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1부-미혼/- 청년"주님과동행의 삶"이희망이다

비전을 이루어가는 사람들

에반젤(복음) 2019. 7. 9. 20:37



비전을 이루어가는 사람들

.. 크리스천 외교관으로서 세계를누비며/신효헌

소에 나는 왜 그리스도인들이 교회가 아닌 일상의 삶 속에선 무력하게 비칠수 밖에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특히 직업을 가진 그리스도인이라면 각자의 직업과 일 속에서 기쁨을 느끼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이루어 나가야 함에도, 목사나 전도사에 비해 평범한 평신도 직장인이 사명감을 느끼는 일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막상 현실 앞에서 실패하고 넘어질 때는 하나님 안에서 가졌던 소명조차도 무력해질 때가 많다.
혹시 그런 분들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그동안 겪은 몇가지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 바로 직업 속에 나타나신 하나님의 섭리와 그 직업을 통해 성장한 나의 모습, 그리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고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의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법과대학에 진학할 때만 해도 나의 희망은 장차 행정고시에 합격하여 내무부나 지방공무원으로서 일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뜻하지 않게 외무부로 보내셨으며, 때로는 나라 밖에서 일하는 외교관의 길을 가게 하셨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인생항로를 걸어가지만 그것은 우연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획하에 하나님의 섭리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 재학시절 나의 모습은 대학생활의 낭만같은 것하곤 거리가 멀었다.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밤낮없이 도서관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 4년을 졸업할 때까지 고시에 합격하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우들은 관계(官界)로, 금융계로, 혹은 군장교로, 대기업으로 각자 제 갈길을 갔다. 그러나 오로지 고시준비라는 외길을 걸었던 나는 졸업후 무직자로서 초라한 모습에 서글픔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유난히 자아가 강하고 실패의 경험이나 남들보다 뒤떨어진 적이 별로 없었던 나로서는 무척 견디기 힘든 기간이었다.
1년 여 실의의 나날을 보내다 결국 병역의무를 마치기 위해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였다. 훈련병 시절, 고된 하루의 훈련을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자신을 바라보면서 비로소 나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기독교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니기는 했으나 그때까지 하나님을 관념적인 존재로서 거리감을 갖고 인식하기만 했던 내가 드디어 하나님께 무릎을 꿇고 긍휼을 베풀어 주시기를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이 세상에서 믿을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으며 나 자신도 믿을 것이 못된다고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 찾아오셨던 것이다. 아니 항상 곁에 계셨던 하나님을 그제서야 깨닫게 된 것이다.
논산훈련소내 군인교회의 마루바닥에 엎드려 처음으로 눈물을 쏟으며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셔서 떳떳한 직업을 주신다면 평생 하나님을 잘 섬기겠다는 서원까지 하였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기도를 들으셔서 그 후 군대생활을 통하여 여러 방법으로 인도하셨고, 제대후 우연히 응시한 외무고시에 합격하게 되어 외교관이 되었다.
25년 전 외교관으로서첫발을내디딜때 내가 외교관이 된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의하여 된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내게 무엇을 원하여 외교관이 되게 하셨을까?”하는 생각이 들때면 두려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사도행전 1장 8절에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라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으므로 우리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예수를 증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동시에 외교관은 그 활동무대가 전 세계에 걸쳐 있으니 크리스천 외교관의 사명은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것에 생각이 미칠때 내가 해야 할 바를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었다.
즉 세계 방방곡곡에서 주의 복음을 들고 나가 일하는 우리 선교사들의 지원 부대로서 이들을 돕고, 현지 한국인 교회는 물론 외국인 교회를 후원하고 또한 해외에 있는 우리 동포들에게 복음을 증거하며 아울러 주재국 정부 지도자들에게 예수를 전하는 일 등이 크리스천 외교관에게 맡겨진 사명이라고 믿게 되었다.
현재 외무부에는 이와 같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외무부 선교회”를 중심으로 힘을 합쳐 일을 하고 있는 외교관이 수백 명이 되며, 나도 그 중에 하나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외무부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은 해외에 나가면 한인교회가 없는 곳에서는 예배를 인도하고 성경공부를 지도하며, 또한 우리 선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선교후원회를 조직하여 선교사들을 도우면서 그들 자신이 평신도 선교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하나님의 관점에서 본다면 외교관이란 직업은 목사나 선교사 못지 않게 하나님의 일- 특히 선교라는 측면에서는 더욱- 을 잘 할 수 있는 얼마나 소중한 직업인지 모른다. 나 자신도 과거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가나에서 우리 선교사들의 실태를 실제로 보고 그들의 어려움을 실감하면서 사역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비단 외교관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 어떤 일을 하고 있든 그 모두는 하나님 앞에서 하나도 버려질 것이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 하나님 앞에 순종하고 그 분의 일을 찾으려는 열린 마음만 있다면 말이다.
우리 속담에 쌀밥을 먹기 위해 논을 산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같이 보잘것 없는 사람을 외교관으로 세우신 하나님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고 있을까 생각할 때 항상 두려운 마음이 앞서고 새로운 사명감을 느낀다. 예수를 믿은 외교관으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기 위하여 나의 기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