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성경강해***/- 사무엘서 개론

[스크랩] 사무엘 상하 연구

에반젤(복음) 2019. 11. 23. 19:07



                               사무엘 서 연구


1. 명 칭

 

  히브리어 성경에는 사무엘 상과 하가 합하여 한 책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명칭은 본서의 주인공인 사무엘의 이름을 딴 것이다. 그 이유는 본서에서 가장 중심적 인물이 사무엘이며 다른 두 주동 인물 즉 사울과 다윗을 기름 부어 왕을 삼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70인역의 번역자들은 본서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제 1 왕국기(王國記), 제 2 왕국기라고 불렀으며 열왕기도 둘로 나누고 제 3 왕국기, 제 4 왕국기라고 불렀다.


2. 사무엘서의 주제 : 기름을 부으시는 하나님(2:6, 7, 10, 35; 9:16: 16:13)

   사람을 세우시는 하나님

    *주제절 : "내가 그들 위하여 견고한 집을 세우리니 그가 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자

              앞에서 영구히 행하리라"(삼상 2:35).


3. 내용과 주요 사상


     본서의 저자는 분명하지 않다. 사무엘이 본서 전체의 저자가 될 수 없는 이유는 그의 죽음에 대한 기사가 삼상 25 : 1, 28 : 3에 기록되어 있고 또 그가 죽은 후에 일어난 사건들이 기록되어 있는 것을 보아서 알 수가 있다. 본서의 저자는 왕국 분열 직후에 살았던, 아마 유대의 한 선지자가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이미 기록되어 있었던 자료를 기초로 하여 기록하였음이 틀림없다.

 

  본서는 왕정국가의 형성과 그 일에 있어서의 사무엘의 역할에 관한 기록이다. 사사시대라는 과도기를 지나 왕정제도의 국가를 건설하고 그 왕국이 점차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가난안의 모든 지역을 점령하고 민족의 통합을 완성한 모든 역사를 수록하고 있다. 사무엘은 그러기에 마지막 사사(삼상 7 : 6, 15 - 17)이면서 동시에 선지자(삼상 3 : 20)이었다.  사무엘과 엘리의 관계 (삼상 1 : 1 - 7 : 1), 사무엘과 사울의 관계(7 : 2 - 15 : 35), 사무엘과 다윗의 관계 (삼상 16 : -), 통일된 이스라엘 왕 다윗 (삼하 5 : - 24 : )에 관한 역사의 기록 등이 본서의 주요 내용이다. 구약의 다른 역사서들과 비교해서 본서는 엄격한 객관성을 가지고 공평하게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본서는 이스라엘의 초기 종교의 원시적 요소들을 알아보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즉 종교적 목적으로 사용되었던 거룩한 돌 (삼상 6 : 14, 14 : 33), 나무 (삼상 10 : 3, 14 : 2, 22 : 6), 언덕 (삼상 10 : 5, 삼하 15 : 32) 등 원시적 종교 요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며, 강신술 (삼상 28 : ) 등도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본서에도 여호와 하나님은 유일하신 참 신이시며 역사의 지배자이고 그를 믿고 순종하는 자는 번영하고 거역하는 자는 멸망한다고 하는 역사 해석이 나타나 있다. 즉 엘리의 아들들이 부패했을 때 민족에 대한 영도권은 사무엘에게 옮겨가고 또 사무엘의 아들들이 완전치 못했을 때 영도권은 사울에게로 옮겨가고, 사울이 옳지 못했을 때 영도권은 다윗에게로 옮겨 간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본서에서도 세계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원칙이 계시되어 있다.

 

  본서의 진정한 중심인물은 다윗 왕이다. 사무엘 상서의 후반은 다윗이 왕이 되기 전의 파란 많은 생애를 기록하고 있고, 후서는 그 전체가 다윗왕의 통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다윗은 민족을 완전히 통일시켰고 강력한 힘으로 국토를 확장하였으며 예루살렘을 수도로 정하여 왕국의 황금시대를 이룩했다. 다윗은 진심으로 자기의 죄를 회개하는 진실한 신앙의 소유자였고 민족의 안녕과 번영을 위하여 선정을 베푼 훌륭한 왕이었다.


4. 내용 분해


(A) 사무엘 상


1. 사사 사무엘 1 : 1 - 7 : 17

  1) 사무엘의 출생과 한나의 노래 1 : 1 - 2 : 10

  2) 사무엘의 어린 시절과 환상 2 : 11 - 3 : 21

  3) 엘리의 죽음 4 : 1 - 22

  4) 블레셋 땅에 있는 하나님의 법궤 5 : 1 - 6 : 21

  5) 하나님의 법궤가 돌아옴 7 : 1 - 17


2. 사울의 통치 8 : 1 - 15 : 35

  1) 이스라엘 민족이 왕을 요구함 8 : 1 - 22

  2) 사울이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음 9 : 1 - 10 : 27

  3) 사울이 암몬을 이김 11 : 1 - 15

  4) 사무엘이 백성을 권고함 12 : 1 - 25

  5) 사울의 초기 통치와 불순종 13 : 1 - 15 : 35


3. 사울과 다윗 16 : 1 - 31 : 13

  1) 다윗이 왕으로 선택됨 16 : 1 - 23

  2) 다윗이 골리앗을 죽임 17 : 1 - 58

  3) 다윗이 사울의 시기를 받아 도망감 18 : 1 - 20 : 42

  4) 아히멜렉이 다윗을 돕다가 죽음 21 : 1 - 22 : 23

  5) 다윗이 사울을 해하지 않음 23 : 1 - 24 : 22

  6) 다윗이 나발을 살려줌 25 : 1 - 44

  7) 다윗이 사울을 다시 해하지 않음 26 : 1 - 27 : 12

  8) 신접 여인이 사무엘의 신을 불러올림 28 : 1 - 25

  9) 다윗이 아말렉을 이김 29 : 1 - 30 : 30

  10)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 31 : 1 - 13



(B) 사무엘 하


1. 다윗 왕 1 : 1 - 8 : 18

  1) 다윗이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을 애도함 1 : 1 - 27

  2) 다윗이 헤브론에서 등극함 2 : 1 - 32

  3) 아브넬과 이스보셋의 죽음 3 : 1 - 4 : 12

  4) 다윗이 법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김 5 : 1 - 6 : 23

  5) 하나님이 다윗을 축복하심 7 : 1 - 29

  6) 다윗이 주변의 적들을 정복함 8 : 1 - 18


2. 다윗의 수난 9 : 1 - 24 : 25

  1) 므비보셋을 다윗이 선대함 9 : 1 - 13

  2) 다윗이 우리아 죽이고 밧세바를 취함 10 : 1 - 11 : 27

  3) 선지자 나단의 책망 12 : 1 - 31

  4) 압살롬이 암논을 죽이고 도망감 13 : 1 - 14 : 33

  5) 압살롬의 반란 15 : 1 - 18 : 33

  6) 이스라엘이 세바를 따라 반란함 19 : 1 - 20 : 26

  7) 다윗이 사울의 일곱 아들을 기브온 사람에게 내어줌 21 : 1 - 22

  8) 다윗의 감사의 노래 22 : 1 - 23 : 39

  9) 다윗의 인구조사 24 : 1 - 25


4. 사무엘상의 신학적 주제와 그 적용

 

1) 하나님의 주권

   사무엘상의 근원적 주인공이신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역사에 주권적으로 개입하신다. 그 결과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그리고 엘리와 사무엘, 사울과 다윗의 운명이 전복된다. 역사는 하나님 중심적, 그리스도 중심적으로 전개될 것이다(삼상 2:1~10). 하나님의 주권이 가장 의미있게 나타나는 경우는 다윗의 선택일 것이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다윗이 좋은 조건을 가진 형들을 제치고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종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신뢰하여야 한다. 사울은 자기 권리에 집착하여 여호와의 명령을 거절함으로써 자신의 생명과 왕국과 아들을 잃는다. 반면에 다윗은 자기에게 주어진 왕위를 스스로 취하려 하지 않고 여호와의 손에 맡김으로써 영원한 나라를 약속으로 받는다. 하나님의 백성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여건이 좋지 않다고 안달하며 사람들을 탓하지 말고, 고난 중에서도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의 능력과 선하신 뜻을 신뢰하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2) 하나님의 통치: 신정(theocracy)의 원칙.

   신정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정체(polity)이다. 하나님이 왕이시라는 신정의 원칙은 이스라엘 역사의 대명제이다. 모세와 여호수아 시대에는 하나님이 왕이시라는 신정의 원칙이 잘 지켜졌다. 사사시대에도 대체로 이 원칙이 받아들여졌으나, 기드온에게 왕위를 제시한 백성들에 의해서, 그리고 스스로 왕이 된 아비멜렉에 의해서 심각한 도전을 받는다. 사무엘의 시대에는 백성이 하나님께 돌아감으로 신정이 새로워지고 승리가 주어진다(7장). 이러한 신정의 문맥에서 사무엘은 왕을 요구하는 백성을 책망하기도 하고,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왕정을 허락하기도 한다(삼상 8, 12장). 신정은 이스라엘 왕정의 신학적 전제이다. 그리스도인도 자신이 어느 나라의 백성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이스라엘이 열국 중 하나가 아니듯이, 그리스도인도 이 세상에 속한 백성이 아니다. 그리스도가 선포하고 이루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만이 왕이심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의 기본적인 도리이자, 생활원리이다.

 

3) 왕정(kingship; monarchy)

   사무엘상의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이스라엘 왕정의 신학적 정당성이다. 사사기에는 왕정에 대한 부정과 기대가 공존하다가, 사무엘 시대 종반에서 백성들이 왕을 요구한다. 사무엘은 그들의 요구를 여호와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8장). 이스라엘 백성들은 당면한 현실적 정치적 필요성은 민감하게 인식했으나, 이스라엘 정체의 신정적 기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다. 왕정 문제의 신학적 해결책은 역시 신명기 17장 14~17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모세는 이스라엘에 왕정이 불가피하게 도입될 때를 예상하고 왕의 자격과 의무를 규정했다. 신명기 17장은 여호와의 율법이 이스라엘 왕의 통치기반이 되어야 함을 밝힌다. 왕도 백성과 같이 하나님의 법에 순종해야 한다. 신정체제 안에서 왕은 하나님의 부왕(副王)이자 백성의?형제이다. 자신의 뜻을 백성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하나님의 뜻에 굴복해야 한다. 군사력과 재력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만 의지해야 한다. 왕이라도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의 왕에 대한 기사는 오늘날 교회 지도자에 대한 교훈을 담고 있다. 자신이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도 안되고 어떤 사람이나 어떤 것을 하나님의 자리에 앉혀서도 안 된다. 오직 하나님만이 보좌에 앉으시도록 해야 한다. 지도자는 자기가 지도하는 사람들을 ?형제?로 섬겨야 한다. 또한 자신이 먼저 왕이신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한다. 지도하는 이와 지도받는 이가 함께 하나님을 믿고 그의 뜻에 순종하는 곳에서 하나님 나라는 이루어진다.

 

4) 언약

   여기에서는 왕정의 신학적 원리로서 기능하는 언약에 초점을 맞추어 사무엘상에 나타난 몇 가지 관련 주제를 살펴본다.


  (1) 순종과 불순종. 언약의 의무조항은 언약 당사자에게 순종을 요구한다. 왕이라도 여호와께 순종하고 율법을 지켜야 한다. 초대 왕 사울의 실패는 순종의 실패였다: 순종은 제사보다 낫고 거역하는 것은 사술의 죄와 같다(삼상 15장). 다윗 언약에 참여한 자에게도 순종이 요구된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무리 커도 순종의 의무를 없이하지는 않는다. 순종은 맹종이나 굴종이 아니라 전심으로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며 그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이것이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순종이다. 다윗과 솔로몬, 그리고 후대 왕들의 역사는 순종의 요구가 얼마나 엄중한 것임을 잘 보여준다. 순종은 자율적 현대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들 가운데 하나이다. 결혼식 서약에서도 ?복종?이란 말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사울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곧이곧대로 순종하기를 꺼리고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재해석?해서 선택적으로 순종한다. 이것은 순종이 아니다. 전적으로 순종하는 자에게만 하나님의 통치가 은혜 가운데 임한다.


  (2) 축복과 저주. 하나님은 순종하는 자에게 복을 내리시고, 불순종하는 자를 저주하신다는 원리는 사무엘서에 적용된 신명기 언약의 기본명제이다. 하나님은 ?나를 존중히 여기는 자를 내가 존중히 여기고 나를 멸시하는 자를 내가 경멸히 여기리라?고 말씀하신다(삼상 2:30). 사울이 하나님을 거절할 때 하나님도 사울을 거절하신다. 다윗은 순종함으로 복을 받는다. 그러나 밧세바의 일로 죄를 지었을 때에는 사함을 받았을지라도 “칼이 네 집에 영영히 떠나지 아니하리라“(삼하 12:10)는 징계는 피할 수 없었다. 다윗의 통치후기는 이 징계의 지배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택한 자에게 심판은 최후의 말이 아니며, 영원한 나라와 후손의 약속이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 사무엘상, 따라서 신명기가 말하는 축복사상은 전래의 기복신앙과는 전혀 다르다. 또 ?부요와 건강의 복음?과도 거리가 있다. 성경적인 복은 성도가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전인적으로 누리게 되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징계에 대해 오늘날 교회가 겸손히 기억해야 할 것은?심판은 하나님의 집으로부터?시작된다는 사실이다. 특권은 책임을 수반하며 책임은 그 수행을 결산할 날이 있다.


  (3) 다윗 언약: 영원한 왕국의 약속.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영원한 왕조와 후손을 약속하신 다윗 언약(삼하 7장)은 사무엘서의 핵심이요, 구약의 중심으로서, 막중한 구속사적, 성경신학적 중요성을 갖는다. 하나님의 은총(헤세드)에 근거한 이 언약은 근본적으로 무조건적이다: 하나님께서 약속의 성취를 보장하신다. 그러나 왕이 언약을 지키지 않는다면 하나님이 약속하신 복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가? 역사는 다윗 언약이라도 은혜와 율법의 긴장을 피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안에서만 이 긴장이 해소될 것이다. 그런데 이 영원한 왕조의 약속은 사무엘하 7장에서 처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다윗 언약에 내포된 하나님의 은총은 사무엘하 뿐만 아니라 사무엘상을 지배하는 원리이다(삼상 13:13~14; 16:18; 18:14; 20:15; 24:20; 25:28 등). 하나님의 약속은 역사의 원동력이자 믿음의 묘판이다. 과거에 주신 약속은 오늘의 믿음을 자라게 하고, 오늘의 믿음은 미래에 대한 소망을 불러일으킨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성도들에게 있어서, 변치 않는 언약의 성취인 그리스도 안에 거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보장은 없다.


  (4) 선지자: 하나님의 말씀. 사무엘서에서 선지자는 하나님 말씀의 권위 있는 대변자이자 언약의 수호자이다. 따라서 하나님께 대한 순종은 선지자의 명령에 대한 복종을 의미한다. 사울은 선지자 사무엘의 명령을 어김으로 이스라엘 왕에 적합하지 않음을 드러냈지만, 다윗은 선지자의 명령에 순종함으로 이상적인 왕의 본을 보였다. 이러한 선지자의 역할은 왕정에서도 계속된다. 선지자 사무엘은 왕정을 설립한 후, 왕과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서 결단코 범치 아니하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칠 것?을 다짐한다(삼상 12:23). 이렇게 사무엘은 왕정 안에서 활약할 선지자의 역할 패러다임을 확립했다. 선지자의 이러한 대언적 역할 때문에 이스라엘과 유다의 멸망 원인은 다름 아닌 선지자의 말씀에 대한 불순종으로 돌려진다(왕하 17:13). 하나님의 말씀이 희소한 것이 심판의 표지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풍성하게 누리고 전파하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다. 전하는 자는 하나님의 말씀만을 바로 전하고, 듣는 자는 그대로 순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 점에서 오도된 예배는 강단 연출 또는 설교 감상으로 전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5) 하나님의 임재. 하나님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백성과 함께 하시며 자신을 나타내신다.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언약궤는 그 중 하나이다. 엘리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의 임재를 자동적, 마술적인 것으로 오해하였다. 언약궤의 물리적 소유가 하나님의 임재와 전쟁에서의 승리를 보장할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결국 비참하게 패배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언약궤가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도움을 힘입어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다. 이같은 대조는 하나님의 임재의 성격을 뚜렷이 보여준다: 하나님의 임재는 언약규정의 기계적 준수에서 도출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유와 주권을 인격적으로 신뢰할 때 누리게 되는 은혜이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지 않는데도 함께 하신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위험하고 비극적인 일은 없다. 언약궤가 하나님의 임재를 보장하지 않는 것처럼, 교회의 어떤 가시적인 표지가 하나님의 인격적인 임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참된 회개와 진실한 믿음만이 하나님께서 기쁘게 거하시는 거룩한 임재의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다.


5) 도망자 다윗: 의인의 고난.

  사무엘상 16장 이하에서 펼쳐지는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는 다윗의 흥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다윗의 부상(浮上)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사울의 시기를 산 다윗은 기름부어 택함받은 왕임에도 불구하고 도망자 신세가 되어 죄 없이 온갖 고초를 겪는다. 많은 고난을 통과한 후에야 다윗은 유다와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하여 믿음의 승리를 증명해 보인다. 고난을 통한 영광의 길은 복음서에 나타난 그의 후손이자 만왕의 왕인, 의인 예수가 밟아야 할 길이기도 하다. 인스턴트 시대에 욕망의 지연이란 생각하기도 싫은 고역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영광의 때를 기다리며,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롬 8:17). 하나님의 목적이 이루어지는 일에 고난이 따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애매히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참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이다(벧전 2:19).


4. 맺는 말

  사무엘상의 구성 원리와 신학적 주제는 신정적 왕정의 확립이며, 그 핵심에는 여호와의 ?마음에 합한? 다윗이 있다. 이스라엘의 왕정은 하나님 나라의 지상 모델로서 오늘날의 교회에 해당된다. 다윗 언약의 궁극적 성취인 예수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로서 지금도 왕권을 행사하고 계시며, 만왕의 왕으로서 오늘도 당신의 백성에게 지속적인 인격적 사랑과 언약적 헌신을 요구하신다. 하나님을 믿고 사랑하며 그의 뜻을 순종하는 자는 다윗처럼 하나님의 다스림을 풍성하게 경험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