합니까?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은 인격을 모독하는 말이요, 여간 기분 나쁜 말이 아닙니다. 그것만큼 무시 받는 말이 없습니다. 내 스스로는 곧잘 아무 것도 아니고, 세상의 벌레만도 못한 존재라고 하면서도, 실상 남들이 나를 향하여 그런 표현을 하면, 여간 속이 상하지 않고 심지어는 죽이려고 달려듭니다.

2. 사랑이 없으면

그런데 오늘 바울 사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이 모든 은사들로 가득 차 있다할지라도 사랑이 없다면 말입니다. 결국은 사랑입니다. 오직 사랑뿐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참으로 아무 것도 아닙니다. 정말 나는 아무 것도 아니지 않는가? 스스로 질문해 봅니다.

그러나 아무런 사랑이든지 다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을 말합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해선 안 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이 아닙니다. 그것은 욕정이요, 죄악입니다. 그것은 정말 어떤 성령의 은사가 있다할지라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됩니다.

"사랑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언도 사라지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사라집니다. 우리는 부분적으로 알고, 부분적으로 예언합니다. 온전한 것이 올 때에는, 부분적인 것은 사라집니다(고전 13:8-10)."

다른 것은 다 사라지고, 사랑만이 영원합니다. 사랑만이 온전한 것이며 다른 것은 다 부분적인 것입니다. 이 영원한 사랑이 없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것입니다. 무엇이 영원한 것입니까? 무엇이 오래도록 남습니까? 다이아몬드가 영원하다는 영화도 있었습니다만 사랑만이 영원합니다. 주님께서 보여주신 그 고귀한 사랑 말입니다.

초대교회의 순교자 스데반은 그리스도의 사랑에 완전히 젖은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마지막 죽음은 예수님의 죽음과 너무도 닮았습니다. 자기를 돌로 치는 무리들을 위하여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행 7:60)"하고 기도하였고,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행 7:59)"하고 숨을 거둡니다. 그는 분명 사랑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자들을 사랑으로 용서하고 그들에게도 주님의 자비를 기도하였던 것입니다.

3. 아무 것도 아닙니다

지난 금요일에 어떤 집사님이 찾아왔습니다. 이 분은 보통 때에도 열광적으로 기도하는 법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차지도 덥지도 않은 미지근한 신앙인처럼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신앙을 고백합니다. 자기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자기는 너무 감사하다고 합니다. 좋은 교회와 좋은 목사 만나게 하시고, 좋은 교인들 만난 것이 너무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는 지금까지의 삶을 통하여, 세상에서 복이 없는 자 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기야말로 가장 큰 은혜를 받은 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날 저를 만난 것은 감사하다는 고백이 아니라 다른데 있었습니다. 자기의 형편이 어려운 줄 알고 어떤 교우가 적지 않는 돈을 주었답니다. 고맙게 받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받을 자격이 없더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는 이렇게 감사한 생활을 하고 있고, 그래도 밥을 먹고살고 있으며, 자기보다 더 가난하고 어려운 교우가 분명히 있을 터인데, 자기는 누가 그런지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전해 달라면서, 자기에게로 들어 온 수입이었으니, 일단 십일조는 하나님께 드린 후 나머지 금액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자기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이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마침 기도 중에 도와주어야겠다는 교우가 있었는데, 그 교우에게 전달을 하였습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입니까? 스스로를 아무 것도 아니라고 고백한 자가 하나님이 사랑과 교우들의 사랑에 감사하여 아름다운 일을 하지 않습니까? 이런 소식을 들으면 힘이 나지 않습니까? 정말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교회입니다.

참으로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입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아닌 존재지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아무 것도 아닌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정말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아무런 능력을 행한다 하여도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참 사랑이 없으면 말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자로 살아서는 안 됩니다. 사랑 받은 자로 마땅히 주님께서 보여주신 그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