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말보다 삶으로 증거되는 것”
후배 목회자들을 만날 때마다 정 목사가 강조하는 말이 있다. "목사가 변화되는 만큼 성도들이 변하며 설교는 강단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해야 합니다." 수십년간 목회하면서 깨달은 진리가 '목사가 변하면 교회가 변한다'는 사실이란다. 진실된 목회자가 되기 위한 조건은 달변과 지식이 아니라 엎드림이라고 주장한다. 목회의 가장 중요한 시간은 엎드리는 시간이며 엎드림 없이는 길이 없다고 말한다.
그에게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총체적 행위다. 하나님 말씀을 가지고 설교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먼저 설교자가 그 말씀으로 은혜를 받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을 어떻게 발견하는가. 엎드리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것이 정 목사의 지론이다. 자신은 '명설교자'가 결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친다.
"내가 스스로 생각해도 말재주가 없어요. 별로 설교 잘한다는 소리도 듣지 못해요. 설교가 부족하다고 느끼니 언제나 눈물로 기도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신기해요. 제 설교가 부족함에도 매년 교회가 부흥하는 거예요. 한 해에 7000명 넘게 새 신자가 들어올 때도 있었어요. 목회와 마찬가지로 설교도 제가 하는 것이 아니더라구요. 성령께서 함께해 주시면 부족한 말씀을 통해서도 성도들이 은혜를 받아요."
정 목사에게 설교는 '삶'이다. 설교자가 성경 본문이 말하는 하나님의 뜻을 똑바로 전함과 동시에 자신이 먼저 그 말씀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들 주일 강단에서 30여분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설교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설교는 삶으로 보여줘야 해요. 설교자가 평소에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요. 아무리 좋은 메시지를 전해도 설교자가 그대로 살지 못하면 그 설교는 죽은 설교예요. 자기가 깨닫지 못하고, 은혜로 살지 못하면서 어떻게 힘있는 설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설교자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관리라는 이야기도 했다. 사실 설교자가 전하는 메시지에는 설교자의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다. 그는 마음에 상처와 분노, 좌절이 가득차 있을 경우에는 먼저 그 마음을 다스린 후에 설교를 하라고 조언했다. 용서와 사랑하는 마음이 없을 때는 그 마음이 생길 때까지 엎드려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 목사는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에게 설교할 때, 가장 사랑스럽고 모범적이며 존경하는 교인들께 말씀을 전한다는 마음자세로 메시지를 선포한다. 그러다 보니 설교자가 교만하지 않고 겸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 맞지 않은 소위 '문제 교인'들도 있게 마련이지만 성도 전체를 존경하는 마음으로 말씀을 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사랑스런 말, 축복과 칭찬의 언어가 튀어나온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되다 보면 정말로 성도 모두가 사랑스러운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과거에는 주제설교를 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강해설교를 하고 있다. 물론 모든 설교는 강해적이다. 그는 목회자에게도 목회 권태기가 온다고 말했다. 자신이 계속해서 은혜받고 성장하려는 몸부림을 치지 않으면 권태기를 맞아 지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 목회자가 위기를 모면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가 강해설교를 하는 것이라고 정 목사는 지적했다. 강해설교는 설교자 자신이 먼저 말씀에 깊이 들어가 배우며 은혜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그는 2시간여의 인터뷰 내내 녹음을 했다. 항상 그렇게 녹음하시냐고 물어봤다.
"교회 내에 100여명의 부교역자들이 있는데 이들이 설교할 때도 녹음합니다. 제가 은혜받기 위해서지요. 요즘 젊은 목사들은 참 설교를 잘 해요."
설교테이프도 특정 목회자 가릴 것 없이 가능하면 많이 들으려 한다. 끊임없이 배우며 은혜받으려는 강한 의지야말로 정 목사의 가장 큰 목회 비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정 목사의 설교를 들어보면 퍽 쉽다는 느낌이 든다. 그는 의도적으로 쉬운 단어를 쓴다. 13세 소년이 완전히 알아들을 수 있는 평이한 단어를 사용한다. 사실 평이한 언어로 쉽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 세계적인 영성신학자인 유진 피터슨은 '시장의 언어'란 단어를 썼다. 예수님이 말씀을 전하셨을 때,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시장 사람들의 언어를 썼다는 설명이다. 정 목사도 시장의 언어를 통해서 모든 계층의 청중들이 말씀에 집중할 수 있게 전달하고 있다.
정 목사는 주일 설교를 위해서 서너 차례 설교문을 쓴다. 평소 기도할 때, 영감 받은 것을 메모해 놓고 정리한다. 거기에 살을 붙인다. 필요한 예화도 집어 넣는다. 그런 다음에 같은 본문을 사용한 다른 목회자의 설교문을 살핀다. 만족할 때까지 지우고 보태고를 반복한다. 설교문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필휘지로 설교문을 작성하는 목회자도 있지만 자신은 고치고 또 고치다 보면 더 좋은 설교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장래의 설교가가 될 신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몇 가지를 제시했다. 성령 충만을 위해서 기도 생활을 철저히 할 것, 성경에 통달할 것, 다른 사람의 설교를 많이 들어 볼 것, 마음밭을 옥토로 바꿀 것…. 그는 한국교회의 위기의 본질은 설교자의 위기라고 꼬집었다. "설교자들이 강단 위에서의 말씀과 달리 은혜롭지 않은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큰 위기입니다. 한국교회의 위기는 목회자들, 설교자들이 바르게 은혜 가운데 살기만 하면 모두 해결됩니다. 그저 설교만 잘 하려고 하지 말고 '설교자인 나는 어떤 인간인가'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정 목사는 크리스천에게 성공은 하나님 뜻대로 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목회자는 하나님의 뜻을 올바르게 분별해서 그 뜻을 이루기 위한 목회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하나님 뜻대로 순종하는 목회, 그분의 뜻을 전하는 설교는 언제나 쉽고 즐겁다는 것이다. "설교자는 언제나 하나님 만나는 그 순간을 생각해야 합니다. 설교자인 여러분들을 만나서 하나님은 무슨 말씀을 하실까요? 명심하세요. 설교는 말보다 삶으로 증거되는 것입니다."
부산=이태형 기독교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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