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크고 깊으신 행사[시 92장]
[내용개요]
본시편은 의인의 번영과 악인의 멸망에 대한 시로서 하나님의 능력과 공의로운 심판을 노래하고 있다. 본시는 장르에 있어서 개인적인 감사시의 요소와 찬양시의 요소, 그리고 의인과 악인의 결말을 훈계하는 지혜시의 요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복합시라고 볼 수 있다. 본시의 저작 배경에 관해서는 정확하게 결정하기 는 어렵지만, 표제문에 근거하여 본시가 이스라엘 백성이 안식일 아침에 즐겨 부르던 찬송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떤 학자들은 본시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왕의 감사시 혹은 이스라엘 신년 축제 때 부르던 축하 노래라고도 하지만, 분명한 증거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내용상 구분하면 하나님의 위대하신 행사에 대한 찬양 (1-6절), 악인의 궁극적인 멸망(7-9절), 의인의 영원한 흥왕(10-15절)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본시는 '의인의 번영'과 '악인의 소멸'이라는 주제면에서 시73편과 유사한 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시인의 감정 변화의 기복이 심하게 나타나는 시73편과는 달리, 본장에서는 일말의 동요도 없이 악인의 궁극적인 멸망을 미리 내다보는 시인의 의연한 자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강 해]
시인은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공의로운 행사를 인하여 감사와 찬송을 드렸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깊고 오묘하여 인간이 깨달을 수 없는데, 이는 인간의 판단과는 달리 악인은 반드시 멸망당하고 의인은 끝내 흥왕하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하나님은 정직하셔서 일점의 오차도 없이 선과 악을 그 행위에 따라 보응하시며 의인을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게 하십니다.
1 . 주의 행사를 찬양함
1) 감사와 찬양을 드림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의 정숙한 보리로 하나님을 찬양함은 공중 예배에서 드려지는 찬양이었습니다. 시인이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제목은 주의 인자와 성실입니다.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나타내며 밤마다 주의 성실하심을 베풂이 좋다는 고백은 항상 주의 인자와 성실을 체험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아침과 저녁에 드리는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며 그로 인해 찬양과 감사를 드린 것입니다.
a. 감사함으로 찬양 드림(시69:30)
b. 종일 찬양 드림(시72:15)
2) 주의 행하신 일을 인하여 찬양함
시인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기쁘게 하셨음을 인하여 주의 손의 행사를 높이 찬양하겠다고 고백했습니다. 하나님의 행사는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는 일입니다. 시인은 하나님께서 구원 역사를 행하심을 체험하고 그 은혜로 인해 감사와 찬양을 주제 돌린 것입니다. 특히 시인은 하나님의 행사가 크고 주의 생각이 심히 깊으심을 인하여 찬양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구원 섭리와 역사는 오묘하여서 인간의 생각으로는 측량 할 수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이 부요하여서 그의 판단은 측량치 못하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라고 찬양했습니다(참조, 롬11:33).
·주의 행사와 여광(시90:16)
3) 우준한 자는 깨닫지 못할 하나님의 지혜
깊고 넓은 하나님의 구원 섭리와 역사를 어리석고 우준한 인간의 지혜로는 알 수 없음을 시인은 고백합니다. 자연인 상태의 인간은 영적인 지혜와 지식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을 깨달을 능력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깨닫고 찬양하는 자는 하나님께 특별한 은총을 입은 자입니다.
·무지한 악인(시49:10)
2. 영원히 멸망당할 악인
1) 악인의 결국
현실 속에서 악인이 풀같이 생장하고 죄악을 행하는 자가 흥왕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풀이 곧 마르고 시들어 불에 태워지듯이 멸망당할 것이라는 것이 시인의 주장입니다. 이는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반드시 있음을 전제로 한 주장입니다. 하나님께서 악인의 흥왕을 잠시 허락하시지만 결국에는 공의로운 심판으로 그들을 영원히 멸망시키십니다.
a. 악인의 흥왕은 일시적임(욥24:24)
b. 주께 버림을 당함(히6:8)
2) 주의 원수의 패망
악인이 반드시 멸망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영원토록 지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는 악인과 함께 존재하실 수 없기에 악인이 영원히 멸망받아야 합니다. 주의 원수는 패망하여 다 흩어져 사라집니다. 반면에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의 뿔을 들소의 뿔과 같이 높이셨다고 시인은 찬양하였는데, 이는 악인에 대한 심판이 의인의 승리를 의미함을 뜻합니다. 하나님의 원수가 의인의 원수이므로 하나님의 원수의 멸망은 곧 의인의 승리인 것입니다.
a. 심판을 자취함(롬13:2)
b. 산산이 깨어짐(삼상2:10)
3) 원수의 보응받음을 목도함
시인은 자신의 원수가 하나님께 보응받음을 눈으로 보며 귀로 들었다고 진술합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세워져 의인을 대적하는 악인이 심판을 받음을 인하여 시인은 찬양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공의가 나타나 증거되지 않을 때 악인들은 기고만장하여 하나님과 의인을 비웃고 조롱하며 교만히 행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하나님의 공의를 좇아 행하는 경건한 자에게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여 악인의 교만이 꺾일 때 의인은 큰 기쁨과 승리를 맛보게 됩니다.
a. 악인의 끊어짐을 목도함(시37:34)
b. 흘리게 한 피를 마시게 함(계16:6)
3. 의인의 번영
1) 종려나무같이 번성함
시인은 의인이 종려나무같이 번성하며 레바논의 백향목같이 발육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종려나무는 연중 내내 푸르름을 유지하며 백향목은 오랫동안 존재함이 특징입니다. 시인은 악인의 흥왕이 풀 같아서 곧 사라짐과, 의인의 종려나무와 백향목같이 다함이 없는 왕성한 힘과 영원함을 대조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여호와의 집에 심긴 종려나무와 레바논의 백향목 같은 의인의 번성은 여호와의 집이 영원함같이 영원한 것입니다.
a. 푸른 잎사귀의 번성함 같음(잠11:28)
b. 평강의 풍성함(시72:7)
2) 하나님의 궁정에서 흥왕함
시인은 의인의 흥왕함을 여호와의 집에 심기운 나무에 비유하였습니다. 그 나무는 늙어도 결실하며 진액이 풍족하고 빛이 청청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백성이 장수와 강건함의 복을 받음을 의미합니다.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히 사는 복이 믿는 자에게 주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의인은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나타낸다고 시인은 증거하였는데, 이는 의인의 흥왕함 자체가 하나님의 공의를 증거할 뿐 아니라 의인의 복받음의 목적이 하나님의 영광을 밝히 드러내는 것임을 의미합니다. 즉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성도는 경건한 삶을 통해 여호와의 정직하심을 밝히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의인의 피할 바위(시18:2)
결론
하나님께서는 악인을 징벌하시고 의인을 승리케 하심으로써 자신의 거룩하심을 밝히 드러내십니다. 각인의 흥왕함은 잠시뿐이고 의인의 영원한 승리를 얻게 됨이 하나님의 공의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는 악인의 흥왕함을 인하여 시기하거나 불평하지 말고 하나님의 공의가 세워지기를 기다리면서 하나님의 정직하심을 세상에 선포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단어해설]
1절. 정숙한 소리. 인간적인 즐거움을 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을 찬양하기 위한 악기 소리를 가리킨다. 좋으니이다. 겉으로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 목적과 행하는 과정 전체가 선하고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4절. 주의 손의 행사. 하나님의 창조 사역 또는 구원 사역을 가리킬 때 사용된다.
5절. 크신지요. 하나님의 섭리가 광대하며 온 만물을 다 포함하고 미치지 못한 곳이 하나도 없음을 의미한다.
6절. 우준한 자. 진리를 알지 못하고 오히려 포악과 미련함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는 자를 말한다.
7절. 풀같이 생장하고 팔레스타인의 우기 뒤에 정원의 풀이나 꽃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모습을 말한다. 그러나 그 꽃들이 곧 지고 말듯이 악인의 성장이 허무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9절. 주의 원수. 하나님의 섭리를 경멸하고 주의 백성을 핍박하는 악의 무리들 가리킨다.
10절. 뿔. 뿔은 '권능, 힘' 또는 '영광'을 상징한다. 특히 '들소의 뿔'은 사람이 감당하지 못할 엄청난 힘을 의미한다. 신선한 기름. 감람 열매로 만든 최상품 기름으로 왕이나 대제사장의 위임식에 사용된다.
11절. 보응. 어떤 행위나 범죄에 대해 행한 그대로 갚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는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뜻한다.
13절. 하나님의 궁정. 하나님의 통치하시는 종말론적 나라를 의미한다.
[신학주제]
안식일의 찬송시.
본장은 안식일을 맞이하여 각종 악기를 통해 드리는 예배를 언급하고 있다. 먼저 시인은 안식일에 주야로 찬양하며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나타냄으로써 하나님의 자녀된 도리를 다하고 있다. 안식일을 보내는 시인의 이러한 태도는 주일을 단지 세상일을 중단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성도들에게 커다란 귀감이 될 것이다. 안식일은 단지 생업의 중지와 휴식이라는 소극적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존재와 성품과 사역에 대한 찬양과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그러므로 시인을 모든 언약 백성들에게 창조와 구속에 나타난 하나님 의 경륜을 찬양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여기서 시인은 십현금과 비파와 수금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이런 악기들은 예배하는 자들로 하여금 하나님께만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익한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악기들이 스스로의 독립적인 신비한 힘을 지닌 것처럼 오인되어 마술의 주문과 같은 효과를 조작한다면, 오히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가지 도구를 활용하여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섭리적 통치를 찬양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위대하심 앞에 무릎 꿇는 길이 올바른 성도의 마땅한 의무이다.
[영적교훈]
본장에서 우리는 시인이 불공평한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의 궁극적인 공의의 실현을 바라보는 종말론적인 신앙을 소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인의 이러한 종말론적인 신앙은 단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발생하는 역사의 종국적 심판에만 제한되지 않고 알곡과 가라지가 구분되는 최후의 심판이 현재에도 이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넓은 의미의 것이다. 시인의 이러한 통찰력이 오늘날 편협한 종말론을 소유한 성도들에게 훌륭한 교훈을 주고 있다. 천국을 단지 장소적이고, 물질적인 세속 개념의 연장선상에서 파악하여 이 세상에서 못 누린 부귀 영화를 저 세상에서 누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성도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고 있다. 최후의 종말은 물질적 축복에 관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권에 맞추어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