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의 대화법/- 언어의 대화법

성공한 사람들의 보디랭귀지 기술

에반젤(복음) 2021. 6. 14. 11:28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무언가 위엄이 느껴지는 몸짓을 한다는 점이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고위간부들만 봐도 눈짓과 손짓 등 몸짓 하나에 사소하게만 보이지 않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는 그 사람의 권력을 갖춘 지위가 그같은 몸짓을 만들어낸다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 그같은 몸짓이 정교하게 연출된다면 자신의 권위와 신뢰를 높일 수도 있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사 안팎의 사람들을 만날 때, 특히 회의나 협상 등 비즈니스적 만남,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우리는 몸짓 즉 보디랭귀지(body-language)에 익숙하지 못하다.

 

익숙하지 못한 정도가 아니라 자기 내부의 불안이나 초조감을 고스란히 드러내거나, 오히려 이를 감추려고 몸짓을 과장하다가 오해를 불러 손해를 보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 몸짓은 우리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출신 팬터마임 배우이자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막스 라인하르트 세미나의 연극학과 교수인 새미 몰효(71)는 한 사람의 보디랭귀지는 그의 내면의 안정성과 개성을 드러내며, 거꾸로 의도적으로 선택한 보디랭귀지는 한 사람의 행동과 인격을 바꾸고 성공으로 이끈다고 강조한다.

 

20여년간 보디랭귀지를 연구해온 그는 얄팍한 제스처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몸의 에너지 흐름과 사람 사이의 ‘영역’관계, 심리적 우열 등을 바탕으로 행동에 스스로 주도적으로 되는 보디랭귀지를 지도하고 있다. 최근 그가 스스로 시범을 보이며 쓴 책 <나를 표현하는 힘 성공의 보디랭귀지>(사람과책)가 국내에도 번역돼 나왔다. 다음은 새미 몰효가 들려주는 보디랭귀지의 기술이다.

 

◆ 바른 자세는 보디랭귀지의 기본

우리는 우선 땅이 아래에서 우리를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을 느껴야 한다. 바닥에 확고하게 서있지 못한 자세, 그래서 발이 땅에 거의 닿지 않은 듯 보이면 그것은 접촉능력이 부족한 것을 뜻한다. 자신의 몸무게를 일에 다 싣지 않는 사람은 관철능력도 발전시킬 수 없는 사람이다.

 

항상 달아날 자세를 취한 사람은 책임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려고 한다. 땅을 제대로 딛고 섰을 때 바닥의 에너지는 골반과 서혜부를 통해 위로 올라가며, 배와 등의 근육을 통해 가슴으로 전이돼 보관된다. 그런데 흉곽이 뒤로 쑥 들어가 있으면 척추를 눌러 유연하게 움직일 수 없다.

 

무거운 책임을 떠맡아 몸이 마비된 것과도 같다. 책임감이 있다는 것은 책임을 짐처럼 떠맡는다는 것과는 다르다. 즉, 자세를 곧게 함으로써 팔의 움직임도 자연스럽고 긍정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내민 가슴은 허영심이나 과장된 모습으로 비쳐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은 골반과 척추와 머리를 똑바로 세우게끔 해 균형잡힌 자세를 취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 사람에게도 영역이 있다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영역이 있다. 성공은 사람들에게 일정한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영역관계가 생겨난다. 대부분 사람들은 방에 들어가면서 어깨를 먼저 내민다. 영역 안으로 더 들어가도 좋으냐는 허락을 기다리는 것이다.

 

또 문을 두드리고 문턱에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상대의 영역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예절을 지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태도가 불확실하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당신이 방에 들어갈 때는 발을 먼저 들여 놓아라. 그래야지 엉거주춤하지 않고 유연하면서 당당한 걸음걸이도 가능하다. 머뭇거리지 말고 곧장 방을 가로질러 가서, 주인이 우리에게 손을 내밀면 힘차게 악수하고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정중한 인사말을 나누자.

 

◆ 천의 얼굴을 가진 손

어수선한 손짓은 설명하려는 일에 대해 잘 파악하지 못한 경우에 나타난다. 파악하지 못한 의미를 허공에서 손으로 붙잡으려는 것으로, 이는 불확실함에서 비롯된 과장된 행동이다. 중요한 것은 말하려는 내용에 적합하게 손짓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일반적으로 손짓을 하며 이야기할 때 말을 마치는 순간 손도 같이 아래로 내리는 경향이 있다. 두 손이 원래 아래 위치로 계속 내려가는 동작은 단념의 표현으로, 반복되면 대화는 서서히 불안해진다. 이 손짓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손짓을 하려면 말을 끝맺을 때마다 2~3초는 손을 있던 위치에 그대로 머물도록 해야 한다. 그러면 침착하게 계속 얘기할 수 있으며, 새로운 주제로 얘기를 시작할 때 다시 움직이면 된다. 지배적인 손짓이 필요할 때도 있다.

 

한 손으로 공기를 가르는 손짓, 소위 손날치기는 여기가 한계다, 네 업무분야가 여기까지라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두 손을 들어 내리는 손짓은 일이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예외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악수를 할 때 팔을 쭉 뻗지 못하고 몸에 바짝 붙어있으면 불안감과 함께 방어한다는 인상을 준다. 눈은 상대방을 똑바로 보고, 손의 쥐는 힘은 상대방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하되 너무 꽉 쥐는 것은 과도한 권력의식을 나타낸다.

 

◆ 연설·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주의할 점

요즘은 프로젝터(OHP)를 통한 프레젠테이션이 일반화돼 있다. 발표자는 OHP가 돌아가며 화면을 바꾸는 동안에 말을 계속하면 안된다. 그렇게 되면 발표자는 OHP가 설치된 책상에 대고 얘기하는 셈이다.

 

OHP의 필름을 교환할 때도 똑바로 서 있어야 한다. 기계 위로 몸을 숙인 상체를 청중에게 자주 드러내면 청중과 분리돼 버린다. 대중 앞에서 연설할 때 정확한 내용을 인용하기 위해 뭔가 읽어야 한다면 짧게 인용하라.

 

자신의 시선이 너무 오랫동안 서류에 머물면 역시 청중과 분리된다.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카드에 내용을 적어 시선이 항상 청중과 카드를 번갈아 보는 게 가장 좋다. 특히 마이크에 바짝 대고 마치 마이크를 향해 얘기하는 듯 하는 실수는 가장 자주 나타나는, 피해야 할 자세다.

 

문화일보 엄주엽 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