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개서 연구

학개서 연구

 

- 서울신학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 M.A. 4차/ 2007917008  박 상 언 목사

 

서 론

 

구약성경 학개서는 선지자 학개의 가족이나 소명 당시의 연령, 소명동기 등 개인생활에 대한 것은 전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활동시기만 밝히고 있습니다. ‘다리오 왕 2년 6월 곧 그 달 하루’ 그리고 마지막 신탁은 2장 20절에 ‘그 달 14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연대를 주전 520년 6월 1일과 520년 9월 24일로 잡으면 학개의 활동은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국한됩니다.

포로기 이전 선지자들은 내용 없는 성전, 본질이 없는 종교의 형식은 무의미함을 강조하고, 자기시대의 희생 제사를 규탄하고 배척했습니다. 특히 아모스, 이사야 선지자는 의무적인 제사는 하나님이 받으시지 않는다고 말하고, 또 미가와 예레미야 선지자는 성전이 파괴될 것을 예언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학개 선지자는 성전이 재건되어야 하나님의 축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1) 이제 성경 본문을 읽고 묵상하면서 학개서의 주요 메시지가 무엇인가를 알아보고자 합니다. 학개서는 모두 2장으로 되어 있으며 도합 38절로 구성되어 있는 매우 간략한 책이며, 그 내용은 아래의 네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성전을 재건하라는 명령(1:1~15)

  2) 미래의 영광과 번영에 대한 약속(2:1~9)

  3) 제의적 성결과 불결에 관한 말씀(2:10~19)

  4) 스룹바벨에 대한 약속(2:20~23)

 

본 론

 

학개서를 이해하려면 에스라1~6장을 함께 읽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에스라서는 학개가 기록한 말씀의 배경을 제공합니다. 주전 586년 예루살렘의 멸망으로 바벨론으로 잡혀간 유다인들은 주전 538년 페르샤의 고레스왕의 귀환 칙령(스1:1~4)에 의하여 귀환하게 됩니다. 고레스는 유다 공동체의 귀환과 성전의 재건을 명령했습니다.(대하36:22~23, 스1:1~4, 6:3~5) 제1차 귀환을 이끈 사람은 사로잡혀 갔던 여호야긴 왕의 아들인 ‘세스바살’이었습니다.(스1:8,11) 고레스는 그를 총독으로 임명했습니다.(그러나 학개와 스가랴에는 세스바살이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유다 공동체는 어떤 생각을 하고 귀환했을까? 그들은 당연히 성전재건의 희망을 가지고 귀환합니다. 성전재건은 포로 공동체의 최대 관심사였으니까요.2) 그러나 이것은 결코 금의환향이 아니었습니다. 제2이사야가 예견한 대로 “산들과 작은 산들이 너희 앞에서 노래를 발하고 들의 모든 나무가 손바닥을 치는”(사55:12) 그 같은 환영의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들을 맞이한 것은 기근과 흉년, 본토인들의 냉소, 이웃 사마리아인들의 방해 공작 등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일은 포로귀환 보고에 대한 학개·스가랴와 에스라·느헤미야의 다른 입장입니다. 에스라·느헤미야는 다윗의 후손 ‘스룹바벨’을 위시하여 바벨론에 억류되었던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대거 귀국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습니다. 에스라에 의하면 고레스가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도록 명령하였으며, 그러기 위해 억류되었던 이들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허락을 받았고, 또 동시에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탈취한 모든 기구를 되돌려 보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에스라서가 말하는 귀향은 포로로 잡혀갔던 이들의 행복한 금의환향입니다. 이같은 입장은 예루살렘 멸망 이후 팔레스타인을 공백기로 여기고, 모든 유대인의 생활의 중심지가 바벨론으로 옮겨졌다가 이제 다시 팔레스타인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비해 학개·스가랴에는 포로 귀환이 커다란 사건이 되지 못하며, 성전은 곧 재건되지 않고 폐허로 남아왔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개는 포로사건의 의미를 전혀 인정하고 있지 않는 형편입니다.3)

에스라서 3장에 보면 주전 538년에 성전재건 공사가 시작된 것으로 되어 있으나, 학개 1장에는 520년경에도 성전이 황폐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초공사가 이미 시작되었다가 중도에 그만두어 다시 황폐되었는지, 혹은 사마리아 사람들과의 갈등과 생존에 바빴던 귀환자들의 무관심으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하지만 하여간 이런저런 이유로 말미암아 성전재건 작업은 학개와 스가랴가 부름 받은 때인 주전 520년까지 중단된 채 버려져 있었습니다.(스4:24) 이제 18년 정도가 흘렀지만 성전재건 공사는 진척되지 않았고, 그 기간에 백성들은 계속 가뭄과 흉년을 겪습니다. 야웨께서는 학개 선지자를 통해 이 두 상황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환기시키시고 성전재건 하는 일을 다시 시작하도록 그들을 격려합니다.4)

포로기 이후 귀환 공동체의 생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전재건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살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페르샤의 초대 왕이었던 ‘고레스’가 죽고 그의 아들 ‘캄비세스’(주전 529~522)에 의해 영토는 크게 확장됩니다. 캄비세스는 애굽접경 지역까지 진출하게 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유다는 페르샤의 철저한 지배를 받게 된 것입니다. 캄비세스가 팔레스타인을 기점으로 애굽을 공격하려 할 즈음, 즉 주전 520년대 말에 아마도 많은 유대인들이 고국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캄비세스는 드디어 주전 525년에 애굽의 수도 멤피스를 점령합니다. 그가 애굽에서 귀환 도중, 주전 522년 본국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었으나 해결을 보지 못한채 시리아에서 죽게 됩니다. 캄비세스가 후계자 없이 죽자 전 지역에서 반란과 동요가 크게 일기 시작합니다.5) 그러다가 페르샤의 군인이었던 ‘다리오’가 왕위에 오릅니다. 다리오는 왕위에 올랐지만 정통성 시비와 함께 일어난 혼란으로 인해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했습니다. 본국의 정치적 불안정뿐만 아니라 페르샤 제국의 통치하에 있던 많은 나라들이 반란을 일으켜 다리오의 정치력을 시험하고자 했으므로 국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페르샤에서도 불안정한 서부 지역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다윗의 후손이자 여호야긴의 아들인 ‘스룹바벨’을 보내 공동체 재건이라는 책임을 맡깁니다.6) 이 시기의 유다 지도자들과 백성들은 이 시기를 ｢다윗 왕조가 재건 될 시기｣라고 여기게 됩니다. 스룹바벨을 유다의 왕으로 임명한 학개서는 이 시기의 다윗왕조에 대한 희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학2:20~23)

 

1) 성전을 재건하라는 명령(1:1~15)

(1:4) 유다 백성은 ‘판벽한 집’에 거하고 있었습니다. ‘판벽한 집’이라는 말은 곧 지붕이 있는 집을 의미합니다.(왕상6:9,7:3) 다시 말해서 성전 재건이 18년 전부터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에 성전은 지붕도 없이 버려진 채로 방치 되었습니다. ‘황무한 야웨의 집’과 ‘판벽한 백성의 집’에 대한 대조가 강조됩니다. 즉 야웨의 집에 대한 백성의 무관심과 백성들의 열정적이고 지속적인 자신의 이익에 대한 관심과 활동이 강하게 대조되고 있습니다.

예언자 학개와 백성들이 처해 있는 상황은 동일합니다. 모두가 극심한 곤궁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를 해석하는 눈이 전혀 다릅니다. 백성들은 경제적 곤궁이 꽉 들어찬 현실 때문에 성전을 재건할 때가 이르지 못하였다고 판단하고(2절) 성전에 신경조차 쓰지 않습니다. 이에 반해 하나님의 사람 학개는 성전재건에 대한 무관심 때문에 이러한 곤궁에 빠지게 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9절) 예언자는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뒤집습니다. 똑같은 환경이지만 신앙과 불신앙의 해석은 놀라울 정도로 정반대입니다. 2절에서 백성들이 성전건축 지연에 대한 이유를 제시했다면, (9절)에서는 그와 같은 경제적인 논거는 그 순서가 정반대로 변화됩니다. 성전건축의 실패가 바로 경제적인 어려움들을 야기 시켰다는 것입니다.

성전재건의 무관심이 경제적 곤란의 근본 원인이라는 통찰은 이곳 외에는 구약성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학개의 독특한 신학입니다.7) 학개는 하나님의 일에 대해서는 시간도 노력도 관심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일에만 몰두하는 이 백성의 빗나간 열정을 고발하고 있는 것입니다. 빗나간 열정이 화(禍)를 불러들인 결과인 것이지요. 그래서 학개는 “자기의 소위를 살펴보라”(5절)는 말씀을 통해서 현 상태의 상황에 대한 고찰을 백성들에게 촉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1:8) 학개는 성전을 짓기 위한 재료로 나무를 언급합니다. 이것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었으며, 건축에 대한 특별한 사항들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모든 사람들의 협력을 유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솔로몬시대 때 예루살렘 성전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왜냐하면 솔로몬 성전은 “레바논 백향목 재목과 잣나무 재목”(왕상5:10)으로 만들어졌고, 기초로 “크고 귀한 돌”(왕상5:17)이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학개 당시 하나님이 원했던 것은 사람들의 최소한의 정성이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을 위해 최소한의 것을 원하십니다. 바리새인과 같이 거창한 기도, 많은 양의 예물, 화려한 의식적인 복장과 박학다식한 성서적 지식과 교회의 경험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 양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하나님에 대한 최소한의 정성입니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두 렙돈을 드린 과부의 헌금을 이 세상의 어떤 물질적 헌금보다 더 귀하고 중대한 것으로 판단하셨습니다. 이렇게 우리 삶의 조그만 부분에서 그분을 인정할 때 하나님은 즐거워하시고 그것을 받아 주십니다.

 

2) 미래의 영광과 번영에 대한 약속(2:1~9)

이 단락의 배경은 초막절 축제의 절정인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이 초막절 절기는 추수와 솔로몬 성전의 봉헌과 관련이 됩니다. 따라서 모든 백성들은 이 축제기간 동안 예루살렘에 함께 모여 야웨께서 베푸신 은혜에 감사하며 솔로몬 성전을 추억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2:3)의 질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예루살렘에 모인 백성들 가운데 솔로몬 성전의 이전 영광을 본 사람들의 눈에는 새롭게 건축되는 성전의 외형이 아주 보잘 것 없이 보였던 것입니다. 따라서 백성들은 ‘보잘 것 없는’ 현재 성전의 모습을 보았을 때 의기소침하고 낙심했을 것입니다. 더불어, 가뭄으로 인해 곡물 수확량이 저조하여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 백성들은 가을 축제의 본래 의미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학개는 초막절 축제기간 동안 예루살렘에 모여 솔로몬 성전을 추억하며 현재 성전의 초라함에 대해 낙심하고 있는 전체 백성들에게 성전재건을 계속하도록 격려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8) 낙담에 대한 격려의 메시지가 삼중의 “스스로 굳세게 할지어다.”라는 권고로 시작되며, 뒤이어 “내가 너희와 함께 하겠다.”는 야웨의 동행 약속과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실 것임을 약속하면서 지속적인 성전재건을 촉구합니다.(2:4~5절)

3절에는 시각적인 표현들(“본 자가 누구냐?” “어떻게 보이느냐?” “보잘 것이 없지 아니하냐?”)이 3개의 질문과 더불어 등장하는데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시각적인 것에 많은 부분 의존하며, 또한 시각적인 것에 의해 신앙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백성들은 그들의 눈에 비친 성전의 ‘보잘 것 없음’으로 말미암아 낙담에 빠졌습니다. 이때 학개는 하나님의 중요한 특성을 상기 시킵니다. 즉 ｢하나님은 늘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분이시다｣라는 것을 말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생활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들이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늘 본문의 유다 백성들처럼 눈에 보잘 것 없이 보이는 현실로 인해, 시간을 초월하여 늘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동행 하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의 크고 위대하신 손길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야웨께서는 백성들의 낙담에 대해 좀 더 확실한 약속을 해 주십니다. 야웨는 “조금 있으면”(6절)이라는 급속함의 표현을 통해 전세계는 대변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야웨의 우주적 주권을 선포합니다. 그분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육지를 진동시키실 것입니다.”(6절) 또한 이러한 야웨 하나님의 우주적 주권은 ‘세상만국’에도 선포되며, 여러 나라의 보배들이 현재의 보잘 것 없는 성전으로 그 영광을 충만케 하기 위해 이동될 것임을 말하며,(7~8)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을 낙담케 만들었던 현재의 보잘 것 없는 성전의 영광은 이전 영광보다 크게 될 것이며,(9절) 야웨께서 주시는 평강으로 현재의 낙담과 좌절이 대치될 것이라고(9절) 학개 선지자는 선포하고 있습니다. 학개는 백성들이 과거의 영광에 붙잡혀 미래의 영광을 보지 못함을 지적합니다. 신앙이란 약속의 미래를 믿음으로 응시하는 것입니다.

 

3) 제의적 성결과 불결에 관한 말씀(2:10~19)

 

(2:10~14) 하나님은 학개에게 제사장에게로 가서 율법에 대하여 질문하라고 명령합니다.(11절) 제사장의 임무 가운데 제의적으로 거룩한 것과 부정한 것,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분하는 일은 중요한 일이었습니다. 학개는 여기서 두 개의 질문을 합니다. ‘거룩한 고기’ 즉 제사에서 제물로 바쳐진 짐승의 고기가 포장된 혹은 포장되었던 옷자락에 접촉된 음식 역시도 거룩한 것인가?(12절) 그리고 시체와 접촉함으로써 부정하게 된 사람이 만진 음식들 역시도 부정한 것인가?(13절) 첫 번째 질문에 대답은 ‘아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라고 제사장들은 답변합니다. 학개의 첫 질문은 거룩함에 관한 것인데(12절) 그 요점은 거룩함은 전염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간접적인 접촉으로는 거룩함이 전이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제의적 부정에 관한 것입니다.(13절) 이번 교훈은 부정은 거룩함과는 달리 접촉하는 자를 전염시켜 부정하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제사를 통해 성별된 고기가 거룩함을 전달하지는 못하지만 불결하게 된 사람은 자신의 불결함을 쉽게 전염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언급된 “이 백성”과 “이 나라”는 ｢유다백성｣을 가리킵니다.9) 그렇다면 그들이 왜 부정한가? 학개의 대답은 “그들 손의 모든 일과 거기서 그들이 드리는 것”이 부정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학개가 제사장들에게 한 질문의 요지인 것입니다.(사람이 그곳으로 가져온 제물들은 이미 더럽혀진 어떤 것에 접촉됨으로써 부정하게 되었다.) 여기서 그곳은 황폐된 성전 자리에 세워진 ｢임시 번제단｣을 가리킵니다.(스3:2 참조)

유다백성은 학개의 선포에 감동이 되어 이미 성전재건의 역사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1:14) 그러나 이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폐허더미에 뒤범벅이가 된 성전의 초라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이전의 솔로몬 성전의 위용을 목도한 노인들로부터 비롯된 실망감이 공동체 전체의 사기를 떨어뜨렸습니다.(2:3) 이 후 성전재건의 움직임은 이전만 못했을 것입니다. 어떤 이들에게는 일단 성전 대용인 번제단을 통해서 희생제사를 드리는 것으로만 만족하는 분위기도 있었을 것입니다. 학개는 이러한 상황에서 성전이 정식으로 재봉헌되기 이전의 제단은 부정하고, 이곳에 드려진 희생제물도 모두 부정하다고 판결합니다. 또한 아직도 자신의 개인적인 일을 우선하는 유다백성의 태도도 여전히 부정하다고 일갈합니다. 당시 하나님의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성전재건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편의대로 자신의 일을 합리화시키고, 자신의 일을 우선하는 삶은 부정한 것이었습니다.

유다백성이 성전을 황무하게 방치하자(1:4,9) 하나님이 그들이 손으로 수고하는 모든 일을 황무하게 한 것처럼(1:11) 이 백성이 하나님의 성전을 부정한 상태로 내버려두자 하나님은 그들이 도모하는 모든 일을 부정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을 소홀히 하면 결국 모든 일이 부정해진다는 것입니다.

(2:15~19) 오늘(9월 24일)을 기점으로 해서 즉, 야웨의 전 지대를 쌓던 날을 기점으로 해서 저주는 물러나고, 이제 축복이 임하리라는 약속의 내용입니다. 본문은 14절의 유다백성의 부정함을 해결하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유다 공동체 전체를 오염시키는 부정은 성전의 의식적 정화와 파괴된 성전의 재건축된 성전 사이의 연속성을 회복함으써만 치료된다는 것입니다.(19절) 유다백성의 성전재건 역사가 시작된 날은 6월 24일이었고(1:15) 한 달이 채 지나기 전 7월 21일에는 황무했던 성전의 터를 정리하는 단계였을 것입니다.(2:1) 이때 새로운 성전의 크기가 어느 정도 드러나면서 이전 성전의 화려함과 크기를 기억했던 노인들의 입에서 아쉬워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을 것입니다.(2:3) 이후 유다백성들의 성전재건 의욕은 상당히 꺾였을 것이고 낙심하였음이 틀림없습니다.(2:1~9) 이때 학개는 9월 24일 유다백성들이 아직도 여전히 제의적으로 도덕적으로 부정하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합니다.(2:10~14) 그리고 성전 재봉헌을 통하여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2:15~19) 하나님은 과거의 솔로몬 성전과 같이 화려한 것이 아니라 산에 올라가서 나무를 베어다가 전을 지어도 기뻐 받으시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시겠다고 하셨습니다.(1:8) 야웨 하나님은 유다백성의 작은 정성에 크게 감동하시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을 채워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성전이 완공되는 기점이 아니라 시작하는 단계로부터 먼저 복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에게 복을 주시기 위해서 성전을 지으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복은 복 받을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임하는 것이 아니라 복 받을 준비만 되어도 임하는 것입니다.

 

4) 스룹바벨에 대한 약속(2:20~23)

본문은 미래의 영광이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미래의 영광이 임한다는 사실만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스룹바벨을 다윗전승과 연관하여 다윗왕정을 회복할 정치적 메시아로 이해하는 것보다 학개의 주된 관심인 예루살렘 성전의 재건이라는 제의적인 사건으로 이해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대변혁의 사건을 통하여 야웨의 통치에 반하는 그 어떤 권력도 결국은 무너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여기서는 (2:9)의 평화의 약속이 어떻게 실현되는지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됩니다. 이는 스룹바벨의 정치력에 의한 것도 아니고, 인간의 전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야웨 단독에 의한 모든 권력자들을 탈권력화시키는 방법으로, 파괴력 있는 모든 무기들을 섬멸시킴으로, 파괴적인 모든 공격자들을 자멸하도록 이끄심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은 성전의 재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성전이 온전케 되면 하나님께서 친히 당신의 평화를 이 땅에 앞당겨 실현시키실 것입니다.

 

결 론

 

학개의 주요 메시지는 백성들의 죄와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점에 있어 그는 다른 예언자들과는 달리 제의의 상황 안에서 백성들의 죄와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학개는 주전 8세기 예언자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정의, 공의, 사랑과 같은 도덕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개는 백성들이 야웨의 성전을 짓지 않는 것을 죄로 규정하며, 하나님은 거기에 대한 벌로서 자연적인 재해와 경제적인 곤핍을 주었다고 말합니다.10) 학개 선지자는 비록 짧은 4개월의 활동이었지만 불붙는 열정으로 주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실의와 절망에 빠져 있는 지도자와 백성들을 향하여 오직 성전재건만이 예루살렘의 미래가 있다고... 세계경제 침체로 인하여 수많은 고통과 눈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늘 우리는 열방을 향하여 하나님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복음만이 유일한 살 길이라고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참고문헌)

 

버나드 W. 앤더슨. ｢구약성서이해｣. 서울:크리스챤다이제스트, 1997.

장일선. ｢이스라엘 포로기 신학｣.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02.

장일선. ｢히브리 예언서 연구｣. 서울:대한기독교서회, 1990.

장일선. ｢생명나무와 가시덤불｣.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02.

장일선. ｢알기 쉬운 구약학｣. 서울:종로서적, 1997.

W.A. 게메렌. ｢예언서 연구｣. 서울:엠마오, 1997.

존브라이트. ｢이스라엘 역사｣. 서울:크리스챤다이제스트, 2007.

차준희. 유윤종. ｢성서주석｣.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06.

강영선. ｢성서 이야기 한마당｣. 서울:대한기독교서회, 2008.

고든 피·더글라스 스튜어트. ｢성경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서울:성서유니온선교회, 2008.

 

 

 

 

<출처: 고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