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종합

개척교회를 위한 대강절의 파르티타

에반젤(복음) 2020. 12. 16. 10:05

 

 

개척교회를 위한 대강절의 파르티타

 

 

벌써 열두 폭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가정마다 김장하느라 분주한 가운데 아름다운교회도 어저께부터 김장거리를 사오고 다듬으며 준비하더니 오늘은 배춧속을 채우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개척교회가 그렇겠지만 우리 교회도 하나밖에 없는 30평정도 되는 지하실 본당은 필요에 따라 공부방, 친교방, 식당, 사무실, 주일엔 예배당으로 사용됩니다. 오늘은 김치공장이 되었습니다. 작은 공간에 고춧가루, 젓갈, 사과, 파, 양파, 등 매콤달콤꼼꼼 야릇한 냄새로 가득합니다. 이런 개척교회를 다니면서도 기쁨과 감사로 헌신하는 성도들을 보고 있노라니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치며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이런 착하고 어진 성도들을 우리 교회에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김0옥 권사님께서 권00 집사님이 꺼내 놓은 8박스의 배추더미를 보시더니 “내년엔 100명까지 부흥할 건데 배추 양이 너무 적다... 내년 봄에 한 번 더 해야 되겠는데.”라고 하셨습니다. 권0길 집사님께서 “아니, 김칫국부터 마시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응수하자 모두가 함박웃음입니다. 그렇습니다.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없습니다. 농부가 봄에 씨 뿌리지 않고 가을에 거두려는 것은 도둑놈 심보라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개척교회 목사는 이런 기대가 조금은 허세같이 보일지라도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믿고 해마다 복음의 씨를 뿌립니다. 하나님의 기적을 바라며 100명을 꿈꿔온 지 이제 13년 되었습니다. 그동안 콩나물시루 물 빠지듯 많은 분들이 거쳐 갔지만, 인고의 세월 속에서도 택한 자들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며 잘 정착하셨습니다. 바라기는 모든 신자가 아브라함처럼, 모세처럼, 사무엘처럼, 다윗처럼 그리고 바울처럼 주님의 일꾼이 되길 기대합니다.

 

지금은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대강절(待降節)입니다. 대강절은 대림절(待臨節), 강림절(降臨節)이라고도 하며, 영어로는 “Advent”라고 합니다. 이는 라틴어 “ad(to)”와 “ventire(come)”의 합성어로서 주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리는 절기를 의미합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 중에 어떤 오심을 가리키는가? 라틴어 “ventire(오다)”를 영어 표기로 “the Advent”로 쓰면 그리스도의 초림을 나타내고, “Advent”로 쓰면 그리스도의 재림을 나타냅니다.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관점으로 보면 초림이라 할 수 있고,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다리고 기대하는 관점으로 보면 재림에 무게가 실릴 수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일은 과거에 일어난 사실에 근거하고, 기다리고 기대하는 일은 미래에 나타날 일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단어를 그리스도의 초림과 재림뿐만 아니라 보혜사의 임재까지 확대 해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절기에 그리스도의 초림을 기념하고 축하할 뿐만 아니라 재림을 기대하며 이미 오신 성령의 임재를 맘껏 누릴지라도 그리스도의 사역이나 역사성에 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오셨고 하나님 우편에 계시다가 장차 다시 오실 분이심은 변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는 한 아기가 우리에게 났고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 그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라 /그 정사와 평강의 더함이 무궁하며 또 다윗의 왕좌와 그의 나라를 굳게 세우고 지금 이후로 영원히 정의와 공의로 그것을 보존하실 것이라 만군의 여호와의 열심이 이를 이루시리라”(사9:6-7)고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처럼 호도(糊塗)하며 여러 신화(神話) 가운데 하나로 치부(置簿)하려 합니다. 하지만 진리는 마치 송곳과 같아서 숨기려 하면 할수록 더 비집고 나오게 됩니다. 우주 가운데 살면서도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처럼 아무리 왜곡하고 덮으려 할지라도 진리는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며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며 그에게로 인도하십니다.

 

성경은 약속하신대로 만군의 여호와께서 이 모든 것을 이루셨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에 대해 마태는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집에 들어가 아기와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께 경배하고 보배합을 열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리니라”(마2:1-2,11)고 적었고, 누가는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눅2:13-14)고 기록했습니다.

 

이번 대강절에는 아름다운교회와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 모든 지체들, 특별히 개척교회에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과 위로가 넘치고, 제자들처럼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왕이여 하늘에는 평화요 가장 높은 곳에는 영광이로다”(눅19:38)는 고백과 잘 버무려진 양념처럼 세상을 맛있게 하는 삶이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필 자 / 홍종찬 목사(사랑에빚진자)

서울 은평구 갈현2동 아름다운교회

(창골산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