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미와 룻[룻 1장]
[내용개요]
본서는 불신앙과 혼탁한 삶으로 얼룩졌던 사사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중에서 본장은 한 가정의 흥망성쇠를 통해 언약 백성들이 지켜야 할 믿음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흉년을 당해 모압으로 내려간 엘리멜렉의 가정은 그 곳에서 남자들이 다 죽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만 남게 되었다(1-5절). 비로소 언약의 땅을 떠난 것을 후회한 시어머니 나오미는 이방 여자인 두 며느리를 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였다. 이때 큰며느리는 모압 땅에 그대로 머물렀다(6-14절). 그러나 작은 며느리 룻은 자신의 사상과 종교, 친척 모두를 버리고 시어머니를 쫓아갔다(15-18절). 마침내 고향 베들레헴에 도착한 두 여인은 사람들의 위로를 받으며 고향을 떠나간 것을 회개하였다(19-22절).
[강 해]
본장은 유다 베들레헴 땅에 살던 불행했던 한 여인 나오미의 슬픈 인생 역경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한 여인의 인생 역경이 이렇게 성경에 기록된 데에는 틀림없이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장이 우리 신앙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주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1. 고향에서의 나오미
1) 남편을 통해 두 아들을 얻음
사사 시대 베들레헴에 나오미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남편과 혼인하여 두 아들을 얻어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렇게 한 남편의 아내가 되고, 또 두 아들까지 얻게 되었으니, 나오미는 참으로 복된 인생을 살았던 것입니다.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고, 또한 배우자를 통해 자녀를 출산하며 생육하고 번성하는 것은 우리 모든 인생이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일반 은총이요, 큰 축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a. 생육하고 번성하는 축복(창1:28)
b. 여인에게 최고의 축복인 자녀 출산(창21:6-7)
2) 기근으로 고생함
남편, 그리고 두 아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던 나오미는 가나안을 덮친 기근으로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원래 모든 인생은 하나님 앞에서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하지만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 범죄 하여 타락하였고, 그 결과 더불어 이 세상도 죄의 저주 아래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인간은 세상을 다스리고 지배하기보다는 세상 우주 만물의 변화와 부조화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이 세상을 살면서 뜻하지 않는 어려움과 고통 가운데 놓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a. 낙원에서 추방되는 인간(창3:22-24)
b. 기근으로 고생함(창12:10)
3) 모압으로 이주함
나오미와 가족들은 기근을 피하기 위해 약속의 땅 가나안을 버리고 모압으로 이주하였습니다. 사실 가나안은 하나님께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이삭, 그리고 야곱에게 약속하신 거룩한 땅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조상들은 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 애굽에서 400년 동안의 종살이를 청산하고 40년 간의 광야 생활을 기꺼이 감수했습니다. 그런데 나오미와 그 가족들은 너무나도 쉽게 약속의 땅을 저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미 이들의 앞길에는 더 큰 어려움과 고난이 예고되어 있었습니다.
a. 약속의 땅 가나안(창12:1-2)
b. 약속의 땅을 저버린 자의 고통(창12:14-15)
2. 모압에서의 나오미
1)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음
모압에 이주한 나오미는 그 곳에서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나오미는 이전 가나안에 있을 때보다 더 못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일시적인 육체적 고난을 견디지 못해 하나님의 언약을 저버리고 약속의 땅을 떠나는 자 앞에는 이전보다 더 못한 슬픔과 고통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a. 주의 품을 떠난 자(눅15:12-14)
b. 주의 약속을 불신함(벧후3:9)
2) 며느리들을 돌려보냄
남편과 두 아들을 잃은 나오미는 다시 고향 땅 베들레헴으로 귀향하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두 며느리를 고향 모압 사람에게로 돌려보내려고 하였습니다. 모압 여인들인 며느리들은 아무래도 이스라엘 땅에서 생활하기가 어려웠기에, 차라리 고향에서 다른 남자를 만나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나오미는 며느리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시어머니였습니다.
a. 사랑이 많은 여인(행9:39)
b. 남의 어려움을 돌아보고 이해함(딤전5:9-10)
3) 룻이 동행을 요청함
그런데 둘째 며느리 룻은 재가를 반대하였습니다. 그리고 끝끝내 시어머니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돌아왔습니다. 룻은 시어머니의 백성이 자기의 백성이 되며, 시어머니의 하나님이 자신의 하나님이라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룻은 홀로된 시어머니를 끝까지 봉양하며, 타국에 이르기까지 쫓아오는 참으로 신실하고 훌륭한 며느리 였습니다.
a. 효부 룻(룻2:2)
b. 부모에게 효도함(엡6:1)
3. 다시 고향으로 돌아옴
1) 고향으로 돌아옴
모압에서 남편과 자식을 잃은 나오미는 결국 고향 베들레헴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약속의 땅을 떠났건만, 정작 나오미 앞에 돌아온 것이라고는 죽음과 슬픔, 그리고 인생의 곤고함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오미는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하였습니다. 참으로 약속의 땅이요, 하나님의 품 안에 돌아오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요, 또한 위로받는 길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처럼 인생 역경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주님의 품안으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주께로 돌아 오라(마11:28-30)
2) 빈털털이로 귀향함
약속의 땅을 떠난 나오미는 완전한 빈털털이가 되어 다시 약속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처럼 무엇이든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실로 하나님이 우주 만물의 창조주시요, 또한 만물의 운행과 질서를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을 떠나 무엇을 얻으려 하고 무엇을 해결하려 하니, 이 문제가 해결될 리가 만무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만이 모든 인생 문제의 해결자가 되심을 명심해야 합니다.
a. 만물의 창조주 하나님(창1:1)
b. 만물의 주관자 되시는 하나님(롬11:36)
결론
나오미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있는 동안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기근을 피해 약속의 땅을 버리고 모압으로 이주하면서부터 연속적인 실패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는 동안은 평안과 안식이 보장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품과 하나님의 약속을 떠날 때 우리는 세상의 고통과 시련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녕 하나님의 품이야말로 세상 고난과 시련을 피하는 안전한 포구요, 안식처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사사들의. 이스라엘에서 왕정 체제가 수립되기 전에 백성들의 위에서 정치, 경제, 종교 분야의 모든 일을 치리하던 사람. 보통 하나님에 의해서 선택되므로 그 능력과 권위가 보통 사람들과 달랐다. 모압 지방. 요단 동편에 있는 넓은 평원으로 르우벤 지파의 기업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므로 모압 사람과 르우벤 지파 사이에 활발한 교역이 있었다.
2절. 엘리멜렉. '하나님은 왕이시다'를 뜻하는 이름. 당시에 상당한 부자로서 그의 처가 베들레헴에 다시 돌아왔을 때 큰 화제가 되었을 정도. 말론과 기룐. 두 이름 모두 '병약한, 쇠약한'을 의미.
6절. 권고하사. 원어 <dq'P;:파카드>는 '관심을 돌리다, 형편을 살피다'를 뜻. 즉 하나님께서 회개한 백성들을 다시 돌아보시는 것을 나타냄.
9절. 평안함. '평안'을 뜻하는 원어 <hj;Wnm]:메누하>는 '안식처, 안정의 상태'를 뜻. 여기서는 여자가 결혼하여 남편으로부터 얻는 안정을 의미.
14절. 붙좇았더라. 원어 <qb'D::다바크>는 '굳게 잡고 늘어지다'를 뜻하며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만 사용.
19절. 떠들며. 베들레헴의 유지였던 엘리멜렉의 사람들이 재산을 잃고 초라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나타냄.
20절. 나오미, 마라. '나오미'는 '감미로움'을 뜻하고 '마라'는 '괴로움, 쓰라림'을 나타내는 이름.
[신학주제]
엘리멜렉 가정의 고난. 본장에서 이스라엘의 흉년을 피해 이방 모압 땅으로 내려간 엘리멜렉의 가정은 모든 남자들이 죽고 여자들만 남게 되는 파국을 맞게 되었다. 그때야 비로소 나오미는 자신들이 언약의 땅을 버리고 떠난 것을 후회하였다. 엘리멜렉의 가정이 이렇게 비참한 상태에 이른 것은 고난을 통해 자기 백성을 믿음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당시에 발생한 흉년도 혼탁하고 불신앙이 가득 찬 사사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시련을 통하여 하나님께 돌아오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엘리멜렉은 오히려 언약의 땅 조차 버리고 떠났으므로 더욱 큰 시련을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것 또한 축복의 계기로 삼으셨다. 결국 고향으로 돌아온 나오미는 룻을 통해 메시야의 조상이 되는 영광을 얻은 것이다.
[영적교훈]
물질적인 중요함을 좇아 이방 땅으로 떠났던 엘리멜렉의 가정은 결국 풍지박산 나고야 말았다. 그들은 참된 행복이 하나님께 있음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성도들의 참된 축복은 하나님과 함께 거할 때 있음을 교훈해 준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 하나님의 곁을 떠나는 것은 스스로 멸망을 초래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결코 자기 백성이 다른 길로 가는 것을 그냥 두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고난을 당하기 전에 먼저 세상의 유익을 버리고 하나만을 섬기는 믿음의 자리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