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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라

에반젤(복음) 2020. 8. 17. 19:50

 

 

                       여선지자 겸 사사 드보라

 

 

 

개미나 거미와 달리, 사람에게 좋은 일만 하는 ‘꿀벌(Deborah)’ 그리고 ‘말씀(Dabar)을 선포하는 여인’이라는 이중 의미의 사사 겸 여선지자 드보라는 결코 유명무실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스라엘 12사사 가운데 유일한 여성이었고, 그녀가 선포한 신언(神言)의 권위에는 바락 같은 장군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녀의 여러 별명도 이를 대변한다.

이스라엘의 국모(國母·삿 5:7), 여선지자 삼인방(미리암, 드보라, 훌다), 이스라엘의 잔 다크, 여류시인(5:1), 여인천하, 신인협력(Synergism) 신학의 개척자(5:23; 고전 3:9) 등이다.

드보라가 사사로 활동한 주전 12세기는 이스라엘 역사 가운데 어두운 구름이 짙게 드리웠던 암흑기로, 시내산에서 야웨와의 언약 가운데 탄생된(5:4∼5) 신정국가 곧 12지파 동맹(Tribal Confederation)이 와해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이스라엘이 정복하지 못한 가나안 도시국가들(1:27∼33; 3:1∼3)의 동맹 속에(5:19) 그 수장격인 핫솔왕 야빈이 최신식 무기(철병거 900승)로 무장한 전차부대의 사령관으로 시스라를 임명했고, 그의 군대는 이스라엘의 곡창 이즈르엘 평원과 이 평원을 통과하는 국제도로(5:6)를 장악할 뿐만 아니라 에브라임 산간지대(에브라임, 므낫세, 베냐민)와 갈릴리 산간지대(잇사갈, 스불론, 납달리)를 이어주는 지파동맹의 허리를 끊어놓으려는 작전을 진행 중이었고, 특히 시스라 군대는 한국 여성들을 위안부로 납치한 일본군처럼 이스라엘 처녀들을 납치하고 폭행하는 일을 자행하였다(5:30; 4:3∼5).

이에 드보라는 원수에게 유린당한 이스라엘 여인들의 고통을 ‘이스라엘의 어미’ 심정으로 통감하고(5:7), 납달리 지파의 영웅 바락을 불러 이스라엘 해방 전쟁을 지시한다.

그러나 철병거로 무장한 가나안 연합군에 비하여 겨우 1만에 불과한 이스라엘 지원병으로 전쟁을 수행해야 했던 겁쟁이 용사 바락은 야웨의 카리스마 지도자 드보라의 동행을 조건으로 제시하였고, 드보라는 바락에게 예정된 승리의 면류관이 그의 부족한 믿음 때문에 이방 여인 곧 겐 족속(베두윈) 헤벨의 아내 야엘에게 돌아갈 것을 예고한다.

다볼산에서 시스라 군을 향해 내리닥친 바락의 군대가 기손강(와디)에 이르기도 전에(4:14) 야웨께서는 때 아닌 폭우와 우박과 번개(바락=‘번개’)를 퍼부어(5:20∼21) 그들의 병거 바퀴가 진흙탕에 빠지고, 기습공격에 놀라 혼비백산, 맨발로 도주하던 시스라는 헤벨의 아내 야엘의 천막에 숨는다.

이스라엘의 친척 곧 헤벨의 아내 야엘(‘암염소’)은 재빨리 기회를 포착, 수면제(데운 우유)를 먹여 기진맥진 잠에 떨어진 시스라의 관자놀이에 말뚝을 박아 죽임으로써 원수들의 지배를 종식시킬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여인들의 원한을 대신 갚아주는 공을 세웠다(5:24).

자기처럼 위대한 여걸의 등장을 기대한(5:12) 드보라,

그녀의 집 앞에 서 있는 종려나무까지도 백성들이 기념할 정도로(4:5) 존경받은 한 여성 지도자가 태어나는데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

드보라의 경우 ‘이스라엘의 국모’로서의 자기 정체성 이해,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철저한 야웨 신앙, 특히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딸의 영광된 미래와 예언자 직책을 하나님께 간구하며 ‘드보라’라 이름 지어준 부모님의 신앙적 비전 등이 그녀처럼 훌륭한 여걸, 아니 성경에서 가장 위대한 여선지자를 탄생시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