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1:1-12:24
약속의 땅 가나안
I. 배경
가나안 땅은 지정학적으로 애굽과 메소포타미아를 연걸 짓는 다리와 같은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늘 주변 강대국들의 전략적 관심 안에 있어서 항상 침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에 놓여있었다.
당시 가나안 땅에는 가나안 7족이 살고 있었다. 헷 족속, 기르가스 족속, 아모리 족속, 가나안 족속, 브리스 족속, 히위 족속, 여부스 족속 등이다. 이들의 선조는 BC 25세기경 아라비아에서 이주한 셈계 민족인데, 같은 셈계의 이스라엘 사람이 가나안에 이주했을 때 이미 상당히 고도의 문화수준에 달해 있었고 농경생활, 도시생활, 상업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스라엘은 이 때문에 큰 곤란에 직면했는데, 군사적으로는 성공하여 가나안에 정착하게 되었지만, 문화적으로 오히려 가나안 사람에게 많은 영향을 받고 종교적으로도 바알예배의 영향을 받았다.
이 가나안은 주전 2000년 경부터 애굽에 조공을 바치며 종속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주전 13세기 경 블레셋의 잦은 침공으로 힘이 급속도로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 틈에 가나안 족속들은 독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저들이 하나로 통합하지 못하고 분열되어있었다. 마침 이 때 이스라엘이 가나안을 점령해 들어가게 된 것이다.
II. 본문과 해석
여호수아서는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 1-5장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이야기이다. 둘째, 6-12장은 약속의 땅을 정복하는 이야기이다. 셋째, 13-21장은 약속의 땅을 분배하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넷째, 22-24장은 약속의 땅의 미래에 대한 당부이다.
1. 첫 번째 에피소드: 가나안 입성(1:1-5:12)
-. 가나안 입성 준비(1:1-18)
우선 여호수아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지도자의 임무를 부여받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땅의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셨다.(1:1-9)
다음으로 여호수아가 모세의 뒤를 이어 지도자로서 자리를 굳히고 지도력을 발휘한다. 이 때 백성들은 여호수아에게 순종할 것을 약속했다.(1:10-18)
-. 여리고 성 정탐(2:1-24)
싯딤에서 두 명의 정탐꾼을 보내 기생 라합의 집에 유숙하게 한다. 그러나 정탐꾼의 숨은 소식을 듣고 찾아온 관리들에게 라합은 거짓으로 알려주고 그 사이에 정탐꾼들이 창문으로 도피하도록 도와준다. 그래서 후에 그 집안이 구원의 약속을 받는다.
정탐꾼들은 예상치 못한 사람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하나님께서 이미 가나안 입성을 준비하고 계셨다는 것을 뜻한다. 게다가 라합이라는 사람은 하나님의 구원 드라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쓰임을 받게 된다. 예수님의 족보에 들어갔고(마 1:5), 믿음의 영웅들 가운데 한 명으로 거명되고 있다.(히 11:31)
-. 요단강 도하(3:1-17)
싯딤을 출발하여 요단강에 도착한 뒤 3일을 쉬면서 이스라엘 백성은 성결케 준비했다. 언약궤를 멘 제사장들이 앞 장을 섰다. 백성들은 약 1킬로 뒤에서 따랐다. 제사장들이 강물에 발을 들여놓자 강은 흐르기를 멈췄고 온 이스라엘은 마른 땅으로 요단을 건넜다.
여기에 제 2의 홍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하나님께서 약속의 땅으로 진군해 들어가는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하신다는 것을 말씀해 주신 사건이다. 그리고 가나안 땅 정복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말씀해 주신 사건이다.
-. 길갈의 기념비(4:1-24)
이스라엘 백성은 마른 땅을 지나 요단을 건너는 동안 제사장들이 언약궤를 메고 서 있었던 그 마른 강 바닥에서 열두 명의 사람들이 열두 개의 돌을 가져왔다. 이들은 모든 백성을 대표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길갈에 이 돌들로 하나의 기념비를 세웠다.
이 시대는 책이 귀한 시대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책 대신 절기들과 예전 그리고 바위를 사용해서 하나님께서 그들을 위해 행해주신 일들을 기억했다. 바로 이 길갈의 돌들은 기념과 회상을 통해 하나님께서 저들을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을 점령케 하셨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후대에 전하고자 했다.
-. 길갈에서 정비(5:1-15)
이스라엘 백성이 드디어 가나안 땅에 들어왔다. 약속의 땅을 밟은 것이다. 우선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할례를 행하게 하셨다. 약속의 땅에 무할례자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광야에서 태어난 2세들은 아직 할례를 받지 못했었다. 다음으로 하나님께서 저들에게 유월절을 지키게 하셨다. 출애굽 때 지키게 하셨고 시내산을 떠나 가나안으로 출발할 때 지키게 하셨던 그 유월절을 지금 여기 길갈에서 다시 지키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인도로 가나안 정복 길에 나설 것을 결단케 하신 것이다.
이 길갈에서 유월절을 지킨 후 그 땅의 소산을 처음으로 먹게 되었다. 무교병과 곡식을 먹게 되면서부터 만나의 공급이 끝이 났다. 가나안 땅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2. 두 번째 에피소드: 가나안 정복(6:1-12:24)
-. 여리고 성 함락(6:1-27)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제사장들 그리고 군인들에게 6일간 매일 한번씩 성벽 주위를 돌라고 명령하셨다. 그리고 제 7일에 일곱 제사장이 언약궤를 멘 다음 일곱 나팔을 가지고 일곱 번을 돌게 하셨다. 그리고 백성들이 소리를 질렀더니 여리고 성이 무너졌다. 하나님의 방법대로 여리고 성이 함락된 것이다.
여리고 성 안의 모든 전리품은 여호와께 돌려졌다. 그리고 기생 라합과 그 집에 동거했던 사람들이 약속대로 구원을 받았다.
-. 아이 성의 실패(7:1-28)
여리고 성을 함락할 때 모든 물건은 다 여호와께 바치라고 했다. 처음 것은 여호와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간이라는 사람이 전리품을 훔쳐서 자기의 천막 속에 숨겨놓았다가 하나님의 진노를 받게 되었다. 아이를 정탐한 후 신중하게 전략을 세우고 군사 삼천을 보냈다가 36명이 아이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후퇴했다.
이 때 여호수아가 옷을 찢으며 하나님께 탄원하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안에 범죄가 있음을 경고하셨고 아간이 발각되어 그 가족들이 돌에 맞아 처형당하게 된다. 이 때 그 돌무더기가 만들어진 곳이 아골 골짜기였다.
-. 아이 성 함락(8:1-35)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저들이 아이 성을 재차 공격한다. 하나님께서 주신 기발한 전략으로 아이 성을 무너뜨렸다. 아이 성을 함락한 뒤 에발산에 모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고 율법을 낭독했다. 모세를 통해 주셨던 율법 말씀을 백성들에게 읽게 했다.
-. 기브온 주민의 속임수(9:1-27)
기브온 사람들은 이미 여러 차례 이스라엘 승전 소식을 듣고 두려워 꾀를 내어 사신을 보낸다. 멀리서 오랜 기간 여행을 하고 온 것처럼 피곤한 기색으로 여호수아를 찾아와 화해를 요구한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 묻지 않고 회해하기로 한다. 그래서 기브온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침략을 면케 되었다. 단지 이스라엘의 종이 되었다.
-. 가나안 남부 지역 점령(10:1-43)
가나안 남부 지역 아모리족 다섯 왕들이 동맹을 맺고 공격해 왔다. 기브온에서 저들을 대파했다. 이 때 아얄론 골짜기에서 태양이 머물고 달이 그치는 기적이 일어났다.
가나안 남부 지역까지 점령해 들어가 그 땅을 다 차지하게 되었다. 그리고 본거지였던 길갈로 돌아왔다.
-. 가나안 북부 지역 점령(11:1-23)
가나안 북부 하솔에 야빈이라는 왕이 중심이 되어 세 왕과 함께 메롬 강가에서 연합하여 이스라엘을 공격해 왔다. 이 때 이스라엘이 메롬 싸움에서 대승을 거두고 하솔 왕을 죽이고 진멸시켰다.
-. 정복 당한 왕들(12:1-24)
7년의 정복 전쟁이 끝나고 이스라엘은 여호수아의 주도 하에 가나안 땅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내용이 자세하게 기록되어있다.
III. 신학적 의미
1. 땅의 약속 성취
여호수아서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약속하신 것 가운데 땅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출애굽기에서 민족의 약속을 이루게 된 이스라엘이 이제 약속의 땅 가나안에 진군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가나안 땅을 점령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전쟁의 용사이신 여호와께서 가나안 왕들을 몰아내시고 그 땅을 주셨고 이스라엘은 주님이신 여호와의 전쟁에 봉신으로 참여한 것이다. 여호수아서의 초점은 이스라엘이 어떻게 군사적으로 가나안 정복을 했는지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선물로 하사 하시고 그들의 기업이 되게 하셨다는 것이 핵심이다.
2. 거룩한 전쟁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을 점령하면서 싸웠던 전쟁은 거룩한 전쟁(holy war)이다.
우선 이스라엘은 오직 하나님의 명령대로 싸움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명령하시지 않으면 전쟁을 하지 않았다.
다음으로 가나안 정복 전쟁은 이스라엘 백성의 여호와에 대한 철저한 신뢰와 충성이 주요 특색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여리고를 포위하기 전 두 가지 행동 즉 이스라엘 군대의 할례와 유월절 준수를 보면 이것은 전쟁을 위해 오히려 불리한 상황을 스스로 조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호와께서 싸우신다는 것을 믿기에 순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에 대한 강조이다. 여호와 하나님은 전쟁에 직접 참여하셔서 승리로 이끄시는 거룩한 용사로 나타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안겨주시는 수단이요 근원으로 행동하신다는 것이다.
오늘의 영적 전쟁의 모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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