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서 주석 추천
유다서는 사도시대의 말기 사도들로부터 전수받은 진리의 내용이 위협받을 때, 그들에게 전수받은 복음을 힘써 지키고 위하여 싸우라고 권하기 위하여 쓴 서신입니다. 이 책은 단 한 장으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데다가, 모세승천기나 에녹서와 같은 외경들을 다양하게 인용하기 때문에 해석하기 어려운 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다지 사랑받지 못한 책이지요. 하지만 우리를 보호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송영(능히 너희를 보호하서 거침이 없게 하시고 너희로 그 영광 앞에 흠이 없이 기쁨으로 서게 하실 이-24절)을 싣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지난 3-4개월 간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유다서를 주석했습니다.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나마 유다서를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책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경회때 나눠드린 프린트를 첨부합니다. 여기에는 유다서를 헬라어원문에서 한국어로 극단적으로 직역한 제 사역(Personal Translation)이 들어 있습니다.
읽기 쉽고 덜 논쟁적인 책들
성향 - 복음주의, 평점 3.8/5.0
영국의 복음주의 성공회 주교인 딕 루카스가 쓴 유다서 강해입니다. 이 책은 그의 강해설교를 기반으로 작성된 책이기도 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곳곳에 적용이 풍성하고 묵상할 거리가 많은 책입니다. 그럼에도 학적인 논의를 전혀 배제함이 없이 모든 구절들을 아우르고 있으며, 정리도 충실한 편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복음적으로 건전한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물론 6절과 9절 등에 대한 주석의 일부는 제가 동의하지는 않습니다만, 유다서를 연구하신다면, 그리고 영어에 자유롭지 않으시다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석입니다.
성향 - 개혁주의, 평점 3.8/5.0
저는 유다서 주석은 가능하면 예전 것을 사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현대의 주석들 대부분은 배경이나 1세기 동시대의 고대문서, 즉 고고학적 배경을 통해서 본문을 연구하려는 경향이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다서는 에녹서나 모세승천기와 같은 외경을 활용하여 본문을 해설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6절을 에녹서의 인용으로 보고, 여기서 말하는 천사의 타락이 창세기 6장의 타락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창세기 6:1-2에 있는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들'의 결혼을 '천사와 인간'의 결혼이라고 생각하는 에녹서의 견해를 반영한다는 것이지요.
물론 창세기 6장 본문의 주해만 가지고는 이렇게 해석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이것은 전통적으로 '셋의 자손'과 '가인의 자손'의 결혼으로 보는 것이 좋지요. 하지만 현대의 대부분의 학자들은 유다서 6절을 창세기 6장과 연계하여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근거는 에녹서의 해석이지요. 성경이 아닌 것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셈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러면 창세기 6장의'하나님의 아들들'은 천사로 봐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그냥 "그건 그렇게 해석할 만한 여지가 없음. 나는 지금 유다서를 다루는 것이지 창세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니깐 신경쓰지 마셈."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심지어 정말 훌륭한 주석을 써낸 토마스 슈라이너마저 그렇습니다.
하지만 칼빈은 6절을 과거 어느 시점에 있었던 마귀의 타락으로 보고, 차분하게 성경으로 성경을 풀어갑니다. 그는 구절을 가지고 논쟁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저자의 사상과 논지전개를 치밀하게 추적하여 성경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교훈을 얻게 하는데 최고의 목적을 둡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최고라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책들을 겸하여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내용이 그리 많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성향 - 복음주의, 평점 2.7/5.0
마이클 그린의 틴델주석 시리즈입니다. 간결하고 읽을만 하지만, 딕 루카스의 BST가 있으면 딱히 있을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한글 번역본의 번역이나 편집상태도 좋지 않고, 영어로 읽으실 생각이 있으시거나 돈에 여유가 있으면 구입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딱히 제 연구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성향 - 청교도 개혁주의, 평점 3.6/5.0
사실 매튜 헨리는 제가 누군가에게 소개할 때 약간 망설이는 책입니다. 가끔 알레고리도 좀 많이 쓰고, 이상한 주해도 있고 해서 그다지 추천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유다서 연구할 때는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특히 주해를 한 후에 어떻게 설교를 구성할지에 대하여 도움을 아주 많이 줍니다. 간결하고, 깔끔하며, 좋습니다. 칼빈과 더불어 6절의 주해도 현대주의의 영향을 벗어나 있습니다. 솔직히 그냥 평신도라면 칼빈, 매튜헨리, 그리고 루카스로 끝내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ESV STUDY BIBLE의 유다서 부분이나, IVP 성경주석의 유다서 부분도 괜찮습니다. 특히 ESV는 아래 등장하는 Thomas Schreiner의 요약판이라고 보시면 되고, IVP는 Peter Davids의 요약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솔직히 대부분의 독자들은 아래에 소개하는 방대한 주석을 보시기 보다는 그냥 요약본을 보시는 것이 더 낫습니다.
원문주해를 하는 목회자와 신학생들을 위한 책들
성향 - 복음주의(라고 주장함. 과연?), 평점 3.7/5.0(평점이 높은 이유는 다루고 있는 자료의 방대함 때문)
제가 읽은 유다서 주석 중에서 아래 Gene Green의 책과 함께 가장 방대하고 자세한 살명을 제공해 줍니다. 현재까지의 학문적인 모든 논의들을 다 망라했다고 보시면 될 정도입니다. 즉, 원문주해와 더불어 학문적으로 유다서를 공부해 보고 싶으신 분들을 위해서는 꼭 있어야 할 책입니다. 그러나 WBC 시리즈의 특징이 그렇듯, 지나치게 학문적이고 각 절에 얽힌 논쟁을 푸는데 급급한 반면, 본문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적용이나 교훈에는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게다가 보캄은 베드로후서의 저자를 베드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유다서의 저자는 유다로 생각하는 듯 보입니다). 경건을 위하여는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성향 - 복음주의적 개혁주의, 평점 3.7/5.0
슈라이너는 학문적 논의로 따지자면 아래의 Gene Green이나 Bauckham에 비해 떨어지고, 적용이나 교훈도 칼빈이나 딕 루카스에 비해 좀 떨어집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제가 주석을 하면서는 칼빈 다음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모든 구절의 설명에 충실하며, 가장 합리적이고 필요한 정보들만을 제공해 줍니다. Bauckham을 읽을 때는 머리가 너무 아파서 갈피를 못 잡다가도, 슈라이너를 읽으면서는 간단하게 정리가 되고 본문의 의미가 풀리는 신기한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학문적인 주석이 하나만 필요하시다면 이걸 사시면 됩니다.
성향 - 복음주의, 평점 3.3/5.0
Peter H. Davids는 역시 이도저도 아닌 주석을 보여줍니다. 곳곳에 인사이트들이 번뜩이긴 한데, 그래도 여전히 애매하고 모호합니다. 돈이 많으면 사십시오. 아니면 IVP성경주석의 유다서 부분을 보십시오. 그건 의외로 괜찮습니다.
성향 - 복음주의, 평점 3.8/5.0
제가 읽은 유다서 주석 중에 가장 방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던 주석입니다. 또한 가장 최신의 주석이기도 하구요. Bauckham의 주석보다 더 낫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움을 좀 얻었습니다.Bauckham과 Davids를 읽는데 지쳐 힘들었던 동안(다 읽지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테크니컬한 주석 중에서 가장 도움을 준 책입니다. 최고수준으로 테크니컬한 주석인데도 읽기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공부하실 분들은 사시길. 그 외에는 필요 없습니다. 그래도 번역된다면 이 책이 번역되기를 가장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ㅎㅎㅎ
그 외에도 Douglas Moo의 NIVAC 베드로후서, 유다서 주석이 있는데, 읽어보진 못했습니다. 해외에서의 평은 나쁘지 않은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누군가 읽어보시고 제게 알려주세요ㅎㅎㅎ
기타 도움이 되는 책들
이 책은 유다서 강해는 아닙니다. 하지만 본문의 중반부에서 유다서 1-4절을 설명하는 동시에 현대의 경계해야 하는 진리의 적들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제공해 줍니다. 설교할 때 예시로 쓸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제공해 줍니다. 유다서 자체의 연구를 위해서는 그다지 중요한 책은 아니지만, 읽어보시면 여러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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