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와 창세기
이은일
고려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한국창조과학회 회장
어려운 욥기를 인내하며 읽어 나가면 마침내 하나님께서 나타나신다. 하나님께서는 욥의 고난의 이유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당신께서 창조하신 땅, 비, 구름, 동물들의 신비를 열거하신다. 욥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창조는 간략하지만 체계적이고 장엄하게 기록되어 있는 창세기와는 달리 구체적이고 감성적이다. 욥의 고난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하나님의 창조신비가 욥기에 길게 기록되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욥은 자신의 고난의 이유를 몰랐지만, 욥의 고난이 사단과 하나님과의 대화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는 것을 욥기의 독자들은 쉽게 알 수 있다. 욥기가 어렵다고 느껴지는 것은 고난의 이유가 아니라, 왜 하나님께서 사단과의 대화를 통해 욥에게 고난을 허락하셨는지 받아들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욥기에 대한 의문은 창세기를 통해 조금씩 풀리게 된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고난을 허락하신 이유는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는 믿음의 시험에 대한 이유를 찾으면서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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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의 이유 없는 고난과 이유 없이 장자를 제물로 바치는 사건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두 사건 모두 하나님께서 허락하시거나 명령을 한 것이었고, 그 사건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셨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의 사건에 대하여 우리가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이유는 히브리서를 통해 이 사건을 해석해주셨기 때문이다. 히브리서는 아브라함이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수 있었던 것은, 이삭을 통해 후손이 이어질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 약속을 믿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능히 죽은 자도 살리실 것이라고 믿었고, 서슴없이 이삭을 제물로 바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통해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순종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믿음은 한 번도 경험하지도 들어보지도 못한 부활에 대한 믿음까지로 발전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믿음을 보기 원하셨고, 아브라함은 이런 믿음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였다. 바로 이런 믿음을 세상에 나타나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사용하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욥의 고난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신 믿음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창조’에 대한 믿음이다. 욥은 아브라함과 같이 모범이 되는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직접 나타나셔서 자신을 드러내실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욥을 위로하시고, 회복시켜주셨다. 하나님께서 나타내시고 하는 ‘창조’에 대한 믿음은 무엇인가? 그것은 사단이 하나님에게 도전한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다. 요즘은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도 부인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아는 것도 대단한 믿음으로 보이지만, 욥기에서는 그 이상의 믿음이 있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사단은 하나님께 이렇게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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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욥에게 잘 해주지 않으셔도 욥은 하나님을 창조주로 경외하고 또한 사랑하고 신뢰할 것인가?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시고, 사랑하시고, 신뢰하시는데 사람도 하나님에 대하여 그렇게 대할까? 욥기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이해하고 알고 있느냐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욥기에 나오는 욥의 친구들은 모두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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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욥의 고난을 하나님의 징계로 잘못 해석하여 하나님께 꾸중을 들었지만 그들은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들의 말은 하나님에 대한 경외로 가득 차 있음에도 무엇인가 빠진 것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은 잘 알고 있지만, 이 세상이 왜 악한지에 대하여 설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인은 복을 받고, 악인은 벌을 받는다는 단순한 논리에 의지하고 있지만 실제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욥의 변론을 듣지 않아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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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창조주이시라면 왜 이 세상에 악인이 흥하고, 의인이 고난을 받느냐는 질문도 포함하고 있다. 욥기에서 던지는 질문들의 답은 창세기에 이미 잘 나와 있다. 창세기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 세계가 인간의 불순종으로 어떻게 망가졌으며, 인간들도 노아 시대 대홍수 심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얼마나 타락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들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기록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지금도 욥기의 질문들을 계속 던지고 있다.
하나님께서 마지막 나타나셔서 창조의 신비를 열거하신 내용들을 겉으로만 보면 피조세계와 동물들을 돌보시는 하나님을 말씀하시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님께서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고 돌보시는지를 말씀하고 싶어하신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욥에게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를 얼마나 아느냐고 꾸중하시지만, 정작 말씀하시고 싶은 것은 내가 이런 동물들도 사랑하고 돌보는 창조주 하나님이신데, 하물며 나의 자녀로 창조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고 돌보시는 분인지를 말씀하고 싶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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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은 모든 것을 잃고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는 다시 취하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라는 고백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과 주권자 되심에 대하여 추호도 믿음을 잃지 않았다. 그러나 친구들이 욥의 고난이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반박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고난을 통해 정금처럼 단련하시는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사랑을 잃지 않는 믿음이 흔들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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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도전한다. 과연 모든 것을 잃고도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가? 이 세상에 악이 가득차 보일 때도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신뢰할 수 있는가? 욥기와 창세기를 함께 묵상하면서, 만약 욥이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을 신뢰하였다면, 악에 대한 최후의 심판, 그리고 죽음너머 부활의 믿음의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욥기와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시고, 통치하시며 마지막 심판이 있을 것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준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창조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이시다. 어두운 세상 가운데서 살고 있는 우리는 하나님에 대한 이런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욥기와 창세기를 통해 우리를 격려하시고, 위로하시면서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하나님은 어떤 분인지를 더 분명히 깨닫기 원하신다. 우리에게 고난과 시험이 있는 이유 중에 하는 우리의 믿음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나타내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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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사단은 끊임없이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참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를 온전케 하시는 예수님을 믿음으로, 깨어진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향해 달려갈 수 있게 되었다. 창조주 하나님을 더 알아갈 수록, 우리는 하나님을 더 닮아가게 되어있다. 욥기에 나타난 창조주 하나님, 창세기에 나타난 창조주 하나님을 통해 창조의 신비를 더 깊이 체험하고 하나님을 경험하며, 다시 오실 예수님을 더욱 소망하는 새해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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