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약속, ‘건강한 운동’으로 지켜갈 뿐입니다”
2020년은 인류에게 멈춤의 시간이었다. 코로나19는 삶의 모든 영역에 충격을 주었다. 한국 사회와 교회도 그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공포로 움츠리던 2020년 3월, 놀라운 사건이 일어났다. 이찬수 목사가 분당우리교회를 30개 교회로 분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뿐이 아니다. 분당우리교회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작은 교회들을 위해 임대료 지원을 계획했다. 그 소식이 알려지자, 다른 교회뿐만 아니라 해외 성도들까지 동참했다. 33억원을 헌금해 전국 900곳의 교회에 전했다. 코로나19로 암울한 때에 분당우리교회는 감동을 주었다. 2020년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준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를 12월 15일 드림센터 목양실에서 만났다.<편집자 주>
지난 3월 1일 주일 아침, 무작정 드림센터를 찾아갔다. 2월 23일 주일에 이찬수 목사는 ‘일만성도파송운동의 정신’이란 설교를 했다. 그 설교를 듣고 분당우리교회로 갈 수밖에 없었다. 대구에서 신천지 때문에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던 때였다. 드림센터는 외부인의 출입을 차단했다. 승용차에서 ‘일만성도파송운동의 정신(2)’ 설교를 들었다. 그 설교를 들으며 받았던 감동과 은혜를 잊지 못한다.
7년 전 분당우리교회와 이찬수 목사는 일만성도파송운동을 선포했다. 분당 중심가에 위치한 드림센터를 사회와 교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교회는 분당우리교회의 결정을 반기면서도 불가능한 일이라며 뒷말을 했다.
지난 7년 동안 이찬수 목사는 일만성도를 파송할 방법을 찾아다녔다. 성도들을 지역의 교회들로 보내 섬기도록 했다. 아예 그 교회에 출석하도록 독려한다는 소식도 들었다. 코로나19가 대구를 휩쓸고 온 나라가 충격과 공포에 휩싸여 있던 2020년 2월 23일. 이찬수 목사와 분당우리교회는 일만성도파송운동의 실현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만큼 충격이었고, 코로나19의 공포마저 잊게 했다.
“저를 부각시키지 마세요. 그거 거품입니다”
이찬수 목사는 변함없이 부드럽고 편안했다. 분당우리교회를 30개 교회로 분립한다는 결정이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 목사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어느 날 새벽에 우리 교회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 하나님께 성도를 작은 교회로 파송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일만성도파송운동은 한국교회를 살리겠다는 거창한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너무 의미부여를 하지 않길 바랍니다.”
이찬수 목사는 일만성도파송운동과 30교회 분립개척을 “분당우리교회가 하나님께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으로 한정시켰다. 지난 3월 1일 설교에서도 강조한 세례요한의 모습을 다시 언급했다. 세례요한이 예수님을 예비하는 존재로 자신을 낮추었던 것처럼, 자신의 존재를 높게 평가하거나 30교회 분립 사역에 거창한 의미부여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자기 존재를 높게 여기는 것, 그것은 거품이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일만성도파송운동에서 핵심단어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1만5000명의 성도, 30교회 분립, 1100억원이 넘는 드림센터 기증 등 숫자와 규모에 주목하고 있다. 이 목사는 분립하는 30개 교회가 일만성도파송운동의 목적과 가치를 이어받아 계속 이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말했다.
“분립한 30개 교회들이 또 교회를 분립해서 지역과 교회들을 섬기는 운동이 되길 원합니다. 제자가 제자를 낳듯이 교회가 교회를 낳고, 교회가 연약한 교회를 섬기는 운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하나님 일 하면 됩니다”
분당우리교회는 2020년 12월까지 교구를 20개에서 30개로 확대하고, 30명의 목회자를 세워 각 교구를 맡길 계획이었다. 30명의 목회자 청빙은 마쳤다. 분당우리교회 교역자 중에서 15명, 외부에서 15명을 청빙했다.
이찬수 목사는 청빙위원회에서 결정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청빙받은 목회자들과 일만성도파송운동의 목적과 가치를 나누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30명의 목회자들과 1만5000명의 성도들이 30개 교회로 분립개척하는 2021년 12월까지 “이 시대에 건강한 교회를 향한 가치와 비전을 나눌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성도들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청빙한 목사님들의 부임 시기를 내년 4월 첫째 주일로 늦췄습니다. 9개월 동안 교구의 성도들과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2021년 12월 독립된 교회로 분립할 예정입니다.”
이찬수 목사는 원활한 교회분립을 위해 1년 동안 안식년을 갖는다. 분립 후 분당우리교회 출석성도가 5000명 이하로 줄어들기를 원했다. 줄어들지 않는다면 그것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고 분당우리교회를 떠날 것이라고 했다. 성도들이 교회분립의 가치를 따라서 분당우리교회를 떠난 것처럼, 자신도 하나님이 주실 새로운 기회를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인위적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저는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드린 약속을 지키면 됩니다.”
분당우리교회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한국교회에 감동을 주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900교회에 총 33억원을 지원했다. 이찬수 목사는 작은 교회 지원사역 역시 분당우리교회가 주목받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어려움에 처한 교회들을 섬기려는 단순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하나님께서 그 계획을 뛰어넘어 일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저는 해외에서도 헌금하시는 것을 보며,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일을 한다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도 필요한 일들을 이뤄가실 것이라는 메시지! 그 메시지를 봤습니다.”
“견디고 생존하는 것만으로 아름답습니다”
이찬수 목사는 인터뷰 내내 자신과 분당우리교회가 부각되는 것을 경계했다. 하나님께서 분당우리교회에 소명을 주셨고, 그 소명에 따라 사역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리고 ‘우리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이란 말을 쉬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분당우리교회를 떠나 교회분립에 동참하는 성도들을 귀하게 여기고, 성도들이 흘리는 눈물에 가슴 아파했다.
“하나님께서 저를 분당우리교회 목사로 세우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대에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에게 무엇을 전해야 하는지, 성도들이 무엇에 목말라하고 무엇 때문에 아픈지를 알아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찬수 목사는 교회가 세상에서 조롱을 받는 시대에 목회자들이 거품을 빼고 자기 교회와 성도들에게 집중하길 원했다. 코로나19 상황이 너무 힘들지만 끝까지 견디고 생존해야 한다고 위로했다. 오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 겨울의 나무처럼, 지금은 생존하는 것만으로도 귀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지금은 1월의 나목처럼 버티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견디고 버텨내면, 5월의 나무처럼 화려한 향기와 푸르른 잎을 만들 날이 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용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이찬수 목사 인터뷰 전문
지난 2월 목사님은 일만성도파송운동의 계획을 말씀하면서 분당우리교회를 30개 교회로 분립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20년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찬수 목사= 일만성도파송운동은 한국교회를 살리겠다는 거창한 목적으로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주님의 종으로서 어느 날 새벽에 하나님께 드린 약속입니다. 그날 ‘한국교회가 어려운데 분당우리교회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옳은 일인가?’라는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당연히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타이타닉 영화를 보면 침몰하면서 배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습니까. 한 교회로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배가 침몰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새벽에 하나님께서 제게 도전을 주셨습니다. 당시 분당우리교회 성도가 2만명에 이르고 있었는데, 성도의 3/4을 작은 교회로 파송하겠다고 약속을 드렸습니다. 일만성도파송운동은 하나님께 드린 그 약속을 지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도 1만5000명을 어떻게 잘 파송할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30개 교회로 분립하기로 한 것입니다. 2~3개로 분립해도 또 다른 대형 교회를 만드는 것이니까요. 저는 동네에 건실한 교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각을 당회에 건의했는데 감사하게도 받아주셨습니다. 분당우리교회를 5000명으로 줄이는 것도 솔직히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현재 분당우리교회는 규모가 있는 한마음장애인복지관을 위탁해 운영하고 있고, 복지재단과 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섬기는 이런 사역을 중단하지 않고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 5000명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교회분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분립하는 30개 교회를 맡을 목회자 30분의 청빙절차를 마쳤습니다. 30분 중 15명은 분당우리교회 교역자 중에서 선정했고, 외부에서 15분을 모셨습니다.
분당우리교회 교역자 중 청빙 받은 15명은 전체 교역자들의 추천으로 결정했습니다. 교역자들이 각자 10명씩 추천을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5번에 걸쳐서 추천을 받았는데, 추천받은 교역자 15명이 항상 똑같았습니다. 너무나 순전하게 15명의 목회자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외부에서 15분의 목회자를 모셨는데, 기업에서 직원을 뽑듯 조건을 따져서 선발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청빙’이라는 말처럼, 분립할 교회의 담임 목사를 모신다는 생각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형식은 목회자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청빙위원들과 외부의 목사님들이 함께 토론을 하고 설교에 대해 논의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서 최종 15분을 모셨습니다.
청빙받은 목회자들은 언제 분립할 교구에 부임합니까?
=원래 계획은 올해 안에 30개 교구에 목사님들이 부임하고 1년 동안 분립을 준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성도들이 모이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시기를 조금 늦췄습니다. 내년 4월 첫째 주일에 30분의 목사님들이 교구에 부임합니다. 9개월 동안 교구의 성도들과 분립개척을 준비하고, 2021년 12월 말에 30개의 독립된 교회로 분립할 예정입니다.
분립개척을 마친 후 목사님은 안식년을 갖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계획도 변함없습니까?
=1년 동안 안식년을 갖고 설교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아예 교회를 떠나 다른 곳에서 안식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그것은 너무 무책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내년에 교회를 분립하면 분당우리교회는 상당히 혼란하겠지요. 성도들도 교회도 힘든 시기에 제가 떠나면 너무 무책임하잖아요. 그래서 설교를 하지 않고 교회분립으로 불안하고 힘든 성도들을 보듬으려 합니다.
왜 교회를 30개나 분립하냐, 왜 교회를 떠나야 하냐는 반대는 없었나요?
=지금까지도 교회를 분립하고 분당우리교회를 떠나야 한다는 것에 대해, 저에게 문제를 제기한 분이 없습니다. 성도들이 너무 착하지요. 하지만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교회를 떠날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고 하시면서도, 제가 계속 설교를 하고 목회할 수 있도록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 우리가 (분립해서) 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일만성도파송운동을 발표한 후 성도들이 매우 힘들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급체를 했어요. 제가 소화력이 좋은데요. 처음 급체를 했습니다. 힘들어하는 성도들을 보며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습니다. 정말 우리 성도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분당우리교회 성도 가운데 상처를 받고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오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분들이 다시 교회를 떠나야 하냐며 우시는 것을 보면... 그래서 분립하는 30분의 목사님들께도 우리 성도들을 섬길 목회자로 청빙받았다는 것을 계속 이야기합니다.
안식년을 마치고 분당우리교회에 성도가 5000명을 넘으면 사임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일만성도파송운동을 결정하고 성도들을 어떻게 잘 파송할까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제 마음에 ‘그럼 너는 어떻게 할거냐?’라는 생각을 주셨어요. 교회 분립의 본질이 성도 중 누가 남고 누가 떠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교회에 남는 것과 떠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요.
그래서 분립을 마치고 분당우리교회 성도가 5000명을 넘으면 사임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이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분립한 후 성도가 5000명 이하로 줄어든다면 분당우리교회에서 사역을 연장하라는 뜻으로 보고, 5000명을 넘는다면 하나님께서 주실 새로운 기회를 감사하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위적으로 어떻게 해보려고 하면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저는 그냥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드린 약속을 지키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분립으로 성도들 마음도 아프고 목사님도 사임까지 언급하셨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이렇게까지, 굳이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제가 이 시대의 목회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한국교회는 세상의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교회마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져서, 미래자립교회와 작은 교회들이 너무 어렵고 힘듭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는 잡을 지푸라기조차 없습니다. 그런데 분당우리교회는 성도가 늘어나고 쏠림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저와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은 이런 시대의 상황을 인정하고 그냥 가면 안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다만 일만성도파송운동과 30개 교회 분립을 거창하게 한국교회를 살리는 뭐 그런 차원으로 이해하지 말아 주세요. 이 시대의 목회자로서 고민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약속드린 것을 지키는 것입니다.
목사님이 일만성도파송운동과 교회분립을 통해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일만성도파송운동’이라는 이름처럼, 이번 분립이 계속 운동성을 갖길 원합니다. 저는 일만성도파송운동이 이벤트로 여겨지는 것이 제일 두렵습니다. 이벤트라고 생각했으면, 언론사들 모아서 기자회견하고 사진 찍고 뭐 이렇게 해야 하지 않습니까?
분립한 30개 교회가 일반성도파송운동의 가치를 이어받아 그 지역의 주민들과 작은 교회들을 섬기길 바랍니다. 30개 교회가 30곳의 지역에서 이런 운동을 해나가면서, 나중에 교회를 분립하길 원합니다. 분립한 교회들이 또 교회를 분립해서 다른 지역과 교회들을 섬기는, 이런 운동이 되길 원합니다.
분립할 30개 교회 목회자들과 이런 가치와 비전을 나누고 있습니다. 청빙한 30분의 목회자들은 이 시대에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고, 대형 교회를 꿈꾸지 않습니다. 지역을 섬기고 교회들과 연합해서 사역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내년 1년 동안 30분의 목사님들과 이런 논의를 계속 해 나갈 겁니다.
한 가지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면, 분립하는 30개 교회에 지역의 목회자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싶습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와서 주석과 책을 읽으면서 설교를 준비하고 교제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분립한 30개 교회가 비전을 공유하며 또 교회를 분립한다! 상상만 해도 소망을 느낍니다.
=너무 감사하지요. 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제자가 제자를 낳듯이 교회가 교회를 낳고, 교회가 연약한 교회를 섬기는 운동이 일어날 겁니다. 지역의 젊은 목회자들이 분립한 교회에 마련한 공간에서 함께 건강한 교회의 비전을 키우고, 우리들은 그 교회들을 섬기고. 이러면 운동성을 갖는 것이 아닐까요.
30교회 분립과 함께 코로나19로 어려운 미래자립교회를 위해 33억원을 헌금하고 900교회에 전하신 것도 한국 교회와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저는 3~5억원 정도 모아서 예배당 월세도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교회를 섬기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성도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헌금하시는 것을 보며, 저는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그저 섬기는 마음으로 했는데, 하나님은 우리의 계획과 생각을 뛰어넘어 일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교회를 도우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고,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뜻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셨다는 측면에서, 이 사역도 분당우리교회가 주목받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정말 우리는 단순하고 순수하게 일을 계획했을 뿐이고, 하나님께서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이 일을 기뻐하셨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의도가 없이 순수하게 일을 한다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도 정말 필요한 일들을 이뤄가실 것이라는 메시지! 저는 그 메시지를 봤습니다.
혹시 분당우리교회가 분립하면 이번처럼 큰 일을 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대형 교회는 큰 사역을 할 수 있기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과거에는 대형 교회가 큰 일을 하고, 그래서 대형 교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우리 교회와 목회자들은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정신에 민감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 개의 대형 교회보다, 건강한 교회 100개를 원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교회들이 함께 일한다면, 분당우리교회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대형 교회로 존재하면서 순수하게 큰 사역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모든 대형 교회들이 우리와 같은 사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회마다 하나님께서 주신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를 충실하게 하면 된다고 봅니다. 분당우리교회는 교회를 분립해 건강한 교회들을 세우고, 교회들을 섬기라는 메시지를 받았고, 그것을 하는 것입니다.
인터뷰 주제를 바꿔볼까요. 코로나19로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듣고 있습니다. 설교 동영상 중 가장 조회수가 많은 분이 이찬수 목사님입니다. 영상 설교를 잘하시는 방법이 있나요?
=제가 SNS를 안해서 그런 것은 잘 모릅니다. 설교 영상에서도 쏠림현상이 나타난다니... 대단히 죄송하네요. 분당우리교회는 방송시설이 잘돼 있고 전문가도 있잖아요. 작은 교회들은 이런 장비도 없고 목사님들이 온라인을 잘 활용할 상황도 아니잖아요.
영상 설교를 할 때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 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를 할 때 어색하고 심난하고 어려웠어요. 이제 좀 적응이 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린다면, 목회자가 설교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한 설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이 시대에, 우리 성도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목마름이 있어요. 목회자가 이 시대와 상황과 성도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이 지금 무엇에 목말라하는지, 무엇 때문에 아픈지, 이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하나님께서 저를 분당우리교회 목사로 세우셨으니, 그 소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는 목회자가 자기의 존재감을 크게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거품이고, 그럼 성도들이 힘듭니다. 일만성도파송운동과 교회분립, 작은 교회를 지원한 사역 등을 한국교회 살리는 운동으로 여기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저는 한국교회를 진짜 살리기 위해서는 목회자들이 자신의 교회와 성도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목숨을 버리시기까지 사랑한 성도들을 맡겨주셨으니까, 그 교회와 성도들에게 잘 하면 됩니다.
요즘 분당우리교회 성도들은 무엇에 목말라하고 있습니까? 어떻게 해갈하고 있나요?
=최근에 예배회복운동을 했고, 지금은 감사회복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영상 예배를 드리다보니 아무래도 예배에 임하는 자세와 경건함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예배회복운동을 진지하게 했습니다.
2020년이 코로나19로 엉망이 됐잖아요. 이 상황에서도 하나님 앞에서 올 한 해를 감사로 마무리하자는 의미로 감사회복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제가 부랴부랴 <감사>라는 책을 썼고요, <감사노트>에 매일 감사한 내용을 적는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1번 하나님 말씀을 묵상한 후, 그날 감사한 내용 5가지를 노트에 적습니다. 그리고 주위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12월에 들어서서 다시 코로나19로 심각한 상황을 맞았지만, 그래도 감사한 것이 있습니다. 불평하고 원망하고 우울하게 한 해를 마무리하지 않도록 성도들에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정말 2020년은 모두 힘들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올 한 해 너무 수고하셨어요. 제가 등산을 좋아하는데, 저는 5, 6월의 화려한 나무보다 모든 잎을 떨어뜨린 1월의 나목을 더 좋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벌거벗고 앙상해 보이지만, 최선을 다해서 버티며 생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0년을 돌아보면 예배도 못 드리고 한 것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지금은 1월의 나목처럼 버티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견디고 버텨내면, 5월의 나무처럼 화려한 향기와 푸르른 잎을 만들 날이 올 것이란 확신을 갖고 용기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요즘 제가 사모하는 성경말씀도 나누고 싶습니다. 빌립보서 1장 6절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 우리는 일을 할 때 ‘잘될까, 안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것에 에너지를 씁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착한 일이라면 예수님께서 이뤄주신다고 말씀하시거든요. 하나님 보시기에 착한 일을 확신을 갖고 하시길 바랍니다.
출처 : 기독신문(http://www.kidok.com)
출처: 개혁주의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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