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설교의 원리와 실제
The Principles and Practice of the Biblical Preaching
임 태 우 교수
(한국개혁신학연구원)
I. 여는 말
설교자는 성경 말씀을 실제 삶과 관련시켜 올바르게 전해야겠다는 끊임없는 열정을 가져야 한다. 설교단으로부터 은혜롭고 의미 있는 말씀이 넘쳐흐르려면 먼저 설교학의 원리들과 말씀을 전하려는 이 열정이 하나로 결합되지 않으면 안 된다. 본 글에서는 성경적 설교를 위한 원리의 이해와 실제 적용을 고찰하고자 한다. 이 글의 주요 부분은 해던 로빈슨의 견해를 원용한 것이다.1)
설교자의 왕좌는 설교단이다. 그는 그리스도의 자리에 서 있다. 그의 메시지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의 주위에는 불멸의 영혼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 구세주께서 그의 곁에 계신다. 성령께서 회중들에게 역사하고 계신다. 천사들이 그 광경을 보고 있다. 천국과 지옥이 일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얼마나 큰 특권이며 얼마나 막대한 책임인가!2)
II. 강해설교의 정의
강해설교(expository preaching)는 한 마디로 하자면 성경적 설교(biblical preaching)라고 할 수 있다. 강해설교란 무엇인가?
강해설교란 “어떤 본문의 문맥에 맞는 역사적·문법적·문학적 연구를 통하여 얻어지고 전달되는 성경적 개념을 전달하는 것”이다. 성령님께서는 그것을 먼저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시키고, 그 다음에 그 설교자를 통하여 그의 청중들에게 적용시킨다.
오늘날 목회자들은 회중들의 필요에 따라 역할이 변하는 “기분 좋은 복합체”(bland composite)로 묘사된다.3) 하지만 교회와 목회자의 핵심은 설교에 있다. 설교나 설교자의 엉터리주장(badmouthing)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감히 설교를 잘못되었다고 지적하지 못한다.
또한 아무리 기록된 말씀(로고스)이 중요하지만 능력과 변화의 메시지는 선포된 말씀(레마)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설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마땅히 설교자로서 우리는 하나님의 사자로서 말씀을 전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외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외침도 합당한 기독교 설교라고 할 수는 없다.
A. 본문이 설교를 지배한다.
무엇보다도 성경 기자의 생각, 그것이 바로 강해설교의 기본 내용을 결정짓는다. “설교자는 다른 사람이 최근의 베스트셀러를 읽을 때 도치되는 것처럼 특정한 (성경) 본문에 도취된다. 그 설교자는 하나님의 말씀의 어떤 특정한 본문이 주는 메시지를 회중에게 전하는 것이다.”4)
그러므로 성경 말씀을 해석하려는 사람은 본문 말씀을 대할 때에 기꺼이 자신의 신학적 신념을 재검토하여 자기의 가장 존경하는 스승의 판단까지라도 거부할 수 있어야만 한다. 이전의 성경에 대한 자신의 이해가 성경 기자의 개념과 살충된다고 한다면 언제라도 180도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성경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우리에게 두 가지를 요구한다. 그것은 첫째로, 단순성이다. 그리고 둘째는 고도의 지성이 요구된다.
B. 강해자는 하나의 개념을 전한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단어나 구절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을 전하는 것이다. 즉 “복음=관념”이다. 이러한 관념은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계시해 주신 그대로 사람들에게도 전달되는 인화성 있는 관념인 동시에 내적으로 역사하는 의미 있는 관념들이다.
참된 교리는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하여 계시해 주신 하나의 관념이요, 하나님께서 만드신 그대로의 현상 세계와 하나님께서 지으신 그대로의 사람에게 꼭 알맞으며, 사람의 육체를 통하여 그의 사상체계에 전달되어 거기에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관념인 것이다. 인간을 위한 전투는 사상세계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것이다.5)
C. 개념은 본문으로부터 나온다.
본문을 연구할 때 강해자는 먼저 본문의 언어와 배경과 상황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그 본문의 객관적 의미를 탐구해야 한다. 즉 설교의 배후에 있는 권위는 설교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성경 본문에 있는 것이다. 아울러 효율적인 강해 설교는 들을 귀를 가진 청중을 필요로 한다.
“진리를 전하는 데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말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듣는 것이다.”
- 헨리 데이비드 도로우(Henry David Thoreau) -
“훌륭한 시인들이 있으려면 훌륭한 청중들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 월트 휘트먼(Walt Whitman) -
강해자 자신이 모든 언어, 역사, 문학 양식 등을 완전 습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루어놓은 연구결과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강해 설교자는 자신의 서재에 가능한 한 성경 해석을 위한 광범위한 자료들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D. 얻어진 개념을 강해자 자신에게 적용시킨다.
성경으로부터 얻어진 진리는 “설교자의 인격과 경험”에 적용되어야 한다.
모든 성도는 설교자를 지나서 주님께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므로 필립스 브룩스(Phillips Brooks)는 설교를 “인격을 통해 주어지는 진리”라고 하였다.6)
청중은 설교를 듣지 않고 설교자의 사람됨을 듣는 법이다.
따라서 윌리엄 콰일(William A. Quayle) 주교는 “설교는 설교를 준비하고 전하는 기술이 아니라 설교자를 만들고 그를 전하는 기술이다.” 라고 하였다.
게다가 강해자가 성경을 연구할 때 성령님께서 그를 탐구하시고, 그 사람을 준비시켜 주신다.
“성경은 설교자를 향한 최상의 설교자이다.”
- 포사이드(P. T. Forsyth) -
불행하게도 많은 설교자들이 설교자로서 실패하기 이전에 크리스천으로서 실패하고 있다. 윌리엄 바클레이(William Barclay)는 목회자의 생활에서 영적 영양실조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진단하였다.
“사람이 자기 정신을 이완시켜 태만에 빠지게 하고 맥이 빠지게 하면 할수록 성령께서 그에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참된 설교는 사랑으로 가득 찬 가슴과 훈련된 정신이 성령의 뜻대로 쓰일 수 있도록 되었을 때 나오는 법이다.”7)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는 메시지보다는 그 메시지를 전하는 사자(使者)들을 계발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지신다. 그리고 성령님께서는 주로 성경을 통하여 사람들과 만나시기 때문에 설교자는 하나님을 위하여 말씀을 전하기 이전에 하나님께 귀를 기울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E. 얻어진 개념을 듣는 사람들에게 적용시킨다.
설교자는 세 가지를 항상 생각해야 한다.
첫째로, 주석가로서 그는 성경 기자들이 가졌던 의미들을 찾고자 노력한다.
둘째로,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그는 하나님께서 자기를 인격적으로 어떻게 변화시키기를 원하시는지
하는 문제로 고심한다.
셋째로, 설교자로서 그는 하나님께서 그의 회중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적용을 통하여 강해설교의 목적이 분명해진다.
선명치 못한 강해설교는 보통 창조적인 적용이 모자란다.
만일 설교가 세상살이에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것이 도대체 무슨 소용이냐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성경 본문을 연구할 뿐만 아니라 회중을 연구하여야 한다.
효과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신학과 윤리학 두 가지 면에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따라서 문법적 연구와 더불어 인격적이고 심리적인 면에서의 연구를 중요시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거기에 그때”에만 관련된 말씀일 뿐만 아니라 “여기에 지금”에도 관련하여 주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탐구하여야 한다.
1. 오늘날 우리들은 상호간에 어떤 관계를 맺고 사는가?
2. 하나님께서는 이와 똑같은 문제들을 가지고 우리들을 어떻게 대하시는가?
3. 현대 세계는 성경 시대의 세계와 어떤 점에서 비교되며 또 대비를 이루는가?
4. 성경 본문에서 다루어진 문제들은 사람들이 오늘도 묻고 있는 질문인가?
5. 그런 질문들은 그때와 같은 방법으로 제출되는가 아니면 다른 형태로 주어지는가?
부적당한 적용은 맞지 않는 주석만큼이나 파괴적일 수 있다. 우리가 적용을 잘 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설교를 듣는 이들이 “머릿속으로는 정통이나 행동으로는 이단이 되고 말 것이다.”8)
“의미 있는 설교”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오늘의 상황을 영원한 하나님의 말씀과 관련지어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설교단에서나 필요한 유희에 불과할 것이다.
참고문헌
Barclay, William. A Spiritual Autobiography. Grand Rapids: Eerdmans, 1975.
Davis, H. Grady. Design for Preaching. 설교의 디자인.
Haselden, Kyle. The Urgency of Preaching. New York: Harper & Row, 1963.
Robinson, Haddon W. Biblical Preaching. 정장복 역. 강해설교의 원리와 실제. 서울: 대한기독교출판사, 1987.
Schaeffer, Francis A. True Spirituality. Wheaton, Ill.: Tyndale, 1971.
Simpson, Matthew. Lectures on Preaching. 설교학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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